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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 막내 도령 같은 네이버 텍스타일

2009.08.02 07:31 | 블로그 소식 | 칫솔

http://kr.blog.yahoo.com/chois4u/741 주소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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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 막내 도령'이라는 표현, 제가 처음 쓰는 건 아닙니다. 작년에 NC소프트의 오픈 마루 블로거 간담회에 다녀와 멜로디언님(http://www.mel.pe.kr/48)이 썼더랬죠. 그 때 "오픈마루는 부자집 막내아들이라고. 부자집 막내아들이라서, 저리도 monetize에 대한 걱정 없이 웹에서 이런 저런 실험적 프로젝트들을 내놓을 수 있는 게 아니냐고."라는 말이 지난 화요일 텍스타일 블로그 간담회장을 나오면서 불현듯 그 때 스치고 지나가더군요.

돈 걱정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부잣집 막내 도령' 타령부터 부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텍스타일은 네이버가 며칠 전 공개한 설치형 블로그 툴입니다. 텍스트큐브나 워드 프레스, 무버블 타입처럼 독립형 서버나 호스팅 서버에 깔아서 운영하는 또 다른 블로그 저작 도구인 것이죠. 이 텍스타일이 나오기까지 그 기반이 된 것은 제로보드 XE, 아니 엑스프레스엔진(XpressEngine)입니다. 따지고 보면 XE를 개발하면서 만들어진 수많은 코드와 자산을 이용해 만든 파생 상품의 하나라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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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XE는 네이버 안에서도 수익 걱정없이 만들고 있는 서비스 중에 하나입니다. 제로보드를 만든 고영수 님(현 네이버 오픈UI TF장)이 네이버로 옮긴 뒤 제로보드 XE와 XE(XpressEngine)를 연이어서 만든 것도 이러한 네이버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기업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느껴지는 오픈소스에 대한 네이버의 기여도를 감안하면 XE가 해야 할 역할은 있지만) 오픈소스 개발자가 불안감 없이 안정적인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은 분명 좋은 일이긴 해도, 상대적으로 고민이 부족한 부문도 없잖아 보일 때가 있습니다. XE 기반의 텍스타일도 많이 고민한 끝내 나온 툴이라지만 그 고민이 정작 설치형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해 당사자와 다르다면, 그럴 때 '부잣집 막내 도령'을 탓하기 마련이죠. ^^

베타 아이디를 받아 2주 전부터 텍스타일을 써보고 간담회를 통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텍스타일의 특징은 모듈형 편집기를 채택한 점과 글감 수집기라는 웹 캡처 도구를 넣었다는 점입니다. 모듈형 편집기는 XE의 특징을 살린 편집 시스템이고, 글감 수집기는 텍스타일을 만든 목적을 가장 잘 대변하는 재주였습니다. 티스토리나 텍스트큐브의 문서 편집기와 전혀 다른 스타일이라 말로 설명하는 것은 조금 어렵습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는 게 이해가 빠를 듯 싶네요.

텍스타일을 기획한 이남우 님에 따르면 "좀더 좋은 품질의 컨텐츠를 더 쉽고 편하게 만들 수 있도록 모듈형 편집기를 넣은 것"이라고 합니다. 메모를 해둔 포스트잇의 순서를 바꿔가면서 글을 만들어내는 듯한 편집기라는 것인데, 중요한 것은 웹에서 메모를 하기 위한 포스트잇의 기능으로 글감 수집함이라는 것을 넣은 것입니다. 글감 보관함은 특정 웹사이트에서 발췌할 글이나 사진, 링크가 있을 때 이를 자기 블로그에 저장해 놓는 자바 스크립트입니다. 네이버 툴바를 깔 필요도 없고, 그저 즐겨 찾기에 링크를 걸어 놓은 뒤 필요한 때 수행만 해주면 자동으로 글감 수집기에 들어갑니다.

이 두 가지가 텍스타일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만, 역설적으로 문제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이남우 님은 "텍스타일이 좀더 편하고 가치 있는 컨텐츠를 만드는 편집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습니다. 편집 툴만 바꾼다고 독자가 보는 그 결과물까지 달라진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만약 텍스타일이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편집 도구라는 측면이라면 정말 획기적이라 하겠지만, 이번 버전은 그만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텍스타일을 쓴다고 해도 결국 컨텐츠의 질은 저작자의 글쓰기 능력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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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타일의 모듈형 편집 툴과 오른쪽의 글감 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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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타일에서 보는 컨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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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큐브 닷컴에서 보는 컨텐츠

오히려 모듈형 편집기를 위해서 선보인 글감 수집기가 더 말썽입니다. 최근 불거진 저작권 이슈에 시스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이니까요. 블로그에 글이나 사진,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정말 쉽게 옮길 수 있지만, 자칫하다가는 펌질 도구로 전락할 수 있는 우려도 많습니다. 자동으로 출처가 삽입되긴 하나 이는 편집 중 얼마든지 지울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저작자가 마음만 먹으면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자기 글에 넣는 것도 가능합니다. 얼마든지 악용될 가능성은 많아 보입니다.

모듈 편집과 글감 수집기로 종전 블로그 툴과 차별화를 시도했으니 반응은 미지근합니다. 나름 차별성을 갖췄다고는 하나 결과물은 다르지 않기 때문이지요. 편집 방식이 다르다해도 결과물이 같다면 툴을 바꿔 쓸 의미가 있는 지 되새겨 볼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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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을 긁은 뒤 글감 수집기를 작동하면 텍스트가 모두 텍스타일 블로그에 저장된다.

또한 간담회에서 글감 수집기에 대한 이의가 많았던 배경에는 네이버에게 좀더 엄격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달라는 요구가 그 이면에 작용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출처의 첨삭이 컨텐츠를 만드는 이의 의지에 달린 것은 맞지만, 이에 대한 경각심은 시스템에서 얼마든지 일깨울 수 있으니까요. 개발 당시에는 저작권에 엄격하지 않았다는 말은 이해한다 쳐도, 어찌됐든 지금은 엄격한 상황에 맞게끔 그에 따른 보완책을 반영하는 게 맞겠지요.

텍스타일은 이제 시작입니다. 아직 정식 버전도 아니고 0.9입니다. 텍스타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주변에서는 너무 엄격하게 볼 필요가 없다고들 말합니다. 잘 되는 서비스 가운데 일단 써보고 이용자들의 흐름에 따라 기능이 더해지거나 개발 방향이 바뀌는 사례가 많았으니까요. 그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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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타일 관리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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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타일의 스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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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E와 호환되는 애드온들

하지만 실험적인 다른 서비스와 달리 네이버의 텍스타일에 대한 기대치가 있다는 점에서 보면 미리 짚고 넘어가는 게 오히려 더 바람직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냥 있는 것(XE) 갖고 만드는 게 아니라, 지금 설치형 블로그 툴에서 볼 때 정말 아쉬운 뭔가를 해결할 수 있는 저작 도구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지요. 그 아쉬움은 편집 툴이 아니라 결과물입니다. 다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편집기, 저작권을 보호하면서 편집을 도와주는 글감 수집기를 가진 설치형 블로그 툴이라면 가치는 달라지게 되겠지요.

텍스타일. 그냥 존재하는 또 하나의 설치형 블로그라는 것보다, 이런 기능 때문에 꼭 쓰고 싶은 것으로 만들기를 원합니다. "쓰려면 쓰고, 싫으면 말아라"라는 식의 개발 의지라면, 정말 생각 짧은 '부잣집 막내 도령'이라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나온 설치형 블로그 툴과 다른 컨텐츠를 만들 수 있는 저작 도구로서 가치를 갖기를 바라는 게, 설치형 블로그 툴을 다루고 있는 저만의 욕심일까요? ^^

덧붙임 #

1. 글감 수집기로 불러들일 수 있는 글자수 제한, 출처 편집 시 경고와 함께 다른 출처로 대체하지 않을 경우 출처 편집 불가, 또는 글감으로 수집한 글의 이미지화 같은 기능을 제안합니다.

2. 글감 수집기는 오픈캐스트에 더 잘 어울리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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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캐스트에 더 잘 어울리는 글감 수집기

3. 블로그 데이터 백업은 TTXML을 따를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티스토리나 텍스트큐브 등으로 데이터를 내보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다만 텍스트큐브 닷컴의 TTXML 데이터를 불러와 보니, 일부 분석이 덜 된 듯한 결과가 나오더군요. 스팸 댓글과 트랙백이 모두 노출되고 댓글 관리 등도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4. 다른 기능에 대해서는 일부러 말씀 안드렸습니다. 텍스트큐브나 티스토리에 비해 특별히 나은 점을 찾기 힘들어서요.

5. 저와 같은 설치형 블로거들의 또 다른 고민은 트래픽을 어떻게 줄이느냐는 것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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