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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가 미놀타의 카메라 사업부를 인수했을 때 대부분은 소니가 미놀타가 가진 그 경험과 지식을 DSLR 쪽에 집중시킬 것이라 예상했었습니다. 그 예상대로 소니는 미놀타의 마운트를 채택한 '알파' DSLR과 고급 렌즈 기술을 발전시킨 소니 G 렌즈 등을 연이어 쏟아내면서 인수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얻었다고 해도 틀린 이야기는 아닐테지요.
이런 알파의 발전과 달리 소니의 컴팩트, 스냅샷 디카 브랜드인 사이버샷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취급되는 듯 했습니다. 취약했던 DSLR 분야의 강화를 위해 미놀타를 인수하고 DSLR 브랜드 정착을 위해 선 굵은 마케팅을 알파에 집중하다 보니 소니의 오랜 디카 브랜드인 사이버샷은 그저그런 보급기 정도로만 여기는 분위기였죠. 물론 기술이나 제품이 발전 없거나 인기 제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F505나 F717 같은 상징성을 가진 사이버샷 제품은 앞으로 보기 힘들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소니가 2009년 신모델 12가지 가운데 하나인 사이버샷 HX1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겉보기에 HX1은 여느 하이엔드 컴팩트 디카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크기나 형태에서는 말이죠. 하지만 사이버샷 HX1은 알파 DSLR 에 들어간 세 가지 기술을 모두 갖고 있습니다. 알파의 이미지 센서인 엑스모어, 이미지 프로세서인 비욘즈, 그리고 고급형 소니 G렌즈 등이지요. 이 셋을 조합해 최고급 컴팩트 디카를 만들었으니 그동안 자랑할 게 없었던 소니 컴팩트 디카 담당자들도 의욕이 급! 상승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900만 화소 이미지 센서에 20배 광학 줌, 3인치 대형 LCD라는 표면적인 제원이 아니라, 디지털 이미지의 품질 차이를 가져오는 결정적 세가지 부품 조합이라는 것 자체가 매우 뜻깊은 일일 것입니다.
 HX1은 알파 DSLR의 주요 특징을 가져왔다. |  HX1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는 신재국 과장. |  HX1의 주요 기능과 특징을 꽃 사진에 정리했다. |
그 사이버샷 HX1을 지난 월요일 저녁에 만져봤습니다. 물론 설명도 들었고요. 들은 설명 중에 중요한 몇 가지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한 렌즈의 첫번째 조건인 선예도와 콘트라스트, 역광 성능, 아웃포커싱, 왜곡을 만족시키기 위해 G렌즈를 썼다.
2. 조명이나 반사 광원과 함께 촬영할 때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보케(bokeh) 효과를 내기 위해 다이아몬드 조리개가 아닌 육각 조리개를 썼다.
3. 화상의 빠른 처리와 적응 노이즈, 낮은 스미어 현상, 적은 전력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해 엑스모어 CMOS를 썼다.
4. 엑스모어 CMOS를 쓴 덕에 초당 10장 연사와 손으로 들고 야경 촬영하기(Hand-held Twilight), 모션 블러 억제, 좀더 편한 파노라마 사진 찍기(Sweep Panorama), 1080P HD 영상 촬영 등 새로운 촬영 기능을 추가했다.
이날 짧은 시간 만져본터라 G렌즈와 비욘즈 프로세서를 통한 사진 품질을 알아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없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을 통해서 알 수 있던 것은 세밀한 부분의 표현력이 좋아졌고 역광의 색수차가 많이 줄었다는 것인데, 이는 다양한 상황에서 사진을 직접 찍어보고 평가해야 할 것 같아 생략합니다. 다만 여러 기능을 활용해 사진을 찍으면서 느낀 몇 가지를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1. 플래시 없이 고화소 모드(ISO 3200)로 찍은 사진의 컬러 노이즈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 대신 흑백 노이즈로 처리했는데, 입자는 보일지언정 얼룩이 없는 만큼 깔끔해 보인다.
2. 손으로 들고 야경 찍기 기능을 수행하면 6장의 사진을 연속으로 촬영한 뒤 가장 깨끗한 1장만 골라 기록한다. 광량이 적은 상태에서 플래시 없이 촬영할 때 늦은 셔터 속도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는 사진을 남기는 데, 정말 마음에 드는 사진을 남긴다.
3. 파노라마 촬영이 정말 쉬워졌다. 셔터를 한번 누른 뒤 촬영 방향으로 바디를 회전시키기만 하면 된다. 4방향 모두 촬영할 수 있다.
4. HD 동영상은 1,440x1,080P로 촬영하는데, 화질이 꽤 괜찮다. MPEG4 AVC/H.264로 저장하고, 720P로도 촬영한다. 줌인/아웃을 할 수 있지만, 속도가 느려서 답답하다.
5. 초당 10장의 연사 능력은 의외로 괜찮다. 다만 연사 촬영 후 이미지를 저장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
HX1의 기능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일일이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이날 설명한 주요 기능 중심으로 살펴봤을 때 생각보다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손으로 들고 야경 찍는 기능만큼은 탐나더군요. 또한 다양한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잘 조율된 듯 보였습니다. 다만 광각 부분이 28mm라 아쉽습니다. 초점 거리가 있으니 어쩔 수 없겠지만, 왜곡이 있더라도 좀더 넓었으면 금상첨화겠다 싶은데 말이죠.
HX1으로 사진을 많이 찍어보지 못했으니 품질에 대해서 확실한 평가를 내릴 단계는 아니지만, 기능만 놓고 보면 출장이나 여행 떠날 때 무거운 DSLR 들고 갈까 말까 고민 많았던 이들에게 대안이 될만할 듯 싶었습니다. 다만 값이 80만 원대라 DSLR을 두고 고민할 수도 있겠더군요. DSLR을 살 계획이 없다면 목록에 올려두고 다른 경쟁 제품과 비교해 보시길.
덧붙임 #
1. 각종 표현을 좀더 부드럽게 다듬길 바랍니다. 10초 연사 뒤 '이미지 녹화 중'이라고 뜨는 데, 틀린 표현은 아니어도 어색합니다. 녹화보다는 저장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데, 이런 어색한 표현들이 많더군요.
2. 동영상까지 담으려면 메모리 공간이 넉넉해야 하는 데 메모리 스틱 가격을 보면 살 엄두가 안납니다. 좀 깎아 주면 안되려나요? -.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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