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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이용자 경험을 잡아라 - 삼성전자 UX팀 블로거 간담회

2008.05.06 17:47 | 간담회&발표회 | 칫솔

http://kr.blog.yahoo.com/chois4u/387 주소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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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버릇이란 게 쉽게 변하는 건 아닐텐데, 새로운 습관에 젖고 나니 이전 습관이 어색하고 오히려 낯설다. 프라다폰에서 햅틱폰으로 바꾼지 3주 쯤 지난 지금이 그렇다. 그동안 한 일이란 게 고작 전화 걸고 받는 일 뿐이었건만, 이전 방식 다른 휴대폰을 쓸 때 왠지 모를 어색함이 밀려든다.

어색함의 원인을 한 단어로 줄이면 '손맛'이다. 지금까지 휴대폰을 쓰며 '손맛'이란 걸 중요하게 여겨본 적은 없었다. 휴대폰이란 게 어디에서나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게 만든 장치인 만큼 통화 수신률이나 음질, 음량, 잡음 제거 등이 가장 중요한 체크포인트였다. 기능은 그 다음이었고. 터치폰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얼마 전까지 썼던 프라다폰도 그 기준에서 바라보았다. '프라다'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주는 달콤함을 빼면 기준을 바꿀만한 결정적인 한 가지가 없었다. 터치폰이라는 공통된 꼬리표를 붙였으나 '손맛'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햅틱폰과 프라다폰의 차이점이다.

2. 이렇게 달라질 거라 주장했던 이들을 지난 주에 만났다. 지난 4월29일, 태터앤미디어와 헤럴드 경제가 함께 진행하는 "파워블로거, IT 기업에 가다"라는 간담회 자리에 삼성전자 UX 팀의 맨 꼭대기부터 핵심 개발자까지 고루 참석한 때문이다. 햅틱폰 발표회에 앞서 지난 3월 중순, UX 팀의 두 개발자와 인터뷰를 나눈 적이 있지만 UX 개발 총책임을 맡고 있는 장동훈 상무를 비롯해 다섯 명의 개발자가 한 자리에서 블로거들과 입씨름을 벌인 것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언제나 처음은 어렵다. 이날도 우리 블로거와 그들 UX 팀이 처음 만난, 결코 쉽지는 않았던 자리다. 햅틱폰에 대한 궁금함을 풀고 싶었던 블로거들에게도, UX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UX 팀 모두에게 말이다. 블로거들의 평이한 질문도 때때로 '까칠하다'는 반 불평 섞인 우스갯 소리로 되돌아오기도 했지만, 핵심 관계자가 참석한 간담회 치고는 제법 많은 이야기가 오가긴 했다. 물론 블로거들은 초점은 햅틱폰에 맞춰져 있었고, UX팀은 이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기에 주제를 논하는 데 있어 두 대상 사이에 약간의 간극은 간담회 내내 좁히질 못한 건 지금도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했던 건 햅틱폰에 담았던, 혹은 햅틱폰이 주려던 UX였으나 정작 햅틱폰의 UX에 대한 토론은 Q&A로 진행된 형식 속에 파묻히고 말았다. 수많은 기업이 최근 이용자의 행동을 분석하고 이를 반영한 하드웨어나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UX라는 요소를 도입하느라 '용'쓰는 요즘, 햅틱폰도 UX의 한 산물로서 평가를 받을 필요는 있었으리라. 다만 이날은 그 때가 아니었을 뿐이다.

3. UX(User eXperience), '이용자 경험'이란 건 여전히 생소하고 낯설다. UI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험. 그들은 보고 듣고 반응하는 총제적인 햅틱 UI에 이용자의 습관까지 업그레이드 시키는 새로운 휴대폰이라고는 거창하게 말을 하나, 결국 '손맛'이라는 한 단어로 줄여서 말할 수 있다.

처음 햅틱폰을 만졌던 그 때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하면 손가락 끝으로 다루고 느끼는 건 이전 터치폰과 비교해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없었다. 매장에 전시된 것을 만지고 돌아와 별다른 느낌이 없다고 댓글을 남겼던 이들과 같은 반응을 보이던 게 3주 전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허나 지금은 다른 터치 휴대폰을 만지면 낯설다. 얼마 전까지 쓰던 프라다폰 마저도. 그 손맛이 제대로 들어서다.

손맛이라고 하니 다른 터치폰과 햅틱폰의 차이는 진동 때문이라 여기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것도 맞지만, 그 표현만으로는 모자란다. 앞에 수식어가 붙어야 한다. 햅틱폰이 다른 터치폰과 다른 차별성은 그냥 '만지다'가 아니라 '문지른다'는 점이다. 터치폰의 한 형태인 햅틱폰도 화면을 두드리는 일이 많지만, 무엇보다 전화번호부나 인터넷, 지하철 노선도를 볼 때의 화면 스크롤, 위젯을 설치하거나 제거하기 위해서 문지르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만지면 반응하더라는 광고 카피가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것으로는 새로 길든 버릇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문지를 때의 자극에 익숙해진, 그래서 손맛이 달라졌다고 하는 게 가장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물론 가속 센서를 이용하는 주사위나 윷놀이도 손맛이 들게 만드는 재주 가운데 하나다.)

이에 대해 이날 UX 개발자들이 하나 같이 말을 맞춘 듯 했던 이야기가 하나 있다. "햅틱폰은 처음에는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른다. 다만 1주일, 2주일 쓰게 되면 뭔가 달라지게 됨을 느낄 것"이라는 점이다. 적어도 햅틱폰을 쓴 지 3주 차에 들어선 지금은 그 말에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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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으로 문지르면 스크롤되는 햅틱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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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으로 문질러도 스크롤되지 않는 이통사 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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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의 통일성을 강조하는 이동통신사의 휴대폰 UI

4. 물론 햅틱폰 UI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부족한 일관성이 그 중 하나다. 이용자가 조작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것. 그 일관성이 부분적으로 모자란다. 이를테면 전화번호 찾기에서는 되는 스크롤이 문자 확인에서는 불가능하다. 얼핏 이해가 안되는 일일 것이다. 그 배경에는 이동 통신 업체의 과욕이 자리잡고 있다.

햅틱폰을 쓰는 이들이 알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햅틱폰에는 두 가지 UI가 들어 있다. 하나는 제조 업체의 햅틱 UI이고, 다른 하나는 이통사의 UI다. 햅틱 UI야 햅틱 폰에 맞춰 최적화한 UI이므로 좀더 편하고 흥미로운 경험을 준다. 허나 이통사의 UI는 햅틱폰에 전혀 준비되지 않은 UI다. 문지르면 자극을 주는 햅틱폰을 고려하지 않은, 이통사만의 UI라는 이야기다. 휴대폰을 바꾸더라도 문자 보내기나 컬러 메일 같은 휴대폰 안의 이통사 서비스를 고객들이 혼란 없이 쓸 수 있도록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작 햅틱폰을 쓰면서 문지르고 자극받는 것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불편을 준다.

이 날 이 문제를 지적하긴 했지만, 현실적 한계 때문이라는 안타까운 답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좀더 완성되고 통일된 UI를 선보이려 해도 이통사가 지배하고 있는 우리나라 이동 통신 환경에서는 하지 못하는 현실이 존재했다. 문제는 소비자는 그런 타협을 받아 줄 이유와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이통사의 요구에 제조업체가 타협을 했어도 소비자가 그 문제를 감수할 이유 따위는 없는 것이다.

소비자가 바라는 것은 간단하다. 손에 익은 대로 쓰는 것. 그것도 UX의 본질 가운데 하나 아닌가? 그 장치가 주는 이용자 경험을 이해하지 못한 이동 통신사가 파트너로 있는 한 어쩌면 제대로 된 휴대폰을 만질 기회를 놓칠 지도 모를 일이다. 앞으로 이런 걱정을 안했으면.

5. 간담회가 거의 끝날 무렵 햅틱폰 개발에 참여한 10년차 개발자가 자신의 일화 한가지를 전했다.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던 외국인 친구로부터 "너에게 햅틱폰은 자식 같은 존재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햅틱폰을 개발하던 동기와 넘치는 애정을 통화했던 그 외국인도 느낀 것이 아닌가 싶다는 것이다. 물론 그가 이런 말을 꺼낸 것은 개발자들의 많은 노력이 들어갔음에도 부족한 부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아쉬운 목소리가 너무도 크게 들린다는 안타까움 때문이다. 소비자를 책망하는 게 아니라 많은 효과를 내기 위해 UI를 최적화를 했고, 공을 들인 소프트웨어적인 가치를 좀더 봐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져 있다.

그의 말은 이날 참석한 블로거들로부터 충분히 공감을 얻어 냈다. 다만 소비자들이 큰 기대를 갖고 지켜본 만큼 아쉬움의 목소리도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이용자 경험에 접근하고 블로거들과 이야기를 나눴던 그 첫 시도들은 결코 무의미한 게 아닌 또 다른 경험으로 남겨 두고두고 살려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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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사진교육센터 2008.05.1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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