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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의 언어발달엔 엄마의수다만큼 아이의 신체활동도 필요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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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롬 (childsim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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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6/03/03
 


























은행나무의 노란 잎새들이 하나 둘 떨어지는 토요일 오후, 친구들 틈에서 빠져나온 가람이가
재빨리 교문 밖으로 나와 달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눈치 빠른 예슬이가 앞서 달려가는 가람이를 쫓아옵니다.
“가람아, 가람아!”
예슬이가 숨차게 달려오며 불렀지만 가람이는 재빨리 골목길 모퉁이에 몸을 숨겼습니다.
“금방 여기 있었는데 어디로 사라졌지?”
이리 저리 둘러보던 예슬이가 투덜대며 저만치 혼자서 걸어갑니다. 골목 길 모퉁이에 숨어
가만히 지켜보던 가람이의 눈에 눈물이 핑 돕니다.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예슬아, 미안해. 언젠가는 너에게 나의 비밀을 말해 줄게.’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훔쳐내던 가람이는 친구들에게 발견될세라 재빨리 지하철 역 안으로
들어갑니다.
마침내 청량리역에 도착한 가람이가 화장실에 들어갔고, 책가방 안에서 보라색의 조그만 상자를
열고 금목걸이를 꺼내어 목에 겁니다.
‘휴우, 이렇게 먼 곳에선 친구들이 날 볼 수 없겠지.’
가람이는 이 일이 친구들에게 발각될까봐 가슴이 조마조마합니다.
금목걸이를 목에 건 가람이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바이올린 가락을 따라 발길을 옮깁니다.
가람이는 마침내 지하철역 안의 한 모퉁이에서 ‘그리움’ ,‘기다리는 마음' 등의 가곡을
연주하는 아빠를 발견합니다.
“아빠”
조그맣게 입속으로 불러 본 가람이는 가곡 연주가 끝나고 동요 연주가 시작되자 아빠 곁으로
달려가 ‘아이들이 그리는 세상'을 노래합니다.

“하얀 도화지에 나는 그려요.
어른들이 잃어버린 아름다운 세상을
하얀 도화지에 나는 그려요.
웃으면서 남을 돕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무지개보다 더 아름다운 멋진 세상을.󰡓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노래가 끝나자 가람이는 조그만 바이올린을 들고 아빠와 함께 ‘그리운 금강산’을 연주합니다.
가람이가 다니는 창경초등학교 친구들이 감동했던 것처럼 가람이의 바이올린 솜씨는 오가는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밤이 깊어지자 바이올린 연주를 멈춘 아빠가 바이올린을 케이스에 담습니다.
“가람아, 배고프지?”
“네. 아빠, 얼른 가서 저녁 먹어요.”
“그래그래.”
두 사람은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쌍문 역에서 내려 걸어갑니다.
“아빠.”
“응.”
“아빠는 왜 저에게 금목걸이를 걸고 노래하라고 하세요?”
“그건……, 그건 나중에 말해주마.”
“나중에 언제요?”
“…….”
말없이 걷던 아빠가 쓸쓸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때가 되면, 말해 주마.”
“기다릴게요. 아빠.”
아빠와 가람이가 상가를 지나 주택가로 걸어갑니다.
다음 날, 오후 세 시가 가까워 오자 가람이는 아빠와 함께 청량리역으로 향했습니다.
다른 날처럼 가람이는 아빠의 바이올린 연주에 맞추어 노래를 불렀습니다. 오늘도 가람이의
목에는 금목걸이가 반짝이고 있습니다.
오후 다섯 시 쯤 되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가람이는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바로 그 때 우아한 옷차림의 예쁜 아줌마가 만 원짜리 두 장을 가만히 그릇에 담아 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가람이가 허리를 굽혀 인사합니다.
연주가 끝나고 밤이 깊어지자 가람이와 아빠는 지하철을 타고 가다 쌍문역에서 내려 상가 앞길을
걸어갑니다.
묵묵히 걸어가는 아빠를 따라가던 가람이가 말했습니다.
“아빠, 오늘 보셨지요? 그 예쁜 아줌마요.”
“예쁜 아줌마?”
“아빠 모르셨어요? 그 예쁜 아줌마가 내 바구니에 2만원이나 넣어주더라고요.”
“그래? 난 몰랐는데.”
“오늘만이 아니에요. 그 아줌마, 우리가 청량리역에 갈 때마다 나타나서 돈을 넣고 가요.”
“진작 말하지 그랬니?”
“난, 아빠도 아시는 줄 알았죠.”
“…….”
묵묵히 걷던 아빠가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가람이의 손을 가만히 잡으면서 말했습니다.
“이제는 말할 때가 된 것 같구나.”
“무엇을요?”
호기심 가득한 가람이의 눈이 어둠속에서도 빛났습니다.
“네가 궁금해 하던 금목걸이 말야.”
“아!.”
가람이는 가만히 금목걸이를 만지작거렸습니다.
아빠가 무겁게 입을 열었습니다.
“나는 어린 시절에 미국에 입양되어 살았단다. 날 입양한 양아버지는 바이올리니스트였어. 나도
바이올린을 좋아해서 미국의 줄리어드 음대에 다녔고 한 때는 음반을 내기도 했단다. 하지만 날
낳아준 부모님이 누군지 알고 싶어 한국에 왔는데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단다. 때문에 난
부모님을 만나보지도 못한 채 여기 저기 흘러 다니며 방황했단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는 지하철 역 안의 구석에서 몹시 울어대는 아기를 발견했습니다.
“가엾기도 해라. 너도 나처럼 고아가 되겠구나.”
돌아서 가던 아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다시 아기에게 돌아왔습니다.,
“안 돼, 내 눈에 발견된 이상, 이 아기를 고아가 되게 해선 안 돼!”
아빠는 우는 아기를 가슴에 안고 흔들어 주었습니다. 아기는 금세 울음을 그치고 방긋방긋
웃었습니다.
“허, 고것 참!”
어찌나 귀여운지 아빠는 아기의 뺨에 볼을 대 보기도 하고 고사리 같은 손을 만져보기도 했습니
다. 도저히 아기를 그곳에 버려 둘 수가 없었던 아빠는 아기의 아빠가 되기로 결심하고 집으로
안고 왔다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아기를 등에 업은 아빠는 지하철 변두리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9년 동안 가람이의
엄마를 찾아다녔다는 것이었습니다.
“금목걸이는 네가 아기일 때 포대기 속에 들어 있던 것이란다.”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이 가람이의 볼을 타고 내렸습니다.
“아빠, 버려진 나를 길러 주신 고마운 아빠, 제가 자라면 이 은혜, 꼭 갚아드릴게요. 하지만
엄마는 무슨 사정이 있었기에, 자기가 낳은 자식을 버릴 수밖에 없었을까요?”
그칠 줄 모르는 가람이의 눈물을 닦아 주면서 아빠가 말했습니다.
“무슨 깊은 사연이 있었겠지. 나를 버렸던 내 부모님처럼 말야. 가람아, 이제 그만 울어.
금목걸이를 보면 엄마가 꼭 너를 찾아 올 거야.”
“예. 아빠.”
울음을 그친 가람이는 아빠의 손을 꼭 잡고서 이층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다음 날도 가람이는 학교 수업이 끝나기가 바쁘게 지하철을 타고 청량리역으로 향하였습니다.
청량리역에 도착한 가람이가 이상하다는 듯이 아빠에게 말했습니다.
“아빠, 오늘은 다른 역으로 가는 날이잖아요?”
“알지만, 오늘은 그 예쁜 아줌마를 만나기 위해서 또 왔단다.”
오후 7시가 가까워오자 아빠는 연주를 시작했고, 가람이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예쁜 아줌마가 나타나서 가람이의 바구니에 2만원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아빠가 가곡 ‘기다리는 마음’을 연주하자 그 예쁜 아줌마가 구경꾼들 틈에서 머뭇머뭇
걸어 나오더니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그 바람에 많은 구경꾼들이
모여들었고 돈 바구니에는 천 원짜리들이 수북하게 쌓였습니다.
아줌마는 허리를 굽혀 구경꾼들에게 인사했습니다. 그리고 가람이의 손에 보라색 작은
상자를 꼭 쥐어 주었습니다. 깜짝 놀란 가람이가 아줌마를 보며 말했습니다.
“이건 왜요?”
“얘야, 아줌마의 작은 성의로 알고 받아다오.”
말을 마친 아줌마기 지하철역 밖으로 빠르게 나가자 구경꾼들도 하나 둘 흩어졌습니다.
아빠도 바이올린 연주를 멈추고 가람이에게 선물을 풀어보라고 했습니다.
가람이는 선물 상자를 풀어보았습니다. 놀랍게도 선물 상자에선 가람이의 금목걸이와
똑같은 금목걸이가 나왔습니다.
“아빠, 이것 좀 보세요.”
“아니, 네 목걸이와 똑같은 목걸이잖니?”
“네. 아빠.”
아빠는 가람이가 준 목걸이를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아주 똑같구나. 이 분은 어쩌면 네 엄마일 지도 몰라. 어서 아줌마를 찾아보자.”
아빠는 가람이의 손을 잡고서 황급히 지하철 역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밖에는 가을바람만 서늘하게 불어올 뿐 아줌마는 자취도 없었습니다.
“가람아, 너무 실망 마라. 이제 아줌마가 우리를 알았으니까, 반드시 찾아올 거야.”
그 때였습니다.
아까 낮에 노래를 불러 주었던 아줌마가 길모퉁이에서 나타났습니다.
아줌마는 천천히 가람이 앞으로 다가서더니 가람이를 와락 껴안았습니다.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 했습니다.
가람이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드디어 엄마가 가람이를 찾아왔다고 생각하니 말할 수
없이 기뻤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원망스러웠습니다. 자기가 낳은 자식을 아무 데나
버리다니……. 가람이는 엄마의 가슴을 두 손으로 마구 두들기며 말했습니다.
“나빠요! 나빠! 왜 나를 버렸어요?”
“미안하다. 미안해.”
엄마가 쓰러지듯이 두 무릎을 꿇었습니다. 두 줄기 눈물이 엄마의 볼을 타고 내렸습니다.
가람이의 눈에서도 아빠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가람아, 진정하거라. 이 아빠는 부모님을 만날 수조차 없었잖니.”
아빠가 떨리는 목소리로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아줌마가 가람이 엄마라면, 포대기 속에 금목걸이 말고, 또 무엇을 넣었는지 말해 보세요.”
흐느끼던 엄마가 띄엄띄엄 말했습니다. 엄마는 가람이의 친아빠가 신축 건물 9층에서 철근을
옮기던 중 추락하여 세상을 떠나자 취직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아기 때문에 일자리를 얻을
수가 없게 된 엄마는 아기를 버리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때 엄마는 모양이 똑같은 금목걸이 두 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엄마가 갖고, 하나는 아기의
포대기 속에 넣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누구든지 아기를 길러 준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아기를 찾아가지 않겠다는
서약서까지 넣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가람이의 엄마가 틀림없군요. 지금의 남편께서는 이 일을 아시나요?”
“아뇨. 저는 가람이를 버린 다음 날 아침 곧 후회를 했고, 버렸던 장소에 갔지만 아기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제가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겠어요? 제가 살아 있는 것은
어딘가에 살아 있을지도 모를 아기를 위해서랍니다.”
“네. 그렇다면 오늘, 가람이를 데려가실 건가요?”
“제가 무슨 염치로 가람이를 데려가겠어요. 그 보다는 제가 노래를 불러, 선생님을 도우면
안될까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제가 운영하는 바이올린 레슨비로도 생활은 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바이올린을 연주한 것은 오직 가람이의 엄마를 찾아 주기 위한 것이었답니다.”
아빠의 침착한 목소리가 가람이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가람아, 엄마께 인사해야지.”
“엄마,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빠 곁에서 저를 데려갈 생각은 마세요.”
“알았다. 하지만 종종 만나러 와도 되겠니?”
“네. 엄마.”
엄마는 다시는 가람이를 놓지 않겠다는 듯이 꼬옥 안아 주었습니다. ♧









2009. 7. 12. ⓒ金慶子(함초롬) 글. 그림.
아동문예 2009. 7,8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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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2009.07.13  22:32

함초롱님, 대단하신 분이십니다.
저리 감동적인 글을 쓰시고 저리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시다니...
분명 심성이 고우신 분이란걸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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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락산성 2009.07.14  19:45

잘 보았습니다.
중부지방은 폭우로 많은 분들이 고생을 하신다고 합니다.
피해도 늘어가고 있구요.
지금 남부는 걍풍특보로 바람이 엄청납니다.
늦게부터는 폭우를 동반한다고 합니다.
금년에 비가 적을 것이라 하던대.... 왜 이리 기상 이변인지....
많은 걱정이 됩니다.
더이상 폭우가 오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가져 봅니다.
편안한 저녘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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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롬 2009.07.15  14:17

저의 졸글을 칭찬해 주신 안나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글에서의 졸그림 또한 앞으로 좀더 확장하면서 보충해 나가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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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롬 2009.07.15  14:25

고락산성님, 저의 졸글을 읽으셨다니 감사드립니다.
고락산성님의 바람처럼 오늘은 비가 그치니까, 어찌나 좋던지요.
고락산성님의 과수원에 비피해가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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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ah_kim 2009.07.18  22:31

저는 이 글이 너무 아름다워 단숨에 읽었어요
너무나 아름다운 사람들..
아름다운 세상이여...
저는 함초름님의 고운 마음을 익히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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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롬 2009.07.20  01:50

신디님이 다녀가셨군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신디님의 마음 씀씀이는 더욱 동화같고 아름답지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칭찬까지 해주시니 더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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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ah_kim 2009.07.21  17:02

아빠와 엄마가 잘 이뤄질 것 같아서 저도 참 좋아요
가람이는 참 좋겠당//
마음이 착하니 복을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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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롬 2009.07.21  22:02

감사합니다. 가람이 모습이 마음에 안 들어서 오늘 수정했어요.
은행나무는 아크릴로 진한 노랑을 칠했더니 스캔하는 과정에서 붉은색으로 변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노란색으로 수정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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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ah_kim 2009.08.04  06:18

정말 다시 읽어도 좋아요
가곡도 아름답구요.
저는 지금도 빨강머리 앤을 읽습니다ㅎㅎ
소공자 소공녀..좋아해요

경자 작가님의 이 동화도 마음을 울립니다
해피 엔딩이 되어서 고맙습니다 초름님 방긋 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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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롬 2009.08.04  09:22

격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 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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