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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이야기(THE PLANETS) 데이바 소벨 지음 김옥진 옮김 생각의나무
p111 아폴로 우주 계획이 한창이던 시절, 대학 실험실에서 달의 암석을 분석하던 어느 젊은 천문학자가 내 친구 캐롤린과 사랑에 빠졌다. 그는 자신의 직업과 국가안보를 걸고 달의 먼지를 그녀에게 주었다. "어디 있는데? 좀 보자!"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다그쳤다. 그러나 그녀는 조용히 답했다. "먹어버렸어." 그녀는 잠시 멈췄다가 덧붙여 말했다. "너무 조금이었어." 마치 그말이 머든 걸 설명이라도 해주는 양 그렇게 말했다.
....... ...... ..... 몽상 속에서 나는, 먼지가 연인의 입맞춤처럼 캐롤린의 입술을 애무하는 것을 보았다. 달 먼지가 그녀의 입으로 들어가 그녀의 침과 닿으면서 발화하여 스파크를 일으켜 그녀의 모든 세포 속으로 퍼져 들어갔다. 투명하고 이질적인 달의 먼지는 요정의 가루처럼 그녀 몸의 어둡고 깊숙한 곳까지 환하게 해주었으며 그녀의 정맥 속으로 원드차임의 무감각한 음이 울려 퍼졌다. 달 먼지의 신성함이 그녀의 본질 자체를 바꿔놓았다. 달의 여신 캐롤린이 된 것이다. 그녀는 이런 합일 행위를 통해 달과 짝을 지었고, 그것이 나를 너무나 샘나게 만들어버렸다.
..... ..... 현실의 그녀는 뉴욕주 북부의 수의사와 결혼했고, 다 큰 세 아이들이 있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지도 않으며, 공기 중을 떠다니지도 않는다. 그녀는 이미 오래전에 달 조각의 흔적을 모두 잃어버렸다. 의심할 바 없이 그것은 평상시와 같은 방법으로 그녀의 몸을 빠져나갔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수년 동안 나의 마음을 그토록 사로잡은 그것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 미량의 티타늄과 알루미늄? 태양풍으로 인해 태양에서 나온 약가의 헬륨 원자? 이 모든 것들이, 아마도 우주선에 실려서 386,000킬로미터의 행성간 우주공간을 지나 잘생긴 남자에 의해 사랑의 징표로 그녀에게 직접 건네졌다는 사실이 그것을 더욱더 특별하게 만들었다. 진짜 운 좋은 캐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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