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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hemian (bohemian_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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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4/01/03
 

일 년쯤 떠나 있었나 보다. 그리워할 날이 있을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예전에 썼던 글을 좀 확장시켜 볼 요량으로 며칠 째 이곳에 드나들고 있다. 대부분의 글이 내가 쓴 것이라 확신할 수 없을만큼 낯설었다. 그때 나는 어떤 세상에 살고 있었을까. 까닭없이 헛헛해지는 마음을 가볍게 만든 건 촘촘하게 달린 답글들이었다. 슬며시, 자주 웃었다. 안심했다. 그때도 나는 웃었겠구나, 하고. 어떤 세상에 살았든 가끔 그렇게 웃을 수 있었다면 되었다, 하고.

어떤 노력 없이도 순식간에 잊혀지는 사람이 있어 자책할 때가 많았다.
어떤 노력도 없이 긴 시간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있어 당황스러웠다.
우리의 시선이 늘 앞을 향하는 것만이 아니라 아득한 뒤를 향하기도 하는 것은 순전히 '가치' 때문이다. 어떤 시간 혹은 어떤 사람의 가치는 뒤를 돌아보기 전까지 알 수 없다. 숱한 날들 중 하루, 그것을 알지 못하면 더는 살 수 없을 것 같을 때가 있다.  
그래서 뒤돌아보니 알겠다. 여기가 내게 어떤 곳이었는지.
 
나는 자주 외로웠을 것이다. 먼 나라 영국에서, 한 사람의 기억이 온전히 남은 이곳으로 돌아와서도. 꿈 꿨던 일을 두 손에서 놓아버릴 때에도. 그리고 낯설고 어리둥절하기만 했던 모든 시간 속에서.
하지만 이곳에서 나는 좀 덜 외로웠을 것이다.
지금은 잊혀진 사람들과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 많은 사람들, 그 생들의 무게는 또 얼마나 무거워졌으려나. 혹은 한껏 가벼워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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