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 그 단어만 들어도 풋풋하고 건강하다. 사회적으로는 반항, 갈등, 시행착오, 성장의 아픔을 경험하기도 하며 아직 미성숙하지만 신체적으로는 혈기왕성하다. 그러나 안타까운 부분도 있다. 성관계를 시작하는 평균연령이 14.2세라는 조사결과 때문이다. 더욱이 성관계를 경험한 여학생 중 14%는 임신이 됐고, 이 중 85%가 임신중절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는 내용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지난해 대한산부인과학회가 발표한 '한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성행태 조사'에서 나온 내용이다.
◆ 14세 첫 경험, 생식기 건강은 위험
= 성관계를 시작한 평균 나이 14세라고 함은 여자는 유방이 발달하고, 음모가 나오며, 자궁과 나팔관, 난소 등 생식기관이 서서히 발달해 성숙단계에 있다는 것을 뜻한다. 남자는 어떠한가. 음낭과 고환이 급속히 커지고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이전보다 20배나 증가한다. 정자의 생산도 빨라지고, 사정이 시작돼 몽정이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에는 2차 성징이 빨라져 11세 정도만 돼도 임신이 가능한 나이라고 하지만 성인의 성숙도와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 완전히 성숙한 단계가 아닌 면역력이 약한 미성숙 상태기 때문에 성관계로 인해 생식기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 일단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대항할 힘이 이들에겐 부족하다. 그래서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성전파성감염증(STD)에 매우 취약하다.
◆ 성감염증, 청소년 심신 괴롭혀
= 청소년의 성관계가 이르다고 해서 부인질환에 잘 걸리는지를 증명할 만한 국내 통계는 아직 없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청소년기에 일반 병원을 방문하는 횟수는 성인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산부인과 병원을 찾는 비율은 성인에 비해서 높다. 청소년기에 상대적으로 산부인과 질환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높다는 것이다.
청소년을 위협하는 성전파성감염증은 불임, 태아사망, 자궁외 임신, 항문생식기 계통의 암, 미성숙아 사망뿐만 아니라 영ㆍ유아 감염과 같은 합병증 또는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 심적으로는 성에 대한 왜곡, 대인관계 등의 장애, 성적저하 등이 나타나 청소년기를 괴롭힌다.
◆ 20대에 자궁경부암 가능성 높아져
= 성관계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은 자궁경부암이다.
그러나 성관계를 청소년기에 빨리 시작했다고 해서 당장 자궁경부암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인체에 침입하고 수년 후에 발생하기 때문에 10대에 감염되면 20대쯤 자궁경부암이 나타난다. 최근에 전체적인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감소하지만, 젊은 여성에서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상을 보면 청소년기의 성관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 성관계 없어도 산부인과 진료 필요
= 이른 성관계만이 생식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일반 청소년에서 약 70%는 생리불순 때문에 사춘기 여성클리닉을 찾는다. 생리불순이 나타나는 이유는 종양이나 생식기 감염과 관련된 경우가 각각 10% 정도다. 이 생식기 감염 중에 아주 일부만 성매개성질환과 관련이 있다. 선천성 혹은 유전성 질환,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생식기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성관계에 따른 질환은 일부이므로 성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산부인과 진료를 꺼려 하지 말고 필요한 경우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박현 대한부인종양콜포스코피학회 / 홍보위원(CHA 의과학대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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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