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도에 나온 책을 오래도록 묵히다 이제 읽었다. 주위에서 너무 좋다, 유명하다 그러면 괜히 뒷걸음질치는 버릇이 있어 여태 미룬거다. 이 청개구리 근성.. 구입하고도 바로 읽지 않고 꽤 시간이 흘렀으니..
읽으면서 한국어가 이렇게도 쓰이는 걸 깨달았다. 이것 참 아이러니한 이야기인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렇게 고전적이고 사전에 등장하는 언어와 오랜만에 조우하니 쉽고 나긋나긋한 말에 얼마나 절어 있었나 새삼 알게 된거다. 어느 편이 좋다 나쁘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한쪽을 오랫동안 접하지 않은 건 사실이다.
내 상식속의 임진왜란이나 정유재란은 액자에 낀 그림같이 비현실적이다. 도모유키를 읽을때도 느꼈지만 몇몇 승리했던 대첩이름 나부랭이, 임금이 서울을 떴다 돌아온것 정도외에 그 시절 백성의 죽지못해 살았던 삶이나 세치혀나 글로는 다 전하지 못했을 참혹함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그래서 이 책은 당혹스럽다. 너무 많이 알려줘서 되레 싫기도 하다. 이순신은 줄위에 아슬아슬 서 있는 것만 같다. 이쪽으로 떨어지면 임금의 손에, 저쪽으로 떨어지면 적의 손에 죽을 위기감이 내내 팽배하다. 두권의 책을 읽는 동안 면사첩아래 잠들다 식은땀을 흘리는 장수의 마음이 돼보기도 하고, 주먹밥 하나에 어깨가 끊어져라 노를 젓는 노꾼이 되기도 하고,토사광란 전염병의 소굴에 썩어 드는 시체 내음에 헛구역질하기도 했다. 태풍아래 가랑잎을 지키는 것이 더 쉬웠을 지 모를 전쟁.. 참으로 외롭고 두려웠을 인간 이순신을 봤다. 위인전속의 죽은 이순신이 아니라 생생히 살아있는 땀과 피와 살이 느껴지는 이순신이 여기 있었다.
두권으로 나눌 책이 아니었는데 나뉜것이 아마도 이익때문이겠지.. 세로줄로 빡빡히 인쇄된... 지금으로치면 한 세권이 한권으로 만들어진 예전의 책들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