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네딘 지단(33•레알 마드리드)에게서 더이상 과거의 영광을 찾아보기란 어려울 것 같다. 1998 프랑스 월드컵 결승전에서 홀로 2골을 몰아치며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으며 유로2000 우승의 지휘자로 활약했던 선수. 유로2004에서는 잉글랜드를 ‘3분요리’로 보내버렸던 프랑스 축구의 절대적인 에이스.
이미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은퇴식을 가진 지단은 자신의 선수 생활에 마지막이 될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자칫 프랑스 대표팀의 패착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세 차례나 수상했고 현역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유럽축구연맹(UEFA)으로 부터 ‘20세기 최고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던 그는 이제 프랑스 축구의 넘버원 자리를 앙리에게 내줬다.
문제는 이와 별개로 그의 플레이가 프랑스의 중원 장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물론 오래간 정점에 달한 기술을 보였던 지단은 여전히 매서운 킥력과 패싱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체력과 몸싸움에서 절대적인 열세를 보였다. 힘에서 밀린다면 기술은 발휘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멕시코전에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던 지단은 덴마크전에서도 몇차례 패스외에 그라베센과 풀센의 보디 체크에 가로막혀 제대로 볼을 소유하지 못했고, 전진하지도 못했다. 그는 중원 후방 언저리를 맴돌며 그저 패스를 시도할 뿐이었다. 중원의 꼭지점에 서있던 지단의 부진은 프랑스가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승리하고도 경기를 지배하지 못했다는 인상을 남게 한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게다가 수비라인에서 튀랑이 흔들리면서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마켈렐레와 비에라는 수비에 적극 가담해야 했다. 또 한명의 미드필더인 말루다는 측면 공격수의 역할을 한다. 중원은 프랑스에게 잃어버린 땅이었다.
하지만 현재 프랑스 대표팀에는 지단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그가 과거에 이룩한 영광의 잔영과 존재감은 지단을 쉽게 선발 명단에서 제외할 수 없게 한다. 게다가 그는 팀의 주장이기도 하다. 지단은 어느새 프랑스 대표팀에서 ‘계륵’과 같은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세월 앞에 장사는 없는 법이다. 프랑스 팬들은 지단이 보이는 부진한 경기력에도 전혀 비난과 아유를 보내지 않았고, 그가 오래간 이룩해온 업적을 기리며 그라운드에 선 그에게 박수 세례를 아끼지 않았다. 다만 팬들은 지난 두 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지단이 더이상 프랑스 축구의 모범답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한준 기자
|
http://kr.blog.yahoo.com/bk1582002/trackback/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