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울시에는 창덕궁을 비롯한 덕수궁, 창경궁등 꾀 많은 건축물들이 보존되어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 정궁은 오직 하나 경복궁밖에 없으며, 나머지 궁궐은 필요에의해서 지어지거나, 임란당시 경복궁이 완전소각되면서 중건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원군에 의해서 이전의 궁궐보다 10배 이상으로 대규모 중건된 경복궁의 원 설계자는 누구일까? 모두 아는 상식이겠지만 대원군은 경복궁의 중건을 명했을 뿐 설계자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조선을 창업한 이성계역시 궁궐공사를 지시하였을 뿐이며, 또 이 조선의 정궁에 '경복'이란 이름을 지어준 '정도전'역시 작명인일지는 모르지만 이 아름답고 웅장한 건축물은 시공하고 설계한 사람은 아니다.
사실 정도전은 학자이자 정치가이지, 건축이나 토목공사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는 인물이다. 경복궁의 최초 시공자는 바로 환관출신의 김사행이다.
물론 원래의 건물들이 완전소각되어 그의 솜씨를 직접 볼 수는 없지만, 경복궁의 주 건물인 근정전을 비롯해, 사정전, 교태전, 강녕전등이 그의 감독아래 하나 둘 완공되었다.
그런데 우리 역사에서 경복궁을 지은 천재건축가 김사행의 이름은 사라졌고 그 빈자리를 작명자 정도전이 차지했다. 이런 왜곡이 일어난 이유는 다름아닌 그가 환관(宦官)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1차 왕자의 난 때 이방원(후일의 태종)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당했기 때문에 오욕의 이름으로 기억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