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슬픔

정말 순간이었어.
평화로운 토요일 오전,
땀을 흘리며 열심히 뛰고 체육관을 나올 무렵,
겨울 하늘의 햇살이 눈부시게 나를 비췄어.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던 노래는 화요비의 '미안하지만 이렇게 해요'...
건물 밖으로 나와 두 걸을쯤 걸었을 무렵,
왈칵 눈물이 쏟아졌어.
이유를 모르겠어.
눈부신 햇살 때문도, 슬픈 노래 가사 때문도 아니었어.
아무런 계기도 이유도 없이
그냥,
왈칵.
그런 채로 3초 정도 얼음이 되었을까...
다시 걸음을 떼고 길을 건너기 시작했어.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있는 거리도,
무심히 걸어다니는 사람도,
쌩 하고 지나가는 차들도
모든게 그대로인 낯설지 않은 거리 풍경.
그 풍경의 한 켠을 채우고 있는 나.
그닥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도, 어색하단 생각이 들지도 않았던 일상의 감정 상태에서
그냥 시원하게 땀흘리고 운동을 마치고 나왔을 뿐인데
왜...
정말 찰나의 짧은 순간,
세상에서 가장 큰 슬픔을 맛본듯 했어.
그런 적들 있나요?
*071208 용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