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에게 그림책은 웬만한 장난감 못지 않는 놀거리다. 아기는 그림책을 열심히 보면서 옹알이도 하고 환하게 웃기도 한다. 물론 모든 그림책에 그렇게 반응하는 건 아니다. 여태까지 접한 7권의 그림책 중 2권은 별 관심없어 해서 나중에 크면 보여주기로 했다.
그럼 우리 아기가 좋아하는 그림책은 무엇무엇이 있을까? 가장 먼저 보여준 책은 초점맞추기, 그다음 잡았다, 야옹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은, 우리 엄마 어디 있어요?, 소리나는 동물 그림책 순이다.
이중 맨 처음부터 지금까지 볼 때마다 환하게 웃는 그림책은 초점맞추기다. 사진에서 보듯이 표지를 보여주면 너무나 좋아한다. 처음엔 조금 보다 싫증을 냈지만 요즘은 3분 이상 집중해서 볼 때도 있다.
이건 초점맞추기 그림책 중 속지에 있는 그림이다. 방사형으로 뻗어나가는 듯한 모양인데 역시 방글방글 웃으면서 옹알이도 하고 두 팔과 다리를 흔들기도 한다.
이 책은 소리나는 그림책이다. 동물 그림을 보면서 오른쪽 아래의 작은 그림을 눌러주면 해당 동물의 울음소리가 나온다. 가장 좋아하는 건 고양이 울음소리지만, 어제부터는 외할머니가 직접 들려주는 암탉소리에 더 심취했다. (책에서 나오는 건 수탉소리다.) 책에 있는 암탉을 만지기도 할 정도로 좋아한다.
어제 4개월이 되면 목도 가누고 밤중에도 오래 잔다는 육아책을 보고 밤에 오래 자기는커녕 여러 번 젖을 찾는 아기가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아기마다 개인차가 있기 마련이고, 특히 우리 아가는 최근 1주일여 동안 코감기를 앓아서 수분 보충을 해 주느라 밤에 여러 번 수유를 했으니 좀 늦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육아책을 보니 밤중 수유를 계속할 경우 이가 나면 썩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안 좋다면서 가급적 4개월 안에 끊으라고 나와 있었다.
다다음 주면 회사에 출근해야 한다는 내 상황을 고려해서라도 아기의 밤중 수유를 줄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밤중수유를 끊는 방법을 거의 2시간 동안의 웹서핑을 통해 종합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1. 밤에 젖을 달라고 보챌 경우 조금 두고 보다가 심하게 울면 그제서야 준다. 이때 보리차를 먹이거나 보리차를 거부할 경우 아주 옅게 분유를 타서 조금만 먹인다. (밤에 먹는 젖은 맛이 없구나, 생각해서 저절로 먹지 않게 된다.)
2. 낮동안 너무 편안하게 지내고 많이 자면 안 되므로, 놀이, 일광욕, 맛사지, 산책 등 프로그램을 짜서 피곤함을 느끼도록 한다. (단 2번 정도는 낮잠을 재워서 지나치게 피로가 쌓이지 않게 한다)
그래서 일단 어젯밤부터 실행을 해 보기로 했다.
밤 10시부터 자기 시작한 아기는 오늘 새벽 1시15분께 깨서 젖을 달라고 보챘는데 계속 안 주면서 "밤에는 젖 먹지 않고 자는 거란다" 하고 말을 해 주었다.
물론 아기는 더욱 보채다 크게 울기 시작했고, 10분쯤 지나서 일반 분유의 3분의 1 정도로 묽게 탄 분유를 주었더니 조금밖에 안 먹고 맛 없다며 호소를 했다.
하지만 싫다고 하면 아예 안 주었다가 그래도 달라고 하면 다시 맛없는 분유를 주었더니 결국 먹기를 포기하고 자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신기하게도 아침 6시40분 남편이 맞춰놓은 알람시계가 울릴 때까지 푹 자는 것이었다.
겨우 한번 시도에 밤중수유를 한번으로, 그것도 양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는데 고무된 나는 낮의 수유간격도 4시간(또는 3시간)으로 늘려보기로 했다. 이것도 한번에 160ml를 먹이면서 성공했다.
오늘밤에도 아기의 밤중 수유 끊기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물론 아기가 보챌 때 맛있는 젖을 안 주는 건 가슴이 아프고 독한 마음을 필요로 하지만 그래야 아기에게도 엄마에게도 좋다고 하니 백일까지 남은 열흘 동안 서서히 끊어보려고 한다.
손은 밖으로 나온 뇌라고 그저께 방문한 몬테소리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몬테소리 교구를 이용할 생각은 없지만, 그 말씀을 듣곤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그동안 얼굴 할퀴지 말라고 싸 두었던 아가의 손을 꺼내 놓았다. 또 모빌과 다양한 딸랑이 등 놀잇감도 늘려 주었다. 그랬더니 단 하루 만에 엄청난 발달을 하는 것이었다.
먼저 침대에 모빌을 달아 주고 가슴 근처 위에 두었더니 손으로 만지려고 마구 허공을 휘젓는 것이었다. 한참을 노력한 끝에 몇 번 실제로 치기도 했다.
다음은 새로 산 딸랑이를 오른손 근처 위에 가져가서 아주 살살 흔들며 소리를 내 주었더니 역시 손을 대려고 했다. 모빌보다 훨씬 가깝기 때문에 치기가 어렵지는 않은 듯 몇 번 실패하더니 툭, 치는 데 성공했다. 그런 뒤에는 여러 번 왕복하며 정확하게 쳤다. 칠 때마다 딸랑이 소리가 나는 게 좋은 모양이다.
어제는 잠깐 엎드리는 자세를 해 보았는데, 목을 많이 가누지는 못하지만 한번 팔에 강하게 힘을 주어 가슴까지 들어올리기도 했다.
또 발 근처에 모빌을 달아주었더니 모빌에 달린 인형을 발로 차는데, 몇 번은 진짜 축구라도 하듯히 기막히게 찼다. 몬테소리 교구 중 가장 사랑받는다는 발차기 공을 달아놓은 것 못지 않았다. 아직 꽉 잡지는 못하지만 한손으로는 딸랑이를 잡고 발로는 모빌을 차니, 벌써부터 '멀티태스킹' 능력이 생긴 것 같았다.
손을 열어주니 엄마가 자주 손을 만져줄 수 있다는 것도 좋다. 눈을 바라보며 손을 만져주면 아기가 좋아라 하면서 옹알이도 하고 웃기도 한다. 엄마에게 행복한 아가의 미소보다 더 큰 기쁨을 주는 게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