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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 광화문 씨네 큐브에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이라는 영화를 보고 삶과 조국과 대의명분이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한 채 세종문화회관에서 집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11시를 넘긴 그 시간에 버스 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아저씨는 열심히 버스에 오르는 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를 외치며 인사하고 있었다.
지폐를 넣으며 그 인사를 들은 나는 순간적으로 마음이 따뜻해 지는 것을 느꼈다. 인사하는 버스기사 아저씨라.. 전혀 예상하지 않았기에 버스 기사분에게서 받는 그 인사가 생경스러우면서도 참 반가웠다. 그래서 거스름돈을 받아들면서 '감사합니다'로 그 인사에 대신했다.
늦은 시간이라 자리가 넉넉해서 기사아저씨 가까운 앞쪽에 자리를 하고 앉을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정거장 마다 아저씨가 외치는 '안녕하세요'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됐는데...
그런데.... 다음 정거장에서도, 그 다음 정거장에서도, 그 인사에 답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나는 계속해서 기다렸다. 아마 다음 정거장에서는 누군가가 인사할거야, 한명은 있겠지... 하지만 내 예감은 결국 빗나가서 나는 단 한사람의 인사말을 듣지 못한 채, 씁쓸하게 나의 목적지에서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 말의, '안녕하세요' 와 '감사합니다'가 영어의 'Good morning', 'Hi,' 'Hello'나 'Thank you'보다 발음하기가 귀찮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건 아니잖아... 집에 들어와서도 이건 아니잖아....하는 생각이 자꾸 나를 귀찮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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