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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yan's atelier
스페인여행
banyan (atelie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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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5/11/09
 





매사에 심드렁해서 미칠것 같은 요즈음이다.
잠자리에 들때면
샤워를 할때면
삶과 죽음에대한 무지한 질문들이 머리속에 가득하다. 
그러니 휴일에도 의욕없이 영화와 미드만 자뜩 다운받아
하루종일 꼼짝않고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있다.
그러면서 자꾸 먹는다
늦은 시각에
청국장과 콩나물과 김치와 계란후라이와 함께 아침겸 점심을 먹고
영화한편 보다
사과 하나 깍아먹고
영화 다시 보다
일회용커피 타 먹고
영화를 다 보고나선
조금 남아있는 청국장과 마늘장아찌에 밥을 또 먹는다.
가슴가득 음식이 차오른 느낌을 느끼면서
먹지 않으면 굶어죽을 사람처럼
우걱우걱 먹는다.
무엇때문에 이리도 가슴이 허해진건지
그 이유를 모르는체
차가워진 날씨 탓으로 돌리며
자꾸 음식으로 허함을 채우려고 한다.


아니
사실 정직하게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면
분명 이유를 알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이유를 들쳐내기가 겁나서
그냥 얌전하게 무심하게 그 장막을 덮은채
애꿎은 계절을 탓하며
쓸데없이 흘려버린 세월을 탓하며
그냥 그렇게 다시 컴앞에 앉는다.

지금까지 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불완전한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데
근래에 들어
나이를 먹어가며 생각이 많아지는 것이 점점 귀찮아 지면서
철부지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씩 하게된다.
이왕 돌아갈 수 있다면
대학교 시절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삶의 블로그를 쓰고 있을텐데...


요즈음 부쩍 인생에 대한 회환과 후회가 많아지는건
내가 내 인생을 잘못 써왔다는 증명인지
쓸쓸해진 계절탓인지 알길이 없다.

내가 지금 아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하지만 난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도
내가 지금 아는 것을 그때는 몰랐을테니
다시 똑같은 인생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되돌릴 수 없는 거대한 틀의 운명이란 상황안에서
변화시킬 수 있는 작은 틀의 운명들을 선택하고 개척해 나가는 것이
인간의 삶일진대,
내가 되돌리고 싶어하는 것은
작은 틀이 아닌 거대한 틀의 운명이기에
아마도 다시 써내려간다해도 
결국은
지금과 비슷한 모습의 내자신이 되어있을 확율이 높을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요즈음 자꾸 시도때도없이 내 뇌를 헤집는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 지나가리라...
글쎄...그렇겠지..그래야지...그럴까...그럴수도...어쩜...당연히...그럴수도...

절대적 결핍에서 오는 상실감이 더 절망적인건지
상대적 결핍에서 오는 상실감이 더 절망적인건지
아니면
둘다 모두 절망적인건지
아니면
둘다 모두 절망할 일도 아닌 사치스런 감상인지
정말
뭐가 뭔지 모르겠다.

더이상무엇인가를판단한다는자체가버겁다.

한가지 확실한 건
오늘 나의 바이오리듬이 최저라는 사실이다. 

Zoomarella 2009.11.22  18:11

휴우...일부러 잘 못 읽도록 하신 걸까요?
여하튼 다시 평상심을 되찾을 수 있길 바래봅니다. 간단한 숨쉬기 관찰법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들숨과 날숨을 관찰만 하는 ....틱낫한 스님의 힘이라는 책을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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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yan 2009.11.22  18:14

감사합니다.
글을 써내려간 자체로 조금은 무엇인가 가슴의 응어리를 털어낸것 같아 시작점보다는 다소 편해졌습니다.
우울한 오늘의 날씨 탓도 있는듯 합니다. 햇볕이 필요한 하루였는데 꼼짝않고 집에 있었던 것이 화근이 아니었나 싶네요...

여린왕자 2009.11.22  22:18

Soon it shall also come to pass.
예, 사치스런 감상일 것 같습니다.

오늘 날씨가 여러 사람 우울하게 하나 봅니다. 오전엔 좋았었는데 말이지요.
아마 내일은 다시 맑은 해가 나오겠지요? 아니면 모래든지 혹은 글피이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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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yan 2009.11.25  11:58

그럴테죠?....

tree2005@Y 2009.11.23  17:53

내려 놓는 연습, 비우는 연습, 그리고 뭐든 조금은 천천히 하기.... 그리고 나서 무릅꿇고 기도 한번 하고, 다리 아프면 방석깔고 좌선 모드로 바꾸고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두툼한 방석 위에서 백팔배 해보기.... 누구에게?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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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yan 2009.11.25  11:59

백팔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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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e 2009.12.16  04:16

"되돌릴 수 없는 거대한 틀의 운명이란 상황안에서
변화시킬 수 있는 작은 틀의 운명들을 선택하고 개척해 나가는 것이
인간의 삶일진대,...." 맞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조금 아까 공지영 얘기를 했는데 여기서 그녀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보게되네..... 정말 우연이란 신기하네요....
배고픈 자는 "철학"을 하기가 어렵지요. 기본적인 생존을 위한 육체적 노동으로 머리가 덜 바빠질터이니... ^^ 역시 여린왕자님께 한표. 저도 동감입니다. 가끔 우울해질 때마다 철학하고 둘이 노는 반얀님은 역시 고독을 즐길 줄 아는 분. ^^ 만일 시간적 여유가 조금 나시면 뉴욕에 꼭 오시기를... 반얀님의 눈으로 뉴욕을 보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구석구석을 찾아내실 것이 틀림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어요.... Bon courag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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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yan 2009.12.16  23:29

하는 일 처분하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정말 뉴욕을 오랜만에 다시한번 가보고 싶네요.
그렇게 되면 미미님을 꼭 만나고 싶습니다. 바쁘실테지만....
요즘 하루키의 여행기를 읽고 있는데 김영주씨나 하루키와 같은 여행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글 쓴다는 일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닌지라 늘 마음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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