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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yan (atelie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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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5/11/09
 


스님께서는 ‘인생에는 계획이 없고 일에는 계획이 있다’라는 인생관으로 살고 계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만약 인생에 계획이 없다면 다만 인연 따라 사는 것인지요? 제 생각으로는 살아가면서 각자 나름대로 존재의 이유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리고 자기가 계획했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포기해야 하는 시점을 언제로 잡아야 할까요?

저 는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계획을 세워놓고 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스님이 되어야겠다.’, ‘결혼해야겠다.’, ‘뭐가 꼭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없다는 거죠. 그런데 “난민을 도와야겠다. 북한에 식량을 줘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면 연구하고 계획도 치밀하게 세우고, 답사도 많이 합니다.

일은 계획을 세워서 가능한 치밀하게 하는 게 좋고, 인생은 인연 따라 사는 게 좋다는 것이 제 인생관입니다. 존재의 이유가 뭐냐고 묻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유가 있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존재하기 때문에 사람이 자꾸 이유를 찾는 거예요.

존재에는 이유가 없어요. “너 어떻게 살래?” 하면 ‘어떻게’ 라는 것에 관해서는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왜 사느냐고 자꾸 물으면 “안 죽어서 산다”고 하지요. 사는데 무슨 이유가 있겠어요? 이유가 있어서 사는 게 아니라 지금 그냥 살고 있는 겁니다.

또, 어떤 일에 대해 계획을 세워서 하다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때 계속 할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 질문하셨는데, 포기하는 시점이 언제면 좋겠느냐?

그런 건 고민 할 필요가 없어요. 고민하는 것은 욕심 때문입니다. 어떤 일을 할 때는 됐느냐, 안 됐느냐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일의 성공과 실패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자꾸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일을 하기로 했으면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만 연구하는 겁니다. ‘될까’, ‘안 될까’하는 것은 번뇌에요. 안 되면 이렇게 저렇게 해보는 그것이 재미 아닙니까? 그 자체가 인생이란 말입니다.

안 되었다면, 실패한 것이 아니라 계속 그 일을 해야 하는 것이고, 되면 성공한 게 아니라 그 일이 끝난 것이어서 다른 일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수 행자는 살면서 내가 얼마만큼 많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 같은 것은 안하기 때문에, 이 일 하나만 가지고 죽을 때까지 해도 상관없고, 해 보니 금방 이루어져서 죽을 때까지 만 가지 일을 해도 상관없지요. 그러니 돼도 일하고 안 돼도 일하고 사는 것입니다.

한 번 안 되고, 두 번 안 되고, 세 번, 네 번 해도 안 되고 다섯 번째 시도해도 안 된다면 좌절하느냐? 아닙니다.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저렇게 해도 안 되면,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되는 쪽으로 가고 있으므로 앞으로는 될 확률이 자꾸자꾸 더 높아지지요.

그래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하는 것 아닙니까. 실패했다는 것은 ‘아, 이 방법으로는 안 되는 것이구나’하면서 하나의 방법을 찾아냈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해도 안 되니 이제 해 볼 것이 몇 개 더 줄어서 성공이 점점 분명해지지요.
즉 성공할 확률이 점점 가까워지게 되는 겁니다.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다했는데도 안됐다.’ 그러면 포기하는 겁니다. 될 수 있는데 포기하는 게 아니라 방법이 없다는 말이죠. 그러면 실패한 거냐? 아닙니다.

내가 이 일에 더 이상 애를 안 써도 된다는 것이지요. 일을 성공시켜서 이 일을 정리하는 것이나, 이것은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아서 정리하는 것이나 결과는 마찬가지 아닙니까? 일이 하나 끝난 거지요.

그래서 남이 볼 때는 성공했다 실패했다 하지만 본인의 인생에는 성공이나 실패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지요. 실패하면 계속 연구할 거리가 생기는 것이고, 성공하면 다른 일로 넘어가면 되는 것뿐입니다.

banyan 2009.10.04  16:41

불교신자는 아니지만(하느님의 존재를 믿지만 그렇다고 열렬한 기독교 신자도 아니다. 다만 모든 종교는 한 점에서 만나고 시작은 동일하다고 생각하기에 모든 종교에 열려있는 마음을 가지고 산다.) 줌마넬라님의 블로그에서 이 글을 읽으며 내가 생각하고 있던 인생관과 동일한 이 분의 말씀에 많은 위로를 받아 이곳에 모셔왔다.
나를 포함하여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인생에 대해서 좀더 초탈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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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왕자 2009.10.04  18:50

좀 살아 보니까(?) 이 스님의 말씀이 상당히 공감이 갑니다.
그러나 공감은 쉽게 했지만, 이렇게 간결하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참 많은 생각을 했겠지요.
그런데 이 스님 누구신지는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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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arella 2009.10.05  15:23

정토회의 법륜스님이십니다. 왕자마마..ㅎ 아직 법륜스님 모르시다니 혹 간첩 아니세요? 정토회는 평화재단, 북한돕기, JTS 등 많은 지원을 하는 불교단체입니다. 여기서 하는 깨달음의 장이라는 프로그램은 종교를 떠나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저도 올 여름에 했는데 정말 좋았어요. 무아, 무소유,무집착을 깨닫게 해주죠.

banyan 2009.10.06  00:20

그렇군요. 여린왕자님의 질문에 줌마님에게 물어볼까 했는데 이렇게 적시에 답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무아, 무소유, 무집착...깨닫는 것과 한 순간도 잊지 않고 실천하는것이 늘 같지 않아 삶이 늘 이렇고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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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왕자 2009.10.06  03:01

줌마님, 간첩은 아니지만 제가 세상 돌아가는 것에는 좀 어둡습니다. 아마도 작은 별에서 지구로 떨어져서 그런지도... ^^
좋은 글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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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e 2009.10.08  09:21

헬로우 반얀님.. 이제야 달려왔습니다.. !!!! 저는 위의 글에서 "일을 하기로 했으면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만 연구하는 겁니다. ‘될까’, ‘안 될까’하는 것은 번뇌에요. 안 되면 이렇게 저렇게 해보는 그것이 재미 아닙니까? 그 자체가 인생이란 말입니다." 에 꽂혔네요.. 제가 바로 그렇게 살고있답니다.. 안되도 그만, 되도 그만.... 늘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라는 생각을 하니까 걱정이 없어요.. 줌마렐라님도 되게 오랜만이시다.. 여린 왕자님도요.... 추석은 어떻게들 보내셨는지요? 이제 방콕 생활 접고 자주 오도록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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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yan 2009.10.10  01:00

안녕하세요, 미미님.
미미님은 정말 그렇게 살고 계시다는 걸 모든 글에서 잘 알고 있습니다.
멋진 인생을 살고있는 미미님께 축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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