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께서는 ‘인생에는 계획이 없고 일에는 계획이 있다’라는 인생관으로 살고 계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만약 인생에 계획이 없다면 다만 인연 따라 사는 것인지요? 제 생각으로는 살아가면서 각자 나름대로 존재의 이유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리고 자기가 계획했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포기해야 하는 시점을 언제로 잡아야 할까요?
저 는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계획을 세워놓고 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스님이 되어야겠다.’, ‘결혼해야겠다.’, ‘뭐가 꼭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없다는 거죠. 그런데 “난민을 도와야겠다. 북한에 식량을 줘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면 연구하고 계획도 치밀하게 세우고, 답사도 많이 합니다.
일은 계획을 세워서 가능한 치밀하게 하는 게 좋고, 인생은 인연 따라 사는 게 좋다는 것이 제 인생관입니다. 존재의 이유가 뭐냐고 묻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유가 있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존재하기 때문에 사람이 자꾸 이유를 찾는 거예요.
존재에는 이유가 없어요. “너 어떻게 살래?” 하면 ‘어떻게’ 라는 것에 관해서는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왜 사느냐고 자꾸 물으면 “안 죽어서 산다”고 하지요. 사는데 무슨 이유가 있겠어요? 이유가 있어서 사는 게 아니라 지금 그냥 살고 있는 겁니다.
또, 어떤 일에 대해 계획을 세워서 하다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때 계속 할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 질문하셨는데, 포기하는 시점이 언제면 좋겠느냐?
그런 건 고민 할 필요가 없어요. 고민하는 것은 욕심 때문입니다. 어떤 일을 할 때는 됐느냐, 안 됐느냐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일의 성공과 실패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자꾸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일을 하기로 했으면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만 연구하는 겁니다. ‘될까’, ‘안 될까’하는 것은 번뇌에요. 안 되면 이렇게 저렇게 해보는 그것이 재미 아닙니까? 그 자체가 인생이란 말입니다.
안 되었다면, 실패한 것이 아니라 계속 그 일을 해야 하는 것이고, 되면 성공한 게 아니라 그 일이 끝난 것이어서 다른 일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수 행자는 살면서 내가 얼마만큼 많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 같은 것은 안하기 때문에, 이 일 하나만 가지고 죽을 때까지 해도 상관없고, 해 보니 금방 이루어져서 죽을 때까지 만 가지 일을 해도 상관없지요. 그러니 돼도 일하고 안 돼도 일하고 사는 것입니다.
한 번 안 되고, 두 번 안 되고, 세 번, 네 번 해도 안 되고 다섯 번째 시도해도 안 된다면 좌절하느냐? 아닙니다.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저렇게 해도 안 되면,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되는 쪽으로 가고 있으므로 앞으로는 될 확률이 자꾸자꾸 더 높아지지요.
그래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하는 것 아닙니까. 실패했다는 것은 ‘아, 이 방법으로는 안 되는 것이구나’하면서 하나의 방법을 찾아냈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해도 안 되니 이제 해 볼 것이 몇 개 더 줄어서 성공이 점점 분명해지지요. 즉 성공할 확률이 점점 가까워지게 되는 겁니다.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다했는데도 안됐다.’ 그러면 포기하는 겁니다. 될 수 있는데 포기하는 게 아니라 방법이 없다는 말이죠. 그러면 실패한 거냐? 아닙니다.
내가 이 일에 더 이상 애를 안 써도 된다는 것이지요. 일을 성공시켜서 이 일을 정리하는 것이나, 이것은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아서 정리하는 것이나 결과는 마찬가지 아닙니까? 일이 하나 끝난 거지요.
그래서 남이 볼 때는 성공했다 실패했다 하지만 본인의 인생에는 성공이나 실패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지요. 실패하면 계속 연구할 거리가 생기는 것이고, 성공하면 다른 일로 넘어가면 되는 것뿐입니다.
불교신자는 아니지만(하느님의 존재를 믿지만 그렇다고 열렬한 기독교 신자도 아니다. 다만 모든 종교는 한 점에서 만나고 시작은 동일하다고 생각하기에 모든 종교에 열려있는 마음을 가지고 산다.) 줌마넬라님의 블로그에서 이 글을 읽으며 내가 생각하고 있던 인생관과 동일한 이 분의 말씀에 많은 위로를 받아 이곳에 모셔왔다.
나를 포함하여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인생에 대해서 좀더 초탈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정토회의 법륜스님이십니다. 왕자마마..ㅎ 아직 법륜스님 모르시다니 혹 간첩 아니세요? 정토회는 평화재단, 북한돕기, JTS 등 많은 지원을 하는 불교단체입니다. 여기서 하는 깨달음의 장이라는 프로그램은 종교를 떠나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저도 올 여름에 했는데 정말 좋았어요. 무아, 무소유,무집착을 깨닫게 해주죠.
헬로우 반얀님.. 이제야 달려왔습니다.. !!!! 저는 위의 글에서 "일을 하기로 했으면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만 연구하는 겁니다. ‘될까’, ‘안 될까’하는 것은 번뇌에요. 안 되면 이렇게 저렇게 해보는 그것이 재미 아닙니까? 그 자체가 인생이란 말입니다." 에 꽂혔네요.. 제가 바로 그렇게 살고있답니다.. 안되도 그만, 되도 그만.... 늘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라는 생각을 하니까 걱정이 없어요.. 줌마렐라님도 되게 오랜만이시다.. 여린 왕자님도요.... 추석은 어떻게들 보내셨는지요? 이제 방콕 생활 접고 자주 오도록 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