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세상을 그냥 살아가기도 어려운 시절입니다. 왠놈의 기념일이 이렇게 많습니까. 설날이나 추석은 민속명절이니 그러려니 합니다. 크리스마스까지도 방법없다 합니다. 그런데 발렌타인 데이나 빼빼로 데이를 넘어 매달 14일은 무슨무슨 데이라는 말에는 진짜 뷁입니다.. [처방전] 싱글의 아픔과 고독, 그리고 비애가 겹겹이 묻어나는 안타까운 증세입니다. 의학계에는 이미 보고가 되어 있는 기념일회피증후군입니다. 물론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15세에서 35세 사이 남녀의 34.8 %가 이 증세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나 혼자가 아니다 라는 안도가 중요합니다. 상기 증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몇가지 요령이 필요합니다. 일단은 해당되는 기념일이 다가올 무렵부터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설날이나 추석등의 민족명절이 가장 위험합니다. 일가친척이라는 초강력 훼방꾼이 가세하기 때문입니다. 민족명절에는 상당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석달 전부터 돈을 모아서 해외로 도피하는 것입니다.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삼일 전부터 상태가 매우 불량한 음식을 섭취해서 배탈, 설사 및 각종 위장장애를 유도하는 방법도 도움이 됩니다. ^^* 크리스마스나 신정연휴는 인접지역에 위치하고 있어서 두번째로 위협적입니다. 크리스마스는 이브와 당일로 연결되고 신정연휴도 대략 삼일 정도를 유지하는 탓에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민족명절보다는 훨씬 부드럽게 넘어갈 방법이 많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평소에 절대 안가던 성당이나 교회를 찾아가는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싱글의 절반 가량이 이미 사용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신앙고백을 주위에 늘어 놓으면서 가장 황금의 시간대를 선택해서 하느님을 찾아가면 마음도 편안해지고 육체가 안온해 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신정연휴는 새해 첫날의 해를 보러간다고 설레발이 치면 대략 해결입니다. 첫 태양의 정기를 혼자 맞으며 도인의 길을 찾겠다느니 하면서 헛소리를 지껄이면 타인도 별 의심의 눈길을 보내지 않습니다. 가장 난이도 높은 코스를 선택하면 삼일은 거뜬히 보낼 수 있습니다. 추천하는 코스는 노고단을 거치는 지리산 종주 2박 3일 코스와 서해바다 해넘이를 보고 바로 몸을 돌려 동해바다 해돋이를 보는 국토횡단 코스입니다. 대략 이런 정도의 시도는 상기 증세를 해결하는 최선의 선택이며 자타의 인정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공포의 발렌타인 데이나 빼빼로 데이에 이르면 상황은 180도 다릅니다. 딱 하루밖에 안되는 데다가 비수기 대목을 잡으려는 상술에 연루되어 광폭한 전일 상황이 연출됩니다. 식빵 사러 빵가게에 가면 초코렛이 즐비하고 컵라면 먹으러 편의점에 가면 초코렛의 바다입니다.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눈물의 사태가 발생합니다. 연휴도 아니기 때문에 완전히 기분 잡칩니다. 어디로 도피할 방법도 없습니다. 차라리 일요일이면 방콕에라도 갈텐데 올해처럼 월요일에 자리잡고 앉아 히죽거리면 일주일이 열받은 채 가야할 지경입니다. 이젠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쪽팔림은 순간이고 이익은 영원하다.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편안하다. 만고의 진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가 이르렀습니다. 주위에 있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참담함을 고백하는 겁니다. 예상 외로 쉽게 풀립니다. 전화번호부를 펼쳐들고 무심히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십시요. 그리고 말하는 겁니다. 아이, 쓰벌, 발렌타인 데이에 혼자야. 뒌장. 그러면 잠시 후 친구의 반가운 음성을 들으실 겁니다. 야, 너도 그러냐. 나도 그래. 씨방. 해결의 밝은 전조가 시작되는 겁니다. 이제 가장 적합한 시간대를 선정해서 친구들을 소집하면 됩니다. 그리고 싱글들의 잔치를 시작하면 되는 겁니다.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항은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극적인 언어를 피하는 겁니다. 야, 우린 왜 이 모양이냐. 넌 참 지지리 궁상이다. 몇년이나 혼자 지내냐.. 그저 아무 생각없이 먹고 마시고 떠들고 노래하면 됩니다. 24시간 금방 지나갑니다. 주위의 비싱글들에게는 누구를 만난다고 들떠있는 표정만 지으면 게임오바입니다. 마음 편히 하루 일과를 끝내고 비극적 싱글들과의 해피적 만남을 보내러 가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혼자라는 사실의 인식과 인정, 그리고 그 사실을 공유할 사람을 찾아 아픔을 나누는 것이 가장 유효한 해결책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34.8 %가 싱글입니다. 이는 다시 말하자면 싱글이 비싱글보다 숫적으로 우세라는 것입니다. 왜냐구요. 잘 계산해 보세요. 도저히 그렇게는 쪽 팔려서 못 살겠다는 분들은 블로그를 떠도는 기념일 무시법을 숙지하시고 그 방식에 따라 행동해 보세요. 잘못하면 외로움과 슬픔과 아픔만이 배가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핸드폰을 켜고 용기를 내십시요. 싱글들의 잔치를 시작하십시요. 그래도 안되면.. 약을 처방하겠습니다. 가까운 약국으로 달려가셔서 신경안정제 10알, 초강력 수면제 5알을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픔의 그날이 도래하는 순간, 입에 털어 넣고 삼키십시요. 그날의 아침이 밝아와도 일어나지 못할 겁니다. 모든 것을 잊는 수면을 보장해 드립니다. ㅋㅋ..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음 날 아침이 도래할 겁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처방전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복용하면 다음 날 아침은 물론 그 다음날 아침도 못 보게 되는 경우가 있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박카스와 공복하시면 당근 효과는 따블이 되겠습니다. 하하하.. <본 처방전은 국민보건법과 의료행위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 옮겨온 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