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세계에 관심을 갖고 마음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깨달음을 추구하게 된다. 지금까지 깨달음은 자신의 본성을 발견하는 것(見性), 부처가 되는 것(成佛), 해탈하는 것 혹은 윤회에서 벗어나는 것 등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깨달음이란 과연 무엇을 말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깨달음은 존재 혹은 인식의 근본적 변화를 수반하기에 다양한 측면에서 논의될 수 있지만, 여기서는 기와 의식수준의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인간은 근원적기운의 개별화된 존재로서 자신만을 고집하는 마음이 얼마나 강한가에 따라 개개인의 ‘기의 수준’이 결정된다. 다시 말해 기의 맑고 탁함은 그에 포함된 정보 수준에 달려 있는데, 이기심의 정도가 심할수록 에너지가 탁해지는 반면 이기심이 없어지고 만물에 대한 포용력이 커질수록 에너지가 맑아진다. 세상 만물이 모두 같은 근원에서 뻗어져 나온 것이라는 정보가 입력됨으로써 우리의 에너지는 만물을 포용하는 더욱 맑은 에너지로 바뀌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다.
하지만, 깨달음은 의식수준과 관련해서 가장 잘 설명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생을 살면서 체험을 통해 진정한 앎을 축적하고 조금씩 의식수준을 상승시켜 나가는 존재이다. 깨달음이란 이렇게 의식 진화를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앎이 충분히 축적되어 특정의 수준에 이를 때 겪게 되는 심신의 큰 변화" 혹은 "그러한 변화를 수반하는 특별한 체험"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제2장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인간은 눈에 보이는 육신을 포함하여 그를 둘러싸고 있는 보이지 않는 다양한 파동의 에너지로서 구성되어 있다. 계속되는 윤회를 통하여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체험, 새로운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앎을 축적한다. 다음 생을 시작하기 전 자신의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때는 자신의 의식성장을 위하여 혹은 사명을 수행하기 위하여 가장 필요한 에너지가 보충될 수 있는 체험을 계획한다.
여러 전생들을 통하여 다양한 에너지가 인체 오라에 축적되고 진정한 앎이 크게 증가되어 의식이 특별한 수준 다시 말해 우주의 근본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우리는 심신의 특별한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다시 말해, 이제까지 축적된 오라 에너지가 특정의 조화점에 이르게 되면 심신의 근본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되고 앎의 체계적 정리가 일어나게 되는데, 이것이 깨달음이라 일컬어져 왔던 경지인 것이다.
이렇게 깨달음을 의식수준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의식수준이 낮고 앎의 축적이 부족한 어린 영혼이 하루 아침에 득도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우리는 이따금씩 어떤 일을 계기로 갑자기 깨달음을 얻게 되는 사람을 발견하고 이를 근거로 깨달음은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 즉 돈오(頓悟)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피상적인 관찰의 결과이다. 이번 생의 관점에서만 볼 때 그 깨달음은 갑작스러운 것으로 보이겠지만, 오랜 윤회의 관점에서 볼 때에는 별안간 일어나는 깨달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무수한 전생의 삶을 통해서 이미 충분한 앎이 축적되었기에 이번 생에서의 깨달음이 가능한 것이다.
깨달음이란 서두른다고 해서 단시간에 얻어질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알고 보면 그것을 빨리 얻으려고 조급해 할 이유도 없다. 모든 영혼은 결국 거쳐야 할 모든 과정을 거쳐 진화하며, 배워야 할 모든 것을 배우면서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게 된다. 자신보다 먼저 가는 자는 자신이 아직 배우지 못한 것을 이미 배웠기 때문이고, 뒤에 오는 자들은 자신보다 배움이 늦었기에 뒤따라오는 것이다.
결코 앞서가는 자를 부러워 할 것도 없고, 뒤쳐져 오는 영혼을 얕볼 이유도 없다. 각자는 그저 자신의 길을 갈 뿐입니다. 그 길을 가다 보면 앎은 계속적으로 축적되고, 그러다가 문득 깨달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많은 수련자들은 깨달음을 위해서는 집착과 분별심을 버려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렇게 집착과 분별심을 버리겠다는 마음이 또 다른 집착, 즉 그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집착을 낳게 되어 수련자의 의도는 성취되지 못한다.
깨달음의 단계에 이르면 집착과 분별심은 저절로 없어진다. 하지만 이는 깨달은 결과 그렇게 된다는 것이지, 깨닫기 위해서 집착과 분별심을 버리도록 억지로 노력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이 세상에는 우리가 집착하고 분별해야 할 대상이 아무것도 없음’을 알게 되면 우리의 에너지는 맑아지고 집착과 분별심은 자연히 사라지게 된다. 다시말해, 진정한 앎이 우리를 집착과 분별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다.
더욱 효과적인 수련을 위해서는 수련자가 깨닫겠다는 마음도, 집착과 분별심을 버리겠다는 마음도 버려야 한다. 깨달음에 대한 집착, 집착과 분별심을 버리겠다는 집착이 수련자를 깨달음의 길에서 더 멀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깨달음은 자신이 모르는 새에 의식이 확장되고 앎이 증가되어 이루어지는 것이지, 깨달아 보겠다고 마음 먹는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테마에 연재되고 있는 글들은 현 인하대학교 경영학부 장휘용 교수님의 저서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다'에서 발췌한 것들임을 알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