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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5/09/29
 



보통은 시사회 때 주연 배우가 무대 인사에 나오면..

 

그래도 최소한 30초, 길 게는 몇분에 걸쳐 영화 보기 전에 흥을 살릴 수 있게끔..

재미난 에피소드 한두개쯤 곁들여 인사를 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런데.. 오늘 전지현은 딱 3초 였다.

 

입장 - 인사 - 퇴장



 

뭐.. 평소 전지현의 신비주의 컨셉의 일환일지도 모르지만;;

일부러 시사회 날 무대 인사까지 왔는데.. 마치 질문이라도 받을까봐 도망가듯 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본 순간 부터.. 왠지 감이 좋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영화는 정말로 그랬다.

 

포스터에 적혀 있는.. '블록버스터의 진화'라는 말이 너무 무색할 정도로..

프롤로그 부터.. B급 간지 좌르르 흘러 주시는 가운데..

 

역시 '전지현의 할리우드 진출작'이라는 조건을 충족시켜 주시고자 동원된 배우들도..

할리우드의 B급 영화 전문 배우들(마치 '디워' 보는 기분;;)

 

*리암 커닝햄 정도가 그나마 B+급 배우인데.. 중간에 부하에게 배신 당해 돌아가심;;

 

 

원규가 맡은 무술 액션 부분들이 그럭저럭 봐줄만은 한데..

뜬금 없이 플래쉬백 되는 회상씬들 때문에 영화가 자꾸 무협지 분위기

(회상씬의 무대는 일본인데.. 무술은 중국식;; 그래 퓨전이라고 해두자;;)가 침범하는데..

 

그와중에 나름 미장센 챙긴답시고.. 간지 휘날리시는 바람에.. 살짝 어이 없게 만드신다.

(특히 스승을 살리기 위해 1초가 다급한 상황에서도.. 360도 회전 다이빙 칼찍기 시도하시는

전지현의 모습을 보니.. 무대 인사 때의 행동이 조금은 이해가 되더라는.. ㅜ.ㅡ)


 

하지만.. 그럼에도 미국이나 홍콩, 혹은 감독의 국적인 프랑스 영화들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느낌들이 곳곳에 살아 있어서.. 보는 눈이 불편한 영화는 아니었다.

 

다만 그럼에도 이 영화를 B급 영화로 전락시킨 주범은..

다름아닌 B급 시나리오이다.

 

 

물론 이 작품은 오시이 마모루의 원작을 베이스로 영화화 된 작품이다.

 

그리고 그것이 무슨 공인 마크라도 되는 것처럼.. 홍보사가 크게 내세우고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개인적으로 오시이 마모루 만큼 한국에서 과대 포장된 인물도 드물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공각기동대> 하나만을 보고.. 마치 그가 일본에서 주류인양 오판해.. 언론이 띄우고..

급기야는 국내 자본이 거기에 현혹되어 <아발론> 같은 영화 투자했다가 쫄딱 망한바 있지만..

 

기본적으로 오시이 마모루표 콘텐츠를 가지고 흥행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오시이 마모루 본인 처럼.. 모든 것을 압도하는 영상빨로 뭔가 있어 보이게 만들거나..

 

아니면 철저히 상업 영화로서의 디테일한 각색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감독께서 촬영 도중 전지현과 언어적 소통의 어려움이라도 겪으신 것인지..

졸지에 사야(전지현)가 주인공이 아닌..

 

그 이름도 압박스러운 '장군의 딸'께서 주인공화 되어버린 각색이 되어 버렸다;;

 

 

영화 다 보신 분들 한번 필름을 되감아 보시라..

 

 

그 훈련 받은 협회 요원하며.. 사야도 상대하기 버거워한 '오니겐'까지..

 

모두 치명타를 날려 주신 것은.. 다름아닌.. 장군의 따님 이시다;;


 

 

더 웃기는 건..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유 없이..

정도가 아니라 지 몸 가누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장군의 딸을 죽어라 납치해 도망치는 흡혈박쥐;;

(장군의 딸을 납치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협상 카드가 이 영화에는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정체(뱀파이어)를 밝힌 적이 없는 사야가 실신해 버리자..

역시 이번에도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여타의 응급 조치 일절 없이..

자신의 피부터 짜서 사야에게 먹이는.. 장군의 딸의 본능적 대처;;

 

 

물론 이 모든 것들이 B급 영화의 세계에서는 다분히 공식화되어 있는..

한번 호탕하게 웃어주고 넘겨주면 되는 장면들이라 생각 되는데..

 

'블러드'는 도대체 어디에 눈높이를 맞추고 감상해야 할지.. 솔직이 아직도 헷갈리신다.

 

 

 


런닝타임이 짧아서 아쉬웠지만..

애니메이션판 '블러드: The Last Vampire'가 그래도 수작이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어떤 게으른 신문 기자께서

일본 애니 제작사 MAD HOUSE(マッドハウス)를 국내에 소개하면서

자기 딴에 유식한 척 일본어 발음 살려서 표기한답시고..

 

'매드 하우스'를 '마더 하우스'라고 표기를 해버리신 적이 있었다.. ㅡ^ㅡ

(한마디로 로뎅이 덴뿌라가 되버린 참변;;)

 

 

그래서 문득 엉뚱한 생각이 들어 버렸다.

 

이번 봉 감독의 신작 '마더'가 일본에 개봉되거나 한다면..

현지의 게으른 기자께서 혹시.. '마더'를 'マッド(MAD)'라고 표기하시는건 아닌지.. ㅋ

 

 

영화를 다 보고 무심코 저런 생각이 들어 버린 것은..

실제로 이 영화가 MAD했기 때문이었다.

 

 

고리타분한 권선징악 따위를 찾는게 아니다.

 

 

수백명의 무고한 승객들을 살해한 여객기 폭파범도 사면 시켜 주고..

 

재임 기간 말년, 온국민이 잡아 먹지 못해 몸서리를 치도록 탓탓탓 해댔던

전 대통령이 자살을 하자, 돌연 거국적인 추모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을 보면.. 

 

적어도 한국 사회에서는 권선징악의 논리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정'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바로 그 '정' 이라는 한국의 모든 실정법을 능가하는 초상위의 잣대로

이 영화의 마더 또한 스스로 놓은 침 한방에 모든 것이 사면되어..

 

흥겨운(어찌보면 광기어린) 춤사위에 몸을 맡기며 영화는 끝이 나는데..

 

유쾌하지는 않았다. 한마디로 MAD 했다.

 

 

여기까지 보고.. 그동안 봉 감독 영화들에 들었던 생각중에 확실해진게 하나 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경찰을 너무 싫어하는것 같다.

 

물론 일각에서 말하 듯 그것이 공권력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하나의 코드화 되어

다른 감독의 영화들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봉 감독 영화만의 매력이 될 수도 있다고 보지만

 

이것 역시 반대편의 MAD한 시각으로 보자면..

마치 과거 할리우드 전쟁 영화에 단골 적군이셨던.. 바보(!) 독일군의 이미지 만큼이나..

 

대한민국 경찰의 모습을 영화 상에서 바보스럽게 고정화 시켜 가고 있는 듯 싶어..

그렇게 바람직하다고만은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그럼에도 감독은 영화를 통해 마더의 행위들을 관객에게 모두 보여주었고,

때문에 마더에 대한 심판은 반드시 경찰(공권력)이 아니더라도..

 

관객들 스스로가 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다.

 

 

하지만 법 보다 정이 더 중요한 한국 사회에서..

 

과연 마더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 오히려 마더에게 돌 던진 사람이야 말로 무사할까?)

 

 

결국 영화의 전 과정이 마더에게 면죄부를 발급하기 위한 일방적 변호가 되버린 듯 싶어

공정한 재판은 아니었다는 소감을 남겨 놓는다.

 






피를 빨지 못해 자해하는 흡혈귀의 임계점이라고 할까?

 

 

본심은.. 더 맛가는 영화를 찍고 싶은 의지가 역력한 박찬욱 감독.

 

그러나 지금까지의 영화들을 보면 극중 송강호의 모습처럼

위태위태 한 상황 속에서도 정말 그것을 잘 절제(!)해 왔다고 생각한다.

 

적당히 관객까지 살피시며...

 

 

하지만 죽은 자의 피는 마셔 봤자, 이제 더 이상 충족이 안되는 걸까?

 

과연 이렇게까지 막장으로 달려 버려야 했는지...

절제의 임계를 넘어 버리니.. 남는 건 광기라고 밖에는... 흠...

 

 



의외로 마음에 드는 장면들이 많았던 영화라서 아쉬움이 더 진하게 남는다.


자학의 시 (2007, 쯔쯔미 유키히코)

2009.07.21 12:30 | CAPSULE☺모음 | 송락현

http://kr.blog.yahoo.com/anicapsule/9149 주소복사






1년에 영화 3편 이상 찍지 않으면, 메가폰에 가시가 돋는 감독.. 쯔쯔미 유키히코;;

 

 

'20세기 소년' 3부작을 찍고 계신 와중에도 흔들림 없는 페이스로

각기 다른 소재의 영화들을 계속 쏴주시고 계시는데..

 

'자학의 시'는.. '대제의 검'과 '붕대 클럽' 막간을 이용해

역시 그의 평균 영화 제작 기간(3개월)을 할애해 뚝딱 만들어진 영화;;

 

 

하지만 그럼에도.. 쯔쯔미 감독의 남녀 분신과도 같은..

 

'케이조쿠'의 나카타니 미키 + '트릭'의 아베 히로시의 크로스라는 점에서..

쯔쯔미 감독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영화는 나카타니 미키가 애써 차려준 밥상 연속 뒤집기 기록에 도전하는

아베 히로시의 광기(?)로 시작되는데..

 

순간, 요즘 유행하는 막차 영화에 쯔쯔미 감독도 편승해 보았는가 라는 생각을 해보았으나..

 

 

영화를 다 본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니..

 

하루에도 밥상을 뒤집어 엎어 버리고 싶은 일들이 실시간 이슈로 뜨고 있는 지금..

 

그것을 억누르며.. 꼭꼭 씹어 밥을 먹고 있는 우리의 그런 삶들이..

어떻게 보면.. 나 자신을 '자학'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2009, 맥지)

2009.07.21 12:26 | CAPSULE☺모음 | 송락현

http://kr.blog.yahoo.com/anicapsule/9148 주소복사





극단적으로 이야기해서.. 울버린 만큼 망가지지는 않았지만;;

그 옛날 제임스 카메론이 예견해 놓았던 미래의 터미네이터 세계관에는 도달하지 못한 듯 싶다.

 

 

오히려 '터미네이터'라는 타이틀을 빼고 보았을 때는..

그럭저럭 볼만한 초여름 SF 블록버스터였다는 생각이 드는데..

 

등장 자체로 엄청난 프레셔를 뿜어내며.. 주인공과 관객 모두를 숨막히게 조여왔던..

'터미네이터' 그 자체의 임팩트는 실종되어 버린 채

(그나마 마지막에 아놀드 타입^^: 터미네이터가 나왔던 1분여 정도?)

 

트랜스포머형 거대 로봇이 나오는가 하면(그래도 장면은 멋있었다!)

돌연 자신의 정체성에 고뇌하는 공각기동대형 터미네이터까지 등장해 주시는 바람에.. ㅡㅡㅋ

 

그 살벌했던.. 터미네이터의 이미지가 매우 심하게 희석되어 버리고 말았다.

(심지어 꼬마애가 쳐놓은 덪에 걸려 빈대떡 되버리는 굴욕의 터미네이터 까지 나오시니;;)

 



 

물론 '미녀 삼총사'의 맥지 감독 특유의 간지나는 영상빨들은

과거 터미네이터 시리즈와는 다른 세련미가 엿보인다.

 

하지만 그 바람에 시나리오의 레벨도 '미녀 삼총사'급에 맞추어진 듯한

묻지마(!) 전개들이 눈에 띄어 이거참 어떻게 봐줘야할지;;

 

 

특히 논리적 설명(아니면 뭔가 감동적인 설교라도!)은 없고.. 무대포 칼있으마 하나로

"나는 존 코너다. 그러니 내일 아침 총공격 아무도 하지 마라. 이유는 그냥 우리 미래를 위해서다"

라는 교신 하나에..

 

저항군의 모든 명령 체계가 너무나 쉽게 뒤집어 지시던데..

그럼 오랫만에 등장해 주신 마이클 아이언 사이드 형님은 허수아비셨던 거임?

 

 

 

영상빨도 물론 중요하지만..

 

좀 더 시나리오를 주무를 수 있는 감독이 '터미네이터의 미래편'을 열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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