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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시사회 때 주연 배우가 무대 인사에 나오면..
그래도 최소한 30초, 길 게는 몇분에 걸쳐 영화 보기 전에 흥을 살릴 수 있게끔.. 재미난 에피소드 한두개쯤 곁들여 인사를 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런데.. 오늘 전지현은 딱 3초 였다. 입장 - 인사 - 퇴장

뭐.. 평소 전지현의 신비주의 컨셉의 일환일지도 모르지만;; 일부러 시사회 날 무대 인사까지 왔는데.. 마치 질문이라도 받을까봐 도망가듯 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본 순간 부터.. 왠지 감이 좋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영화는 정말로 그랬다. 포스터에 적혀 있는.. '블록버스터의 진화'라는 말이 너무 무색할 정도로.. 프롤로그 부터.. B급 간지 좌르르 흘러 주시는 가운데.. 역시 '전지현의 할리우드 진출작'이라는 조건을 충족시켜 주시고자 동원된 배우들도.. 할리우드의 B급 영화 전문 배우들(마치 '디워' 보는 기분;;) *리암 커닝햄 정도가 그나마 B+급 배우인데.. 중간에 부하에게 배신 당해 돌아가심;; 원규가 맡은 무술 액션 부분들이 그럭저럭 봐줄만은 한데.. 뜬금 없이 플래쉬백 되는 회상씬들 때문에 영화가 자꾸 무협지 분위기 (회상씬의 무대는 일본인데.. 무술은 중국식;; 그래 퓨전이라고 해두자;;)가 침범하는데.. 그와중에 나름 미장센 챙긴답시고.. 간지 휘날리시는 바람에.. 살짝 어이 없게 만드신다. (특히 스승을 살리기 위해 1초가 다급한 상황에서도.. 360도 회전 다이빙 칼찍기 시도하시는 전지현의 모습을 보니.. 무대 인사 때의 행동이 조금은 이해가 되더라는.. ㅜ.ㅡ)

하지만.. 그럼에도 미국이나 홍콩, 혹은 감독의 국적인 프랑스 영화들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느낌들이 곳곳에 살아 있어서.. 보는 눈이 불편한 영화는 아니었다. 다만 그럼에도 이 영화를 B급 영화로 전락시킨 주범은.. 다름아닌 B급 시나리오이다. 물론 이 작품은 오시이 마모루의 원작을 베이스로 영화화 된 작품이다. 그리고 그것이 무슨 공인 마크라도 되는 것처럼.. 홍보사가 크게 내세우고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개인적으로 오시이 마모루 만큼 한국에서 과대 포장된 인물도 드물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공각기동대> 하나만을 보고.. 마치 그가 일본에서 주류인양 오판해.. 언론이 띄우고.. 급기야는 국내 자본이 거기에 현혹되어 <아발론> 같은 영화 투자했다가 쫄딱 망한바 있지만.. 기본적으로 오시이 마모루표 콘텐츠를 가지고 흥행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오시이 마모루 본인 처럼.. 모든 것을 압도하는 영상빨로 뭔가 있어 보이게 만들거나.. 아니면 철저히 상업 영화로서의 디테일한 각색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감독께서 촬영 도중 전지현과 언어적 소통의 어려움이라도 겪으신 것인지.. 졸지에 사야(전지현)가 주인공이 아닌.. 그 이름도 압박스러운 '장군의 딸'께서 주인공화 되어버린 각색이 되어 버렸다;; 영화 다 보신 분들 한번 필름을 되감아 보시라.. 그 훈련 받은 협회 요원하며.. 사야도 상대하기 버거워한 '오니겐'까지.. 모두 치명타를 날려 주신 것은.. 다름아닌.. 장군의 따님 이시다;;

더 웃기는 건..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유 없이.. 정도가 아니라 지 몸 가누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장군의 딸을 죽어라 납치해 도망치는 흡혈박쥐;; (장군의 딸을 납치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협상 카드가 이 영화에는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정체(뱀파이어)를 밝힌 적이 없는 사야가 실신해 버리자.. 역시 이번에도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여타의 응급 조치 일절 없이.. 자신의 피부터 짜서 사야에게 먹이는.. 장군의 딸의 본능적 대처;; 물론 이 모든 것들이 B급 영화의 세계에서는 다분히 공식화되어 있는.. 한번 호탕하게 웃어주고 넘겨주면 되는 장면들이라 생각 되는데.. '블러드'는 도대체 어디에 눈높이를 맞추고 감상해야 할지.. 솔직이 아직도 헷갈리신다. ㅡ 런닝타임이 짧아서 아쉬웠지만.. 애니메이션판 '블러드: The Last Vampire'가 그래도 수작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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