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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5/09/29
 

은하철도 999 - 우주레일을 건설하라!

2009.05.26 12:26 | CAPSULE☺서적 | 송락현

http://kr.blog.yahoo.com/anicapsule/9126 주소복사

 

한국 우주인 탄생 1주년이 되는 올해는,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내딛은 지 40년이자(1969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천체 망원경으로 우주를 들여다본 지 400년이 되는 해이다(1609년).


세계 우주산업의 매출은 매년 20%씩 가파른 증가치를 보이고 있고, 그 핵심에 서있는 우주 발사체 시장은 2008년 한 해 동안만 그 규모가 19억7000만 달러(한화로 약 2조6418억 원)에 달하며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져 향후 10년간 405억 달러(약 54조310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우주강국 코리아'라는 슬로건 아래 올해를 대한민국 우주 역사의 원년으로 삼아 최근 나로 우주센터를 준공하고 우주 발사체(KSLV-I) 개발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화살이 아무리 많아도 활이 없으면 그저 짧은 창에 지나지 않듯 이 발사 시스템이야말로 우주 산업의 초석이자 발전을 위한 근간이라 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된 황당한 프로젝트가 일본에 있어서 소개해 본다.



 

은하철도 999를 우주로 발사 시키자!



지난 2004년 "HONDA가 마징가를 만들면 우리는 마징가 기지를 만든다!"며 황당하면서도 획기적인 발상의 프로젝트로 세간에 화제가 되었던 마에다 건설 판타지 영업부. 공상 속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건조물을 현존하는 최고의 과학기술로 현실화 시켰던 그들의 두 번째 미션이 바로 은하철도 999의 발사대(우주레일)를 만드는 것이다.




가수 김국환의 애절한 주제가와 함께 힘차게 우주로 달려 나갔던 은하철도 999의 이미지는 어린 시절의 추억 속에 깊게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언젠가 과학기술이 발달해 은하초특급 기차가 만들어 진다면 그것을 우주에 쏘아 올릴 발사대도 분명 필요할 것이고 거기에 일본 최고의 건설회사인 마에다 건설이 다시 도전장을 띄운 것이다.






마에다건설 공업 주식회사는 1919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20세기 최대 프로젝트라고 불렸던 도쿄만 아쿠아라인 인공섬 공사를 비롯하여 도쿄도 청사, 요코하마 베이 브리지, 홍콩 신공항 여객터미널, 후쿠오카 야후재팬 돔 등 일본 내 역사적 의의를 지니는 대공사를 다수 성공시킨 명실상부한 일본 최대의 토목건설 업체이다.





"인류의 꿈이 이루어져가고 있는 시대에 건설회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건설업계의 장래를 고민하던 마에다 건설의 몇몇 임직원이 떠올린 일견 엉뚱한 의문이 단초가 되어 2003년 2월, 마에다건설 내에 판타지 영업부라는 특수부서가 설립된다.


이 부서의 설립목적은 일반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공상(만화, 영화, 게임 등) 속의 건조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그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으로서, 세대를 초월하여 대중에게 친근하게 어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사내 TFT(Task Force Team)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첫 번째 프로젝트가 마징가 Z의 지하기지를 현실에서 똑같이 재현해 내는 것이었고 이것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에 힘입어 은하철도 999의 우주레일이 두 번째 도전 과제가 된 것이다.



전작이 땅을 파고 그 안에 대형 격납고를 만드는 작업이었다면 이번에는 땅 위에 거대한 고가다리를 세우고 그 위에 우주레일 형태의 발사대를 설치하는 작업이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구조물을 현실화 한다 해서 어느 과정을 대충 넘어간다든가, 건설 조건이 까다롭다 해서 현실과 타협한다든가 하는 일은 이번에도 없다.


가령 원작에 따르면 우주레일의 높이는 99.9m로 설정(본래는 원작자 마쯔모토 레이지 조차 이것이 실현될 리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999니까 99.9m라고 단순하게 정해버린 것)되어 있는데, 막상 이것을 현실화 시키려하니까 생각지도 못한 난관들이 발생한다.


실제로 보면 전세계에서 높이 100m에 달하는 롤러코스터를 찾아보기도 드문 상황인데, 은하철도의 우주레일은 높이 99.9m, 기울기 20° 이상의 좌우 지지대가 없는 1자형 구조이면서 무게가 210톤 이나 되는 C62형 증기기관차가 전속력으로 발진해도 버틸 수 있는 내구성까지 확보된 철제 구조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더 큰 문제가 수반되는 것은 신칸센도 최대 풍속이 30cm/초가 되면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운행을 중단하는데, 99.9m 상공에서 불고 있을 엄청난 바람의 힘과 그에 따른 공진(共振)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이 계획을 실현시키는 것에 있어서 최대의 걸림돌이 된다.


쉽게 말해서 이들은 진짜로 언젠가 은하철도 999가 개발된다면, 그것을 실제로(만화 속에서 봤던 그 모습 그대로!) 우주로 쏘아 올릴 발사대를 만들기 위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마에다 건설 판타지 영업부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자사와 유관업체 등 여러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기술을 동원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찾아가 대가 없는 도움을 요청한다.


놀랍게도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은 그들의 맹랑한 요청을 흔쾌히 수락하고 조언과 협력을 아끼지 않는데, 특히 부실한 철제구조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일본 최대의 철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미쯔비시 중공업은 자사의 최고 전문가들을 파견해 기술을 지원했으며, 여기에 일본 제일의 철도 박사라고 할 수 있는 동일본 여객철도 구조기술센터의 이시바시 타다요시 소장이 가세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해 간다.


판타지 영업부는 전무후무한 꿈에 도전하기 위해 같은 꿈을 가진 동지들을 찾았고 그들은 지향하는 바가 일치한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대가 없이 그 꿈에 동참한 것이다.






은하철도 999 우주레일을 건설하라
!는 만화 속 공상의 세계라는 블루오션을 창출해 일반인에게 기업의 이미지를 재고하게 하고 나아가 미래 첨단 과학의 새로운 좌표를 제시한 마에다 건설 판타지 영업부의 꿈을 향한 두 번째 도전기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난 4월 1일자로 단행된 마에다 건설 공업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인사에서 오바라 코이치(小原好一) 이사가 새로운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출되었는데, 그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판타지 영업부 최고 책임자 A부장이라는 사실!


신임 오바라 사장이 마에다 건설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 이 시리즈를 읽은 사람이라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 아닐까 싶다.








+ 관련 기사 링크

연합뉴스 꿈을 향한 인간의 집념
서울신문 日 최고건축가들의 그럴듯한 견적서

탄압받은 한국 만화·애니메이션의 현주소

2009.05.20 11:27 | CAPSULE☺애니 | 송락현

http://kr.blog.yahoo.com/anicapsule/9119 주소복사



ㅡ 매우 공감이 가는 글이라.. 일부를 발췌해 소개해 봅니다 ㅡ





 

문화는 한 사회, 한 국가의 구성원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습득한 정신적인 가치 체계의 표현이며 생활 방식이다. 한 사회가 독특한 특성을 지니게 하여, 다른 사회와 구별될 수 있도록 하고, 각 구성원들을 사회적으로 통합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도 문화다. 또한, 문화는 사회 구성원들의 철학적, 정신적 가치를 미술품, 음악, 종교, 구조물, 영상물 등의 매체로 표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이 매체들을 통틀어 ‘문화콘텐츠’라고 한다.


서양인들에게 물어 보면 아시아라 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나라가 일본이다.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완전, 비스킷을 보듯 한다. 왜? 무엇이 서양인들로 하여금 아시아를 떠올리면 일본이 먼저 생각나도록 하였는가? 이는 2차 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차 대전 당시 추축국으로 참전했던 일본은 추축국의 패배로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일본의 창작자들은 패전의 아픔을 정신적으로나마 극복하고자 그간 정부가 군국주의 홍보에 이용해 왔던 문학과 만화, 애니메이션을 이용하여 서양 문화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해 나갈 수 있었으며, 구성원들 간의 연륜을 두텁게 다질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산업화와 근대화를 동시에 이룬 지난 반세기 동안이나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아동의 전유물로 여겼고, 이를 즐기는 사람을 불량배로 취급하였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모두가 담배 피울 시간조차 아까워하며 피땀 흘려 일하던 터라 취미 생활을 즐길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문학 또한, 군사 정권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 억압으로 문학 작가들의 창작 능력이 떨어지고, 터무니없는 책값 인상으로 책을 사서 읽는 사람이 줄어들어 한국 문학의 쇠퇴로 이어졌다.

그러나 만화, 애니메이션에 대한 탄압은 90년대에도 여전했다. 6·29 민주화 선언 이후 많은 민간단체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대대적인 탄압이 이루어졌다. 그 대표 주자가 기독교 여자 청년회(YWCA) 산하 단체인 ‘서울 YWCA 만화 모니터회’다. 애니메이션 매니아(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사람)들은 이들을 가리켜 아줌마 집단이라 부르며 조롱하기도 한다. 소위 ‘아줌마 집단’은 조금만 자기들에게 걸리적거리는 장면이 나오면 구 방송위원회 및 출판사에 편집 혹은 방영, 출판 중지 압력을 넣었다.


하지만, 중앙 기득권층의 탄압도 만만치 않았다. 1997년 7월, 청소년 보호법이 발효되기가 무섭게 일어난 만화사냥으로 많은 만화가들이 구속되었고, 많은 만화 잡지들이 폐간되었으며, 많은 만화방들이 문을 닫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IMF 외환 위기로 말미암아 물가가 오르면서, 만화책을 빌려 읽는 독자가 늘어나자, 생계를 유지하기가 곤란해진 만화가들은 만화책의 가격을 올리게 되었고 이는 또다시 만화가 자신의 빈곤을 심화시키게 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만화가를 꿈꾸던 많은 젊은이들은 그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능력 있는 애니메이터들은 탄압을 피해 일본이나 미국으로 달아나고, 서점에는 소위 ‘일본관’이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일본 문학이 판을 치고 있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두 명이나 배출한 나라다. 너무나 분하지만, 위 내용들은 모두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쓰러져 가는 한국 만화 애니메이션. 누구의 책임인가? 그리고, 이 상황을 누가 바꾸어 나가야 하는가?




탄압받은 한국 만화·애니메이션의 현주소

 

 

한국 만화·애니메이션 탄압은 비상식적인 민간단체, 중앙 기득권층,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기성세대, 방송 회사, 헛소문을 퍼뜨리고, 돈이 적게 들어가는 방법만 찾으면서, 성우계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 한국 성우들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우리 스스로에 의해 대규모로 이루어졌다.

 

 


첫째, 민간단체의 탄압이다.

 

많고 많은 민간단체들 중에 탄압에 가장 앞장섰던 세력은 앞에서 말한 서울 YWCA 만화 모니터회와 같은 YMCA, YWCA 계열 단체들이다.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은아줌마 집단 혹은 ‘YMCA’, ‘YWCA’라 부르면서 손가락질하곤 한다. 이들은 겉으로는 한국 만화·애니메이션의 발전을 표방하였지만, 이들이 보인 행동은 이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기 전에 여러분이 알아두어야 할 점은, 한국의 YMCA와 YWCA의 탄압 활동에 대한 내용 상당수가 헛소문이라는 것이다. 헛소문임에도 믿을 만하며,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다른 일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1987년에 설립된 서울 YWCA 만화 모니터회는 1994년, <서울 YWCA 만화 모니터 지침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탄압 활동을 시작하여, 1999년 초에는 98년 12월부터 99년 2월까지 지상파 방송 3사에서 방영되는 애니메이션들을 상대로 한 모니터링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특히, "절대 용서 못한다"와 같은 극단적인 사고의 빈번한 사용으로 타협과 협조를 거부하는 단정적인 사고를 종용한다’라든지, ‘여자들은 남자에 대한 관심 밖에는 없는 한심한 존재로 표현된다’라거나, ‘여자들은 먹을 것만 좋아한다’는 글귀에서, 한국 YWCA의 의도가 잘 드러나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잣대만을 들이대어, 심지어는 방송위원회(現 방송통신위원회)에 장면 편집 혹은 방영 중지를 요구하기까지 하였다. 2001년, 서울 YWCA 만화 모니터회를 포함한 한국 YWCA 계열 단체들은 삼각 관계를 이유로 KBS에서 방영된 <비밀일기>(원제 :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것이 조기 종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이로써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이 인터넷 게시판을 중심으로 퍼나르는 헛소문이 더욱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더 나아가, 한국 YWCA는 MBC에 <도라에몽> 방영 중지를 요청하고, SBS에도 <드래곤볼Z>의 방영 중지를 요청하여 모두 관철시켰다(한국 YWCA는 관련 게시물들을 삭제해 놓고는 사실무근이라며 은폐/부인하고 있다).

 

또한, ‘서울 YMCA 건전한 비디오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건비연)’은 <이누야사>의 원작가인 ‘다카하시 루미코’의 <란마 1/2>를 포르노 만화라고 평가하여, 만화책과 애니메이션 녹화 비디오가 전량 몰수 및 소각되는 계기를 마련했고, ‘서울 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는 1997년 중반, PC통신 하이텔의 ‘주부동호회(주부동)’ 및 기타 학부모 단체들과 연대하여 <소년기사 라무>(원제 : <NG 기사 라무네 & 40>)와 <달의 요정 세일러문>(원제 :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의 방영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는 등 일본의 저질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을 추방한다는 구실을 덧붙이는 방법으로 한국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말살하는 데 일조하였다.





이들의 만행은 외국산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아기공룡 둘리>에서 희동이가 기저귀만 입고 다니면서 어른에게 낮춤말을 쓴다고, 앞서 설명한 <서울 YWCA 만화 모니터 지침서>를 통해 <아기공룡 둘리>를 저질만화라고 비난했다. 이는 <아기공룡 둘리> 및 그 원저자인 김수정과 관련된 기사에서 자주 거론되어왔던 내용이기도 하다. 실제로, 한 애니메이션 매니아가 김수정을 1997년 애니메이션 엑스포에서 우연히 만나 사인을 받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 애니메이션 매니아가 위 문제를 거론하자, 김수정이 이야기를 그만둘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김수정의 증언으로는 서울 YWCA 만화 모니터회에서 둘리, 또치, 도우너 등이 버릇이 없고, 어른한테 낮춤말을 쓴다는 이유로 공문이 내려왔다고 한다.

 

김수정에게 공문이 내려온 후, 토론회가 열렸다고 한다. 서울 YWCA 만화 모니터회는 계속해서 ‘아이들이 버릇이 없고 고길동도 너무 폭력적이다’라는 말로 <아기공룡 둘리>를 비난했고, 김수정은 ‘심층적으로 둘리가 왜 나쁜지를 따져보자’고 반박했다고 한다. 사실, <아기공룡 둘리>에서 도우너는 고길동을 애완동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세상 누가 애완동물한테 높임말을 쓰겠는가? 그리고 둘리와 또치는 고길동에게는 높임말을 쓴다. 물론, 어른에게 불손하고, 폭력적이며 직설적이라는 이유로, 연재 당시 심의에 따라 장면 삭제 및 편집이 상당 부분 이루어진 상태다. 당시, 서울 YWCA 만화 모니터회는 도우너가 고길동한테 말을 놓으니까 다른 캐릭터들도 말을 놓는 줄 알았던 것이다.

 

기타, <이웃의 토토로>가 괴기 호러물이라며 수입 금지 압력을 행사했다는 소문도 사실로 드러난 지 오래다.





어쨌거니와, 이들은 영화, 연속극에서 나오는 불량한 장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비판이나 비난도 없었다고 한다. 너무나 모순이다. 영화나 연속극에서 창칼이 챙챙 거리고, 총알이며, 화살이며 대포알이 핑핑 날아다니면서 사람들의 피가 사방팔방으로 튀는 것은 별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인가? 그들은 자녀를 하나쯤은 두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녀들을 규제하거나 연소자 관람 불가 설정을 요구하면 될 것인데, 자신들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단순히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억지를 부릴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총칼이 나온다고 어린이들이 총잡이나 칼잡이가 되는 것도 아니고, 피가 흐르는 장면이 나오거나, 화면이 빨갛게 뜬다고 어린이들의 정신이 홰까닥 돌아 버리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대여섯 살 정도의 어린이라면 총칼을 알고, 피가 빨갛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을 얼버무려놓는 것이 오히려 어린이들로 하여금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심의는 가정에서 하는 것이지, 국가나 단체가 나서서 하는 것이 아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을 보고 모방 범죄를 저질렀다면 이는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지, 만화책과 애니메이션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 YWCA 청소년 유해환경 감시단이 1996년에 발표한 <서울 YWCA 청소년 유해환경 감시단 종합보고서>가 문제만화로 지정한 작품은 약 330종에 달한다. 문제만화로 선정된 약 330종은 한 쪽에 한 종씩 실려 있는데, 그 중에는 <명탐정 김전일>(<소년탐정 김전일>), <리니지>, <열혈강호>, <아기와 나>도 있었다. <명탐정 김전일>의 경우는 어린이들이 접하기에 잔인한 부분이 많이 있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수긍할 수 있지만, <아기와 나>에서 한 여학생이 실수로 주인공의 다리 사이를 만지는 장면이 있다는 것이 선정 이유가 되었다는 것은 황당무계하기 이를 데 없다.

 

사실, 이 장면은 초등학생들의 천진난만함을 유머스럽게 보여 주는 시퀀스(sequence)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애당초, <서울 YWCA 청소년 유해환경 감시단 종합보고서>에는 비평 기준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고장난 라디오처럼 반복되는 주장과 무언가를 지적해 내지 못하면 제대로 된 모니터가 아니라는 강박관념이 담겨 있을 뿐이다. 비평의 질도 상당히 낮아서, 한 장의 거지 나부랭이나 소의 엉덩이에 묻은 똥가루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서울 YW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산하 단체인 ‘어린이 영상문화연구회(YeYe)’는 현재까지도 수많은 보고서를 쓰고 이를 언론에 제보하면서 애니메이션에 대한 고정관념과 부정적인 시선을 뿌리내리는 데 앞장을 서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 건물.

 


실제 문제는, 한국 YWCA의 만화 모니터 활동이, 대한민국 정부가 인정한 유일한 만화 모니터 활동이었다는 것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 2기 위원 중 15명이 YWCA 회원이었고, 3대 위원장도 대한 YWCA 연합회 회원이었다. 그리고 최근에 임명된 4기 위원 중에도 서울 YWCA 간사가 두 명 포함되어 있다. 또한, 모니터 자료집이 각 언론사의 보도 자료로 사용되었으며(가져가지 않는 언론사의 경우는 YWCA가 직접 보내준다) YWCA에서는 이 자료집을 간행물윤리위원회에 제출하여 수록 작품들에 대한 제제를 건의했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건강한 시민 단체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이러한 막강한 힘에도 불구하고 YWCA는 더 강한 힘을 갈구한다는 점이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영화, 비디오물의 등급을 매기고, 광고 및 선전물의 청소년에 대한 유해성을 판단하는 기관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박정희가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세운 한국예술문화윤리위원회(예륜)가 시초인데, 이는 1975년 12월, 개정된 공연법에 따라 폐지되어, 이듬해 5월, 한국공연윤리위원회(공륜)으로 부활했으며, 여러 해를 거치면서, 무대 공연물, 악보, 대본, 각본 등에 대한 심의가 폐지되었다. 공연윤리위원회로 바뀐 것은 1986년, 다시 1999년 6월, 개정된 공연법에 따라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2004년 중반, 뇌물을 받고 게임물 심의를 한다는 헛소문 중 일부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2006년 10월에 개정된 게임산업진흥법에 따라 게임물만을 심의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가 분리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전 이화여대 총장이자, 한국 YWCA의 공동 창설자인 김활란

 


더 큰 문제는 바로, 한국 YWCA의 창설자들 중 하나가 친일매국노인 김활란이라는 것! 본디 여성 계몽 운동가였던 김활란은 1937년부터 본격적인 친일 행위를 시작하여 조선총독부의 주도 아래 친일 강연을 하였다. 일제는 1938년, 우리 나라의 YMCA와 YWCA를 일본의 YMCA와 YWCA로 강제로 통합시켰는데, 당시 우리 나라 YWCA의 회장이 김활란이었던 것이다. 이듬해, 그녀는 이화여자전문학교의 교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그러다가, 해방 후부터 1961년까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법을 피해 이화여대 총장으로 근무했다. 한국 최고의 여학교에 친일매국노가 있었다는 것은 매우 분개할 일이다.

 

이들은 타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잣대를 마구 휘두르면서도 자신들에 대한 비평에는 인색하고 ‘관점은 다를 수 있다’는 태도를 보여 왔고,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자신들의 통제력이 증가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좋다는 입장이다. 만일, 자신들의 모니터 활동에 정당성을 부여받기를 원한다면, 한국의 YMCA와 YWCA는 진정한 힘과 다양성의 존중, 자유를 위해 만화가 및 애니메이터들과 함께 기득권 세력의 탄압 공작에 맞서 싸워야 할 것이다. 그 나라 표현의 자유가, 그 나라 서적과 노래, 그리고 영상물의 자유가 곧 그 나라 국민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둘째, 중앙 기득권층의 탄압이다.

 

민간단체의 영향력이 실로 막대하다고는 하지만, 중앙 기득권 세력 또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산업화 당시 한국의 만화· 애니메이션 수준은 일본과 비슷한 상태였다. 그러나 군사 정권은 성장제일주의를 내세워 만화·애니메이션을 즐기는 것을 불온 행위로 간주하여 이러한 사람을 삼청교육대로 끌고 갔으며 혹시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면서 그 내용을 하나하나 검열하였다. 심지어는 연재할 만화책의 내용을 미리 제출할 것을 요구하기까지 하였다. 어른들은 성인군자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야 하며, 어린이들은 도덕 교과서에 등장하는 인물을 닮아야 한다는 것이 당시 심의 규정의 기본이었다.

 

박정희가 5·16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후, 매년 어린이날에는 전국에서 압수한 만화책들을 서울 남산 공원에서 불태우는 이른바, ‘만화 화형식’이 일어났다. 게다가, 박정희가 세운 각종 심의 기구들은 빈곤 계층 및 거지를 등장시키지 말라는 둥, 부녀(父女), 모자(母子), 남매(男妹)가 서로 끌어 안는 장면을 그리지 말라는 둥, 사투리를 집어 넣지 말라는 둥, 경기 장면이 3쪽 이상 나와서는 안 된다는 둥 만화가들의 창작 활동을 억압하였다. 70년대에 들어서는 아예, 그릴 예정인 내용을 미리 제출하라고까지 하였다. 아예 성인층을 겨냥한 만화는 금지해 버렸다. 이리하여, 유명 만화가들 대다수는 전업을 하거나 만화계를 떠났다. 김종래, 산호, 박기정 등 당대의 빼어난 만화가들이 만화계를 떠난 것은 한국 만화계의 커다란 손실이라 할 수 있다.

 

어느 무엇보다도 한국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탄압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청소년보호법이다. 1996년 가을에 발의된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 보호를 빙자하여 위장된 검열을 계속한다는 것이고, 그 검열 판단의 결정을 행정기관이 행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어 언론인과 문화예술인들의 반발에 부딪쳤다. 형법 제 243조 및 미성년자 보호법의 중복 입법인데다가, 법률 자체에 제시된 심의 기준이 너무 포괄적이고 모호하여 죄형 법정주의 5대 원칙 중 하나인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논란에 시달렸지만, 1997년 3월 7일을 기해 법률안이 통과되었다.

 

그 해 7월, 청소년보호법이 발효되기가 무섭게, ‘만화사냥’이 터졌다. 이른바, ‘일진회’라는 폭력서클 사건이 터지자, 각 언론은 폭력서클의 이름이 일본 만화책 <캠퍼스 블루스>의 내용에서 유래된 것이며, 이 만화책의 폭력 장면을 모방하여 잔인한 행동을 한다고 서로 앞다투어 보도하였다. 이에 경찰은 전국의 일선 소매상과 만화방, 책 대여점에 대한 일제 단속을 벌여 만화책을 마구잡이로 압수했고, 미등록 출판사 대표와 만화방 업주 142명을 입건했다. 이어서, 당시 서울지방검찰청은 <천국의 신화>라는 만화책을 근거로, 원작가인 이현세를 청소년에게 나쁜 영향을 준 ‘음란성과 폭력성’ 혐의로 소환하여 법정에 세우고, 이와 동시에 스포츠 신문 연재 만화가 7명을 함께 기소하였다.

 

▲ 이른바 <아기공룡 둘리> 만화책 내용. 빨간색으로 체크된 부분을 주목하라!

 


청소년보호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를 법제화했다는 점이다(청소년보호법 제 45조). 앞서 설명했듯이 그간 법적 근거도 없이 단지 총칼을 등에 업고 사전 검열을 해 왔으며, 이와 동시에 극악에 가까운 심의 규정을 들이대어 많은 서적들을 왜곡조작하여 가짜로 만들어 왔던 악의 축이다. 국내 서점 및 대여점에 나오는 만화책은 모두가 간행물윤리위원회라는 중간 단계를 거쳐서 나온 것이다. 그래서 시중만화책이 ‘만화사냥의 원조’인 것이다. 2003년 2월 27일, 간행물윤리위원회는 출판 및 인쇄진흥법 제 16조에 따라, 설치근거를 이관한다. 약 60명의 현직 위원 중에 만화계 인사가 있기는 하지만 3명뿐이고, 문학·출판계 인사 또한, 15명에 불과하다. 이 상태로는 창작의 자유가 제대로 보장되지 못한다.

 

게다가,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당시 문화체육부 장관 직속으로 설치된, 청소년 유해매체의 여부를 결정하고, 유해매체의 표시, 포장, 격리, 수거, 폐기 등 준사법권을 행사하는 ‘청소년보호위원회’는 7월 15일, 1700여 종의 청소년 유해 매체물 목록을 발표했는데, 이 목록에는 이두호의 <객주>, 허영만의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오지 않는다>, 이희재의 <성질수난>과 한국에서도 인기를 누린 <짱구는 못말려>(원제 : <크레용 신짱>) 같은 만화책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유해 매체물 목록이 간행물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근거로 삼고 있다는 점이며, 목록에 올라온 만화책 상당수가 군사 정권 당시에도 심의필 도장을 받고 청소년들이 보고 있던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만화사냥은 만화책과 만화가에 대한 마녀사냥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매우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사회적 배경을 안고 있으며 간단하게 해결될 수 없는 청소년 문제의 책임을 만화계에 떠넘기면서, ‘폭력적이고 음란한 일본 만화 추방’이라는 타이틀만 화려하게 걸어 놓고, 한국 만화계를 완전히 말살하여 장차, 외국의 만화책이 한국 만화 시장을 장악하게 함으로써 한국을 문화 식민지로 만들기 위한 계락인 것이다. 간추려 말하자면, ‘문제 만화책 추방을 가장한 한국 만화 말살 계획’인 것이다.

 

보도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생활정보 프로그램 등을 제외한 모든 방송 프로그램은 등급 기호가 붙는다. 구 방송위원회는 2001년 2월 1일부터 방송 프로그램 등급제를 실시하여 2007년에 이르러 지금의 방송프로그램 등급제를 확립한다. 방송프로그램을 방영하기 전, 방송사들은 ‘이 프로그램은 ○○세 미만의 어린이(혹은 청소년)가 시청하기에 부적절하므로 보호자의 시청지도가 필요한 프로그램입니다.’ 등의 등급기호 부연설명을 5초 이상 자막으로 띄워야 하며, 방송 시작과 동시에 방송 중 매 10분마다, 중간광고 직후 방송 시작과 동시에 30초 이상 등급기호를 표시하도록 구 방송위원회는 규정하였고,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또한, 이를 지켜 나가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방송통신위원회는 영화, 연속극, 애니메이션에 대한 심의 권한을 행사한다. 영화, 연속극,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볼 수 있는 채색처리, 투명처리 등을 가리켜, 우리는 통상 ‘심의에 걸렸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동일률을 어긴 부분이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KBS에서 <원피스>가 방영되었을 때, 조로의 칼들은 모두 검은색 칠이 되어 있었고, 상디의 담배는 사탕으로 바뀌어 있었다. 하지만, MBC에서 방영된 <장금이의 꿈>은 창칼이 멀쩡하게 나온 채로 방영되었다. 또한, <천하일색 박정금>에서는 단검이 희미하게 처리되어 나왔지만, 각종 역사극에서는 창칼과 화살촉이 피가 묻은 채로 번뜩거렸다.

 

위에서 설명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 기준도 일관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4기 위원 중에 영화계 인사는 13명에 달하지만, 애니메이션계 인사는 한 명도 없다. 또한, 3대 위원장 이경순은 성적 묘사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폭력 묘사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모순을 보였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형식적으로는 비정부 기관이지만, 실상은 철저하게 공권력과 연계되어 있다. 공권력이 연계된 심의 활동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뿐이다. 그렇다고 방종이 정당화되어서는 안 된다.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진 중에 영화계 인사와 애니메이션계 인사가 골고루 분포해 있을 때, 비로소 일관성 있는 심의를 기대할 수 있다.

 

<원피스>와 <장금이의 꿈>의 경우에 대해서, 공영방송과 민영방송(MBC는 준공영방송)의 차이라고 여러분은 반박할 것이다. 아서라, 공영, 민영 핑계 대지 말라. 방송 프로그램의 심의 규정은 어느 방송사에나 똑같이 적용된다. 지상파냐 케이블이냐 위성이냐에 따라서, 공영이냐 민영이냐에 따라서 방송사 자체 심의 규정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를 KBS에서 한다면’, ‘MBC에서 한다면’, ‘SBS에서 한다면’ 등의 제목으로 외국산 애니메이션들이 어떻게 편집될 것인지를 네티즌들 자신의 생각대로 추정해 보는 게시물들을 찾아보면, 이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4년 6월에는 2005년 7월부터 연간 전체 방송 시간에 대한 국산 애니메이션의 편성 비율을 KBS, MBC, SBS는 1% 이상, 기타 방송사는 1.5% 이상, EBS 등의 교육방송사는 0.3% 이상으로 고정하고, 지상파 방송사는 전체 애니메이션 방영 시간의 45% 이상, 케이블 및 위성 방송의 애니메이션 전문 방송사는 35% 이상을 국산으로 충당하며, 외국산 중 특정 1개 국가의 비중이 6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는데, 이를 ‘애니메이션 총량제’라 한다. 또한, 이를 어기면 방송통신위원회가 규정한 과태료를 물도록 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방송사에 대하여 시정 명령을 내리거나 행정 지도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케이블 및 위성 방송의 애니메이션 전문 방송사들은 애니메이션 총량제를, 이 중에서도 특정 1개 국가의 애니메이션 편성 비율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어 규정에 따라 분기당 최고 1000만 원 이상의 과태료를 계속해서 물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한개 국가의 비중을 어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사실, 국산 애니메이션의 편성 비율과 특정 1개 국가의 애니메이션 편성 비율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특정 1개 국가의 애니메이션 편성 비율은 언제나 고정되어 있는 것이므로, 국산 애니메이션의 편성 비율을 높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현재 한국에서 방영되고 있는 서양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어떤가? 일반적으로, 서양 애니메이션이라 하면 미국 애니메이션을 뜻한다. 미국 애니메이션은 월트 디즈니사, 니켈로디언, 카툰네트워크의 애니메이션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자사 브랜드를 달고 있지 않은 방송 채널에는 자사 애니메이션을 공급할 수 없다’는 글로벌 경영 방침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방송사들이 공급받을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방송사들은 특정 1개 국가의 애니메이션 편성 비율을 지키기 위해, 여러 차례에 걸쳐 공급 의뢰를 해 왔지만, 번번히 ‘공급 불가’라는 대답만 돌아온 상황이다.

 

미국 이외 다른 서방 국가는 어떨까? 프랑스와 영국 정도가 있지만, 이들 나라의 애니메이션도 대부분이 3~4세 유아용이며, 초등학생 이상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은 거의 없다. 이것이 한국에서 서양 애니메이션이 방영되는 실태다. 결국, 서양 애니메이션은 돈이 있어도 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방송사들이 영국이나 프랑스의 애니메이션 제작사에 투자 의뢰를 해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가? 어쨌거니와, 이러한 이유로 카툰네트워크 코리아를 제하고 애니메이션 방송사들이 특정 1개 국가의 애니메이션 편성 비율을 지키기 어려웠던 것이다. 특정 1개 국가의 애니메이션 편성 비율을 지키려면, 방송사들은 현재 방영되고 있는 서양 애니메이션의 재방송 비율을 최고 열 배로 올려야 한다. 그러나 이것을 원하는 시청자는 없다.

 

장금이의 꿈

 


만일, 이렇게 서양 애니메이션의 편성 비율을 늘리더라도 애니메이션 총량제의 전부를 지킬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한국 애니메이션계에 득이 될 일은 없다. 게다가, 애니메이션 총량제의 모든 내용은 장차 여러 나라와 자유 무역 협정을 체결하게 될 때, 상대 국가의 요구로 언제든지 대대적인 완화 혹은 폐지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 한국 애니메이션을 살리기 위해 생긴 법이 정작, 한국 애니메이션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일본 애니메이션이 재미가 있고, 이 때문에 일본 애니메이션에만 광고가 몰려들기 때문에, 방송사로서는 어쩔 수 없이 특정 1개 국가의 애니메이션 편성 비율을 어겨야 했던 것이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한국의 방송 법률과 심의 규정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다. 특히, 애니메이션에 관련된 법률과 심의 규정은 어린이의 교육을 위한다는 방침에 맞추어져 있는 것 같아 더더욱 어이가 없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및 기타 방송 관련 부서에 있는 애니메이션 담당자들이 누구인가? 김영삼 정부 시절, 해외에서 통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 아래, ‘라이온 킹 or 쥬라기 공원 = 자동차 수십 만 대’라는 노다지 논리를 앞세워 한국 애니메이션을 지원하겠다며 설쳤다가, 오히려 한국 애니메이션계를 파탄으로 몰아넣은 자들이다. 이들에게 무엇을 바라겠는가? 또한, 진정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을 살리고 싶다면 임시방편이 아니라, 보다 능동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 아닌가?

 

현재 한국 애니메이션 대부분은 인기가 없다. 수도 적을 뿐더러, 어린이층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이 전부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니메이션은 청소년의 정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일부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우 폭력성과 선정성이 높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고 있는데다가, 어린이와 청소년이 일본의 애니메이션만을 볼 경우 일본 문화에만 심취해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없다’는 이유로 특정 1개 국가의 애니메이션 편성 비율을 법률로 정하는 것은 군사 독재 시절, ‘만화는 폭력을 부르니 다 불태우고 어린이 만화만 만들어라’고 압력을 넣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청소년의 정서에 심각한 영향’, ‘폭력성과 선정성이 높다’, ‘심취’라는 구절만으로도 한국의 방송 법률과 심의 규정이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시청률이 높고, 이렇기 때문에 광고가 몰려든다. 따라서, 방송사로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방영하는 것이 이익이다. 순전히 일본 애니메이션이 재미가 있기 때문에 벌금을 물면서도 방영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즐기기 위해서, 그리고 재미가 있기 때문에 보는 것이다. 공부하기 위해, 교육받기 위해 보는 것이 아니다. 애니메이션은 상업적이여야 하며, 교육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위해 있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이다. 시청자들 또한,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재미를 위해 보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를 시작으로 모든 방송 관련 부서는 이제 현실적으로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리하여, 하루빨리 방송 법률과 심의 규정을 개방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방송사들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방송 프로그램에 붙이고 있는 등급 기호는 7세 이상 시청가, 12세 이상 시청가, 15세 이상 시청가, 19세 이상 시청가. 이렇게 네 가지다. 하지만, 등급의 숫자는 ‘모든 연령 시청가’를 포함 하여 5개다. 이 등급 기호는 폭력적, 선정적 장면의 정도에 따라 표기하는 것이 규칙이다. 하지만, 폭력성과 선정성만으로는 등급이 결정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지금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눈이 높아져 자신의 연령에 맞지 않는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보다 방송프로그램 등급제가 더 까다로운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일본에서는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등급을 붙이지 않는다. 폭력성과 선정성 및 언어사용뿐만 아니라 방송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시청자의 이해 수준, 비판적 사고 수준, 공감 수준 등을 모두 감안할 때, 등급제가 제 기능을 갖출 수 있다.

 

게다가, 한국의 만화 심의 제도는 매체별로 지나치게 다원화되어 있고 심의의 일관성이 없다. 단행본과 만화잡지는 간행물윤리위원회가, 만화영화와 비디오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게임은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심의한다. 또한, TV 만화영화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심의한다. 그러나 현재 만화에 대한 사전심의 기준은 전부 아동에 맞춰져있다. 즉 아동만화가 아니면 곧 성인만화다. 청소년 만화란 말은 있지만 심의기준상 청소년 만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우리는 만화영화와 비디오처럼 아동용, 청소년용, 성인용 등으로 세분하는 등급제를 시행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기성세대의 탄압이다.

 

생텍쥐페리의 작품 어린왕자의 머리말에는 ‘어른들은 모두 한때는 어린이였으니까.’ 라는 구절이 나온다. 지금의 기성세대들도 젊은 시절에는 그 당시의 기성세대와 가치 충돌을 한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생텍쥐페리가 위 구절 뒤에 집어넣은 말처럼, 대부분은 그것을 잊어버린 채, 기존의 질서에 순응하여 역시, 현재 젊은 세대들과 가치 충돌을 일으킨다. 필자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부모님과 갈등을 일으킨 적이 가끔씩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한국의 기성 세대는 농경 사회, 산업화 사회, 정보화 사회를 모두 경험한 세대로써, 선진국의 기성 세대와는 상당히 다르다. 따라서, 충돌하는 분야도 다양할 수 밖에 없다.

 

미국의 월트 디즈니사가 만든 <인어공주>가 한국에서 개봉되었을 때, 인어들이 속옷 차림으로 나왔을 때에도, 마지막 부분에서 마녀가 칼에 배를 찔려 관통되는 장면이 연출되었을 때에도, 기타 한국으로 들어온 서양 애니메이션에서 그 나라의 모국어가 간판 등을 통해 나왔을 때에도, 한국의 기성 세대는 스토리상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본의 토에이가 만든 <세일러문>이 한국에서 방영되었을 때, 이들은 세일러 전사들의 전투복이 선정적이라며 방영 중지 서명 운동을 벌였고, <마법기사 레이어스>에서 등장 인물들이 악당과 싸우는 장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편집을 요구했으며, 기타 한국으로 들어온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일어는 억지로 지워서 밋밋하게 해 놓거나 한글을 어색하게 써 넣는 등의 모순됨을 보였다.

 

그리고 월트 디즈니사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키스 장면은 감동적이라며 박수를 쳤던 반면,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키스 장면은 선정적이라며 따지기부터 했다. 게다가, 서양 애니메이션의 주제곡을 원어로 따라 부르면 유식하다거나 영어를 잘 한다며 칭찬해 준 반면, 일본 애니메이션의 주제곡을 일어로 따라 부르면 무조건 친일매국노로 치부하기 일쑤였다. 마지막으로, 서양의 애니메이션이 자막으로 들어오거나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한국어 더빙으로 들어왔을 때에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은 반면,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자막으로 들어오거나 서양의 애니메이션이 한국어 더빙으로 들어왔을 때는 온갖 비난을 늘어놓았다.

 

지금까지도 기성 세대는 영화나 연속극을 보는 사람은 아랑곳하지도 않으면서,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Portable Multimedia Player) 등을 이용해 애니메이션을 보는 사람을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쳐다 보며 혀를 끌끌 차곤 한다. 어렸을 적, <홍길동 67>, <마징가>, <로보트 태권V>,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 등을 보았으면서 말이다. 이렇듯, 영화와 연속극은 문화로 인정하면서, 애니메이션은 문화로 인정하지 않는 행태는 부정적인 의견을 늘어놓고, 심지어는 방송사와 한국 성우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무개념을 양산하는 계기가 되었다. 애니메이션을 볼 때마다 ‘네가 어린아이냐’며 무시당하게 되면 자국민을 낮게 평가하게 되고, 끝에 가서는 조국에 대한 배신감에 사로잡혀 조국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모든 한국인이 알고 있다시피, 한국 사회는 일본을 매우 싫어한다. 왜구(일본 해적) 처리 문제, 임진왜란, 일제 감정기, 그리고 독도 영유권 문제와 후쇼사 역사 교과서 문제 등 여러 분야에서 일본은 한국에게 갖가지 악행을 저지르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저지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일본의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이 학대를 받고,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사실, 서양 여러 나라들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은 ‘한미 자유 무역 협정(FTA)’을 통하여 자동차 수입관세 철폐를 요구하고 있으며, 세계 무역 기구(WTO)는 우루과이 라운드 협정에 따라, 2015년까지 농산물 시장을 완전히 개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 업계와 농민들이 모두 굶어죽든 말든 말이다. 이렇듯, 현재는 세계 모든 나라가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추구하는 시대다.

 

결론적으로, 일본에서 들어왔으며, 일본인이 제작한 것이라는 이유로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서양의 애니메이션에 비해 심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일본의 과오를 무조건 묻어두자는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애니메이션이면서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반일 감정을 품고 있으면서도 한국인들이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일본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잘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KBS의 <상상플러스>에서 진행했던, ‘세대 공감 OLD & NEW(올드 앤 뉴)’ 코너의 사례를 본받아, 세대 간 교류를 통하여 각 세대가 추구하는 문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여야 할 것이다.

 

 


넷째, 방송 회사의 탄압이다.

 

한국방송공사 KBS

 


지금까지 방영된 애니메이션 중 70%는 외국산이다. 다시, 그 중 85~90%가 일본산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발을 제대로 딛지 못한 데에는 국산 애니메이션은 수가 적을 뿐더러, 판권 구입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외국산 애니메이션을 프라임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방영하고, 총량제에 명시된 국산 편성 비율만을 지키기 위해 국산 애니메이션을 새벽녘으로 밀어넣고 방영한 방송사들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특정 1개 국가의 애니메이션 편성 비율은 위에서 설명한 이유가 있이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해도, 프라임 시간대에 국산 애니메이션을 편성할 수 있는 공간만큼은 한두 개 정도라도 충분히 마련해 놓아야 할 것이 아닌가?

 

지상파 방송사도 마찬가지다. 7, 80년대만 해도 밤 8시까지였던 애니메이션 방영 시간대가 90년대에 들어서, KBS와 SBS는 저녁 7시까지, MBC는 저녁 6시까지로 줄어들었다가 2000년대 초반, 연예·오락 프로그램과 연속극이 대량으로 제작되면서 KBS는 저녁 6시까지, MBC와 SBS는 저녁 5시까지로 축소되었다. 그러다가 다시, 2008년 말에는 지상파 방송 3사 모두 저녁 5시까지로 축소된 상태다. 이렇게, 초등 학생들조차도 접하기 힘든 시간대에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을 편성해 놓고는 시청률이 낮으면 조기 종영을 감행하고 애니메이션에 대한 투자금을 줄인다. 방송사들은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이 위축되어 있는 상황인데다가, 애니메이션 판권의 단가가 너무 높다는 변명만 늘어놓을 뿐이다.

 

게다가, 한국방송공사는 2008년 중반, 삼방을 타고 있던 <태극 천자문>의 조기 종영을 감행하고, 그 해 말에는 <치카치카 폼폼이>와 <매직키드 마수리>를 차례로 조기 종영해 버렸다. 조기 종영 알림 멘트에서 사과 내용은 한 마디도 없었다. 이에 앞서, 김수정이 KBS, MBC, SBS를 상대로 <New 아기공룡 둘리>의 방영 판권 거래를 제의했을 때, 한국방송공사는 판권 단가가 너무 높다며 협상 자체를 거부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청률만을 의식하는 편성 관행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선, 방송의 질을 떨어뜨리는 프로그램을 과감히 정리해야 할 것이다. 그 첫 번째가 연예·오락 프로그램이며, 그 다음은 성공한 소재를 우려먹다가 연달아 떡을 치고 있는 연속극 프로그램이다.

 

한국의 지상파 방송사들은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은 하루에 한 개 정도만 편성하고 있는 반면, 연예·오락 프로그램은 하루에 2개 정도, 주말에는 하루에 5개 이상까지 편성한다. 연예·오락 프로그램이 숫자만 늘어나면서, 시청자는 전혀 공감도 하지 않는 코너를 가지고 출연자들끼리만 웃고 즐기는 삼류 프로그램으로 전락하여 방송의 질을 떨어뜨리고, 제작비 및 출연자들에게 지불하는 출연료로 인하여 방송사의 재정 상태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한국의 연예·오락 프로그램은 보통 1시간 분량을 차지하며, 가장 긴 것이 2시간이다. 연예·오락 프로그램 한 개를 줄이면 화당 30분 분량의 애니메이션 두 개를 방영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방송사들은 왜 이러한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인가?

 

2000년대에 들어서, 한국은 드라마 공화국이라 불릴 정도로 연속극의 제작이 늘어났다. 그러나 한국의 연속극 프로그램은 경쟁작이 써서 성공한 소재를 우려먹는 관행이 굳어져, 연예·오락 프로그램과 함께 삼류 프로그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국의 연속극 프로그램은 회당 30분에서 1시간이다. 연속극 프로그램 하나를 줄이면 30분 분량의 애니메이션 한두 개를 방영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아마도, 방송사 직원들의 머리는 장식으로 달려있는 것 같아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일본의 지상파 방송사들은 저녁 6시 30분부터는 상당 분량을 애니메이션에 투자하고, 종합 뉴스는 밤 10시에 방영하며, 연속극 프로그램은 미니 시리즈가 주류인데다가, 한두 달 가량의 간격을 두고 방영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일본의 방송 프로그램 편성 방식을 무조건 따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한국 성우계에는 최상급인 소수의 특A급 성우에게 배역이 집중되는 편중현상이 있다. 현재, 한국성우협회(성협)에 가입되어 있는 성우는 600 ~ 1000명에 달하지만,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성우는 100 ~ 200명 정도에 불과하며, 이 중에서도 성우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성우는 몇 명 안 되는 실정이다. 한국의 성우들은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방송사 성우극회에 입사하여 2 ~ 4년의 전속 과정을 거쳐야 한다. 동시에 한국성우협회의 준회원으로 등록되는데, 이는 한국성우협회 총 회원의 5% 가량을 차지한다. 한국성우협회가 인정하는 전속 성우란, 방송사 공채를 통해 입사하여 정기적으로 봉급을 받는 형식으로 계약되어 있는 성우를 말한다고 한다.

 

따라서, 기업체 등에서 모집하는 전속 성우는 한국성우협회가 인정하는 전속 성우의 범주에 포함될 수 없다고 한다. 전속 과정이 끝나면, ‘프로 성우’로 승격되어 한국성우협회의 정회원으로 등록된다. 이와 동시에 프리랜서(Free Lancer)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조금이라도 이익을 더 보기 위해서 한 방송사에서 잘 나가거나 유명한 성우라면 어느 방송사든지 서로 끌어들이려고 야단법석을 떤다는 것이다. 이는 ‘중복 더빙’이라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일본 성우계가 한 작품 내에서 1인 1역제를 일반화하고, 신인발굴과 기존 성우 재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중복 더빙은 한 작품 내에서 동시에 둘 이상의 등장 인물 혹은 캐릭터의 목소리를 연기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중복 더빙은 일본 성우계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지만 주로 조연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반해, 한국 방송계는 제작비 및 인건비로 인해 많은 성우들을 한꺼번에 사용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제작자나 녹음연출자로서는 중복 캐스팅을 할 수밖에 없는데다가, 인건비를 적게 들이기 위해 ‘인디 성우’를 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인디 성우란, 방송사 아카데미나 성우 학원을 통해 기본기 교육을 마친 예비 성우 즉, 성우 지망생을 말하는데, 문제는 인디 성우를 쓰게 되면서 성우 희망자가 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성우 공채의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성우 공채는 1 ~ 4년 주기로 실시되며, 한 번에 10 ~ 20명 가량이 선발된다. 방송사별 성우 공채 현황을 살펴 보면, SBS와 애니맥스 코리아는 공채를 시행하고 있지 않고 있고, MBC는 2004년을 끝으로 공채를 중단했으며, KBS와 EBS, 그리고 온미디어만이 성우 공채를 계속하고 있는 상태다. 애니원, 챔프, 애니박스를 운영하고 있는 대원방송은 2008년 10월, 12명의 1기 전속 성우 모집을 시작으로 성우 공채에 뛰어들었다. KBS와 EBS는 전속 과정을 거치고 있는 성우를 애니메이션에 투입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투니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온미디어는 6기(2006년) 전속 성우들을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에 투입하고 있다. 그 중에는 조연 혹은 주연까지 투입된 사례도 있다.

 

어쨌거니와, 성우라는 개념은 한국과 일본 이외의 나라에는 없다고 한다. 이들 나라의 성우는 잘 나가는 배우들을 골라 목소리 녹음을 맡긴 것에 불과하다. 내레이션 정도나 할 줄 아는 중·저급 배우들에게 목소리 녹음을 맡길 정도로 더빙 환경이 열악한 기타 아시아권 국가들과, 심지어는 1인 8역 이상의 중복 캐스팅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미국과 유럽에 비하면, 해외 각국의 네티즌은 물론, 한국보다 성우가 훨씬 많은 일본 성우계에서도 호평받고 있는 한국 성우계는 상당히 양호하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성우 물갈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신인 성우도 지속적으로 애니메이션에 나오고 있는 상태다.

 

또한, 자주 쓰이는 성우라 할지라도 연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녹음연출자가 과감히 걸러내기 때문에, 특A급 편중현상은 상당히 완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성우는 단순한 ‘목소리 배우’가 아니다. 성우는 목소리로 연기하기 때문에 쉽게 뜨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성우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말로써 지키는 수호자다. 성우는 라디오 연속극에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는 등장인물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우리나라의 정신’이다.

 

 


다섯째, 우리 스스로의 탄압이다.

 

우리는 정부가 만화책 대여점을 합법화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수 년 전, 만화평론가 박인하가 컬쳐뉴스에 기고한 글이 위 주장이 거짓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 글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대여시스템’과 ‘대여점’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대여시스템은 정당한 판매시장에서 판매되어야할 만화책이 판매시장이 아닌, 대여시장으로 유통되는 만화책의 생산, 유통 구조를 통칭하는 말이다. 대여시장이 판매시장을 대치하고, 흥행의 첫 번째 원칙인 경쟁 구도를 무너뜨린다. 대여시장은 철저한 나눠먹기식 구조이며, 제한되고 한정된 시장이다. 그리고 대여 시장의 크기만큼, 출판사들이 그 수익을 나누어 갖는 것이다.

 

이러한 대여시스템은 50년대 이후부터 존재해 왔는데, 만화책 대여점은 일종의 대여시스템일 뿐이며, 대여점은 대여시스템이 최종적으로 독자와 만나는 형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분배는 반복되는 대여수익이 무시된 채, 한 권의 책에 대한 수익에 한정되어 있다(대여 비디오의 경우, 대여수익이 포함되어 비디오의 판매 가격이 높은 반면, 만화책은 소비자 판매를 위한 가격이므로, 대여수익이 판매가격이 포함되어있지 않다). 따라서, 상업적 기능이 붕괴되어 모든 책이 동일하게 대여점에 깔리면서 만화 발전에 장애물이 된다. 또한, 대여시스템은 무차별적인 양적 독서 행태를 양산하여, 기존 만화 판매시장이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한국의 도서 대여점은 1981년, 아파트를 돌아다니던 이동형 사설 도서관이 시초다. ‘이동형 사설 도서관’은 커다란 화물차에 책을 싣고 여러 아파트를 돌아다니면서 책을 빌려 주는 형식이었다. 그리고 90년대에 젊은 아르바이트생들이 빌딩가를 돌아다니면서 베스트셀러 대여를 도맡았고, 이 후 서서히 주거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도서 대여점이 들어섰던 것이다. 도서 대여를 금지하는 법률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는데, 선진국에서는 지역마다 공공도서관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고(대여점이 생길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후진국에서는 책을 읽을 인프라가 없기 때문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정책방향은 IT산업지원과 부동산 활성화였지 결코 대여점을 지원하거나 창업하라고 장려한 적은 없었다. 오히려 정부는 꽤 오랜 시간동안 이 대여점 문제에 매우 골치아파하고 있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90년대 초반부터 주거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서서히 대여점이 늘어나자, 출판단체들은 정부에 계속 압력을 넣었고,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작권법 개정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1997년 문화체육부는 한국출판연구소에 의뢰해 <도서대여점 실태 분석 및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대안으로 ‘대여권’이 등장한 것이다. 또한, 현재 만화시장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대여점은 90년대 초반에 들어선 일반 도서 대여점이 아니라, 1997년부터 늘어난 만화책 대여점인 것이다.

 

이렇듯, 만화책 대여점이 늘어난 이후로 정확한 정보나 정교한 여론 조성보다는 ‘그랬다더라’는 추론을 난무했고, 인터넷 게시판을 중심으로 이 왜곡된 사실을 과장하여 퍼나르면서도, 우리는 만화책을 대여 혹은 불법 복사를 통해 읽고 있다. ‘내가 할 일’을 고민하기 보다는 ‘남에 대한 비난’에 열을 올리는 것이 과연, 한국 만화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불황에 빠진 출판 시장의 대안으로 유력하게 기능할 만화에 대한 여러 장점을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 대여점을 지원했다는 식의 근거 없는 추론과 원망, 그리고 대여점이 아니라 우리의 패배의식이 문제다. 따라서, 우리의 주장을 바꾸어야 할 것이며, 청원하지 말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가 접하고 있는 외국산 애니메이션은 현지 네티즌들이 불법으로 찍어서 보내주거나, DVD 버전을 샀다는 국내 네티즌들이 그 파일을 불법으로 올린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국산 애니메이션은 파일 공유 사이트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없다. 정부 기관이 클럽박스 등을 상대로 단속을 하고 있지만, 효과는 별로 없다. 우리는 입으로는 한결같이 불법 복제를 근절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대부분은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하여 본다. 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품을 사서 보려고 해도 돈이 없다. 그러나 불법 복제는 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소비자 자신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라이트 노벨(Light Novel) 원작 애니메이션 <제로의 사역마>의 루이즈

 


또한, 더빙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젊은이들이 한국어 더빙판에 대한 좋지 않은 소리를 난무하면서, 애니메이션 방송사에 대하여 자막 방송 혹은 방송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대한민국에서 방영될 때는 99%가 한국어 더빙으로 방송된다. 그러나 요즘에는 일본판 동영상이 방송 후 적어도 3일 내에 인터넷에 뜨는 관계로, 일본판을 먼저 접하는 경우가 늘어났고 자연히 한국어 더빙판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진 것이다. 최근에는 방송사를 욕하는가하면 심지어 한국 성우들까지도 싸잡아 비난하는 무개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일단 더빙을 하게 되면 목소리가 바뀌는 것은 둘째 치고 언어 자체가 달라진다. 당연히 억양이나 높낮이 등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일본어는 일본에서 최적화된 언어다. 당연히 한국에서 쓰이는 한국어와는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른바, ‘일빠’로 불리우는 신종 친일파들은 무조건 ‘일본판’이라는 한정된 기준으로 일어의 억양과 높낮이만이 옳다고 주장하고, 한국어로 더빙된 것은 무조건 틀리다고 주장하고 있는 실태다. ‘교과서 읽기’, ‘감정이 없다’는 의견은 일본어의 뚜렷한 높낮이가 무조건 옳다는 착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일본 성우는 연기력 자체가 없고, 한국 성우는 연기력이 뛰어난 반면, 목소리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 문제는 신종 친일파들이 일본 성우의 단점은 제대로 찾지도 못하면서, 한국 성우의 단점은 정말 쉽게 찾는다는 것이다.

 

애당초, ‘캐릭터에게 맞는 목소리’라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 예를 들어, 10대 여고생의 목소리가 어느 하나만 있는 것인가? 중요한 건 ‘연기’ 자체다. ‘연기’라는 개념은 ‘목소리’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목소리는 선천적인 요소이고, 연기라는 것은 상황에 맞게, 또한 캐릭터의 성격/특성에 맞춰서 목소리를 조절하는 것이다. 그런데 신종 친일파들은 연기력과 목소리를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일본판은 최초로 완성된 결과물이므로 이것이 원판이며, 기준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은 우선, 움직이는 화면을 만들고 나서 그 다음에 더빙이 진행되는 방식으로 제작되는 매체다. 더빙을 하려면 성우를 섭외해야 하는데, 그 기준은 애니메이션 내에서 찾아낸 캐릭터의 특성과 성격, 연령대 등이다.

 

애니메이션 더빙이라는 것은, 녹음연출자가 애니메이션 내에 있는 정해진 기준에 따른 여러 가지 목소리를 검토한 후에 비로소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판도 결국에는 성우들을 섭외하여 일본어로 더빙한 하나의 결과물에 불과한 것이다. 애니메이션 더빙은 확실하게, 분명하게 정해진 기준이 있고 그에 따른 방안이 복수이기 때문에 달라지는 것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또한, 신종 친일파들은 먼저 접한 일본판을 대입하여 한국어 더빙판에서는 캐릭터의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미지에 어울린다고 주장하려면 어떠한 이미지가 있으며, 어떠한 측면에서 그 이미지에 어울리는 것인가를 설명해야 하는데, 신종 친일파들 중에서 이러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한다.

 

다음은 <제로의 사역마>의 ‘루이즈’와 <작안의 샤나>의 ‘샤나’에게서 찾아 볼 수 있는 ‘츤데레’에 대한 이야기다. 츤데레란 쉽게 말하자면 속으로는 좋아하면서 겉으로는 ‘오달지게’ 튕기는, 일명 ‘새침데기’다. 신종 친일파들은 ‘한국 성우들은 츤데레 연기가 전혀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애니맥스판 제로의 사역마의 루이즈. 신종 친일파들은 애니맥스판 제로의 사역마의 루이즈가 츤데레가 아니라고 하지만, 이것은 단지, 쿠기미야 리에의 ‘코맹맹이끼가 들어가 상당히 귀여운 목소리’ 자체에 지나치게 심취하여, 문선희의 연기를 폄훼하고 있을 뿐, 진정으로 츤데레 연기에 대해서 꿰뚫어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루이즈라는 캐릭터 자체가 반드시 코맹맹이끼가 있는 귀여운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인가? 한국어 더빙판을 올바르게 평가하려면, ‘캐릭터의 성격/특성 및 대본의 상황’을 한국 성우들이 제대로 숙지했는지를 보아야 할 것이 아닌가? 또한, 츤데레라는 것은 최근에 등장한 용어이긴 하지만, 흔하게 볼 수 있는 감정이며, 연애를 다룬 애니메이션에서라면 자주 볼 수 있는 패턴이다.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툭 떨어진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내에서 성우가 되려면 위에서 설명했듯이 입사후 2 ~ 4년의 전속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신종 친일파들의 주장대로라면, 츤데레를 연기하지 못하는 사람은 첫 관문에서 탈락해야 할 것이다.

 

신종 친일파들은 ‘초딩화’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여기에서도 상당한 모순을 찾아볼 수 있다. 초등학생들이 보고 나서 그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하게 되면, 그 애니메이션이 초등학생용 애니메이션으로 오해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애니메이션이 특정 연령대만의 전유물인가?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한국에서는 ‘애니메이션 = 아동용’이라는 인식이 굉장히 강하다. 물론, 더빙 반대자들도 여기에 대해 상당히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애니메이션 매니아 상당수가 애니메이션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애니메이션을 초등학생들이 본다는 이유로 그 애니메이션이 초등학생용이 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에 등장하는 요술봉들

 


초등학생들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따라하거나 언급하는 것을 우리가 막아야 할 이유는 없다. 솔직히, 더빙 반대자들 상당수가 중학생 이하인데, 이들은 어렸을 적에 애니메이션을 한 번도 보지 않았다는 말인가?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는 말은 이들을 위해서 있는 말일 것이다. 결국에는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이 앞장서서 애니메이션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일부 성인용 등을 제외하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문화다.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못박을 권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 애니메이션을 자기네들만의 전유물로 여기는 것이 ‘애니메이션 = 아동용’이라는 인식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똑같은 것이다. 위의 경우와 반대로, 저연령층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을 성인들이 본다는 이유로 그 애니메이션이 성인용이 되는 것도 아니다.

 

국내에서 팬시상품이 출시되면 초등학생들이 사 간다는 이유로 국내 방영을 반대하는 자들도 있다. 그런데, 일본 및 기타 제3국가에서 <드래곤볼>이나 <세일러문> 등의 팬시상품이 출시되어서 그 나라의 어린이들이 사가는 것은 왜 가만히 놔두고 있으며, 대체 그들은 무슨 권리로 팬시상품을 판매하라 마라면서 떠드는 것인가? 팬시상품 등과 같은 캐릭터 콘텐츠 마케팅은 제작사의 전략에 따라(원작이 있는 애니메이션의 경우, 원작자의 동의 하에), 제작사와 현지 라이센스 업체가 정당한 절차를 밟아서 계약하여 이루어지는 사업이다. 2008년부터 투니버스에서 방영된 <가정교사 히트맨 리본>의 경우, 캐릭터 상품의 활성화로 인한 수익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팬시상품이 판매될 일이 없겠지만, 있다면 이는 제작사와 국내 라이센스 업체의 고유 권한이다. 이것을 막을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

 

엉터리 주장을 하면서, 신종 친일파들은 팬시상품을 판매하지 말라고 떠든다. 또한, 그들은 ‘우리는 애니메이션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강변한다. 아서라, 핑계 대지 말라. 진정으로 애니메이션을 사랑한다면 이것을 존중해야지, 왜 방해하는 것인가? 어렸을 적, <선가드>(원제 : <태양의 용자 파이버드>)와 <다간> 등의 로봇 만화에 나오는 로봇들을 사달라고 부모님을 졸랐고, <웨딩피치>와 <세일러문> 등의 마법 소녀 만화에 나오는 요술봉을 갖고 놀면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로 장식된 운동화를 신고, 가방을 메고 학교에 다녔던 우리가 아니었던가? 결론적으로, ‘초딩화’라는 용어 자체는 들이대는 구실만 다를 뿐이지, 실상은 한국의 YMCA 및 YWCA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다는 것을 신종 친일파들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종 친일파들은 제목이나 등장인물의 이름이 바뀐 것을 두고 원작 훼손이라고 한다. 제목이나 등장인물의 이름을 바꾸어서 방영하기 위해서는 제작사 및 원작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다시 말해, 국내에서 제목이 바뀌었거나 등장인물 이름이 바뀐 경우는 제작사 및 원작자가 그렇게 해도 좋다고 해준 사례라는 것이다. 타이틀이 바뀌고 등장인물의 이름이 바뀌었다고 해서, 줄거리 전체가 뒤바뀌거나 작화가 망가지는 일은 없다. 그리고 한국어 더빙판의 이름이 유치하다고 우겨대는 자들이 있는데, 일본판의 이름들도 일본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이름들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설명해도, 신종 친일파들은 일본판의 이름은 세련되어 보이고, 한국어 더빙판의 이름은 촌스러워 보일 것이다. 이럴 바에는, 아예 일본 이름으로 창씨 개명을 해 버리지, 무슨 이유로 한국어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기타, 한국 만화·애니메이션 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자들은 우리나라처럼 만화 및 애니메이션을 아동의 전유물로 여기고 있는 국제 사회다. 이 상태에서 한국 만화·애니메이션의 탄압 실태를 국제 사회에 폭로하여 지지 세력을 끌어 모으는 것은 매우 어렵다. 우리는 쉬운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국 문학, 만화, 애니메이션의 현재 상황과 탄압의 실체를 먼저 파악한 후, 내부에 있는 탄압 세력을 처단 및 교화해 나가는 것이다.

 

 


4. 위기에 몰린 한국 문화콘텐츠

 

제 8대 국제 연합(UN) 사무총장 반기문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근면성을 바탕으로 서양 여러 나라들이 수 세기에 걸쳐 힘들게 이룬 근대화를 겨우 반세기만에 이루어 내는 쾌거를 보였다. 경제 수준은 세계 10위권의 문턱에 다가가고 있으며, 여러 가지 국제기구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여 1996년에는 2년 순번제로 선임되는 국제 연합 안전 보장 이사회의 비상임 이사국으로 선출되어 국제 연합 56차 총회에서는 한 달씩 돌아가면서 맡는 국제연합 총회 의장을 당시, 외교 통상부 장관이자, 현직 국무총리인 한승수가 맡기도 했다. 또한, 2007년에는 반기문 전 외교 통상부 장관이 코피 아난의 뒤를 이어 제 8대 국제 연합 사무총장으로 임명되었다.

 

이렇게 한국의 위상이 세계적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가 서양 여러 나라들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로, 서양 여러 나라들은 아직 한국에 대한 정보를 많이 모른다. 있다면,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이며 6·25 전쟁의 발발지라는 것. 믿어지지 않는다면, 서양인들에게 우리 한국을 어떻게 알게 되었느냐고 물어 보라. 열에 아홉은 6·25 전쟁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것만 들어보아도 아직 한국이 세계에서 그다지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을 상징할 만한 문화 코드나 유형·무형 자산이 없을뿐더러 한국을 세계에 바르게 알리려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웃 나라인 일본에서는 문학과 만화, 애니메이션이 하나의 문화로 간주되고 있고, 이렇기 때문에 투자가 활성화되어 지금도 계속해서 여러가지 콘텐츠를 생산해 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처럼, 정부가 돈을 지원했기 때문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최근에야 국가 주도의 지원 제도가 생기는 추세이지만, 이미 자생적인 방법으로 성숙해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계에게 지원 제도가 먹혀 들어갈 리 없다.

 

1993년에 <라이온 킹>이 들어왔고, 1994년에 <쥬라기 공원>이 들어왔다. 이로써, 위에서 설명한 ‘라이온 킹 or 쥬라기 공원 = 자동차 수십 만 대’라는 노다지 논리가 생겨나게 되었고, 이것이 현재 정부의 애니메이션 지원 정책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1967년, 신동헌의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을 시작으로, 1980년대까지 <아기공룡 둘리>, <달려라 하니>, <천방지축 하니>, <머털도사>, <떠돌이 까치>, <독고탁>과 같은 만화 원작의 애니메이션이 텔레비전을 통해 등장했다. 그러다가 90년대 중반부터 <블루시걸>, <헝그리 베스트5>, <아마게돈>과 같은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한국 애니메이션계에 대한 지원을 시작한 시점과 완전히 일치한다.

 

해외에서 통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명목 아래, 많은 사람이 달려들었다. 그러나 허허벌판에다가 갑자기 사과나무 한 그루를 푹 쑤셔 심는다고 해서 풍요로운 과수원이 생기는 건 아니다.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자꾸 심는다. 단 한 방에 성과를 보고 싶어서다. <원더풀 데이즈>는 이렇게 비뚤어진 욕망이 만들어 낸 희대의 실패작인 것이다. 애니메이션 한 편을 만드는 데 30억 원에서 많게는 100억 원 가량의 돈이 들어가는 이유가 무엇인가? 모두가 한 방에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새로 쓰고 미야자키 하야오와 같은 영웅이 되기를 열망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단 한 방에 <공각기동대>나 <아키라>와 같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돈만 쏟아붓는다. 언론도 화려한 수사를 동원해 창작자들에게 바람을 넣는다. 그래서 한 편을 만드는 데 7년이 걸리고 10년이 걸린다. 외국인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를 만들고 시나리오를 개발하면서 제작비만 느는 것이다. 이러한 애니메이션 속에 한국 문화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처음부터 해외에서 통하는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면, 우리 문화는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한국의 애니메이션계에게도 일본의 애니메이션계처럼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었고, 1980년대까지는 그렇게 성장해 왔다. 그런데 국가가 나서서 그 싹을 짓밟아 없애 말려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오로지 돈 때문이었다. 결국 돈을 벌지도 못했다.

 

삼성전자는 ‘Made in Korea’ 라는 상표를 제품에 붙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앞서 말했듯이, 서양인들은 여전히 한국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이며 6·25 전쟁의 발발지’ 쯤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서양 여러 나라들이 한국을 알게 된 계기도 순전히 6·25 전쟁 때문이 아닌가? 이러니, 삼성전자는 ‘Made in Korea’ 라는 상표를 단 제품이 잘 팔리지 않는 것은 불 보듯 뻔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배용준(일명 욘사마)이 나오기 전, 보수적인 일본인들은 한국인을 가리켜 ‘조센징’ 이라고 부르면서 하등 민족으로 비하하였다. 그러나 배용준 주연의 연속극 ‘겨울연가’가 일본으로 수출되면서, 배용준은 많은 일본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기타 동방신기, 보아 등의 활약도 매우 컸다. 이들은 한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시선을 바꾸는 데 기여하였지만, 아직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21세기는 지식, 정보 산업이 국력을 좌우하는 시기다. 그러나 한국의 문학, 만화 애니메이션은 예술로 인정받지도 못한 채 대대적으로, 복합적으로 탄압을 받아 갈수록 뒷걸음질만 치고 있으며, 기계 문맹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재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 하청 작업에 의존하여 얻은 세계 제 3의 만화·애니메이션 강국이라는 명성마저 잃을 위기에 놓여 있다. 불과 수십 년 만에 한국과 일본의 문학, 만화, 애니메이션의 수준의 차이가 크게 벌어진 까닭은 아직까지도, 이들 문화콘텐츠가 하나의 문화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한반도>에서 나온 이 대사를 기억하는가? ‘가장 큰 적은 우리 내부에 있어!’ 라는 말을.

 

이것은 우리로 하여금 내부의 적을 먼저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우선 우리는 끊임없는 음해, 욕설, 도발, 폭동, 파괴로써 군사 정권의 잔당과 친외세 세력을 몰아내고, 감정보다는 논리적인 반박으로 신종 친일파들의 물타기를 격파 분쇄하면서 그들을 정화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민중의 지지가 필요하다.

 

우선 YMCA와 YWCA의 모니터 활동, 간행물윤리위원회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실체를 먼저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레 한국의 문학, 만화 애니메이션의 현재 상황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보일 것이다. 다음으로는, 한국 문학, 만화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탄압을 받았는지, 이들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 준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우리도 외국 문화의 침범에 맞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문학, 만화, 애니메이션이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는 풍토와,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법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거창한 기술 뽐내기에 불과한 ‘3D 증후군’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 애니메이션계는 일본은 2D 셀 애니메이션 강국이지만, 3D는 한국이 한 수 위라며 3D가 대안이라고 했다. 그러나 3D 애니메이션은 <빼곰>과 <뽀롱뽀롱 뽀로로>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엄청난 제작비를 들이고도 아주 나쁜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성공한 3D 코드의 경우는 어디까지나 어린이를 겨냥한 특수한 시장이라는 것이다. 이런 3D 코드가 일반인들에게도 먹힐까? 3D 영화 베오울프가 모든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3D는 오로지, 비주얼 도구에 불과했던 것이다. 애니메이션 강국인 일본도 여전히 2D 셀 애니메이션이 강세다. 궁극으로 치닫는 컴퓨터 기술도 결코 침범할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이 셀 애니메이션 안에 있기 때문이다. 최초 3D 미소녀 게임인 <두근두근 메모리얼3>가 떡을 친 것도 이 때문이다. 3D가 대세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사실은, 셀 애니메이션에 대한 노하우와 기술, 능력, 자신이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는 자기가 밥을 못하니까 매일 식구들에게 빵만 먹이는 것과 같다.

 

이렇듯, 현재 한국 애니메이션 대다수는 그림체 및 작화는 매우 화려하고 예쁘지만, 스토리가 뒷받침이 되어 주지 못하고 있다. <마리 이야기>의 경우, ‘이게 무슨 이야기야?’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렇다고 캐릭터가 살아있는 것도 아니다. <천년여우 여우비>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들고,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맥이 빠지는 기분이 든다. 게다가, <아치와 시팍>은 스토리가 완전히 엽기적으로 흘러간다. 이러한 애니메이션은 대중화와는 거리가 멀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감흥에 빠져 들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스토리다. 시나리오가 탄탄하면 이외 요소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사람을 끌어모을 수 있다. 무엇이든지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90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에 쓰이는 동화는 6만 장 정도. 장당 평균 천 원으로 가정하면 6천만 원이다. 배경은 보통 장당 10만 원, 총 1000개의 배경 컷이 들어간다면 1억 원이다. 여기에 원화 및 작화 비용을 추가하면 총 제작비는 3억 원이 된다. 예산에서 누락된 부분이 있을지 몰라 아주 후하게 더 들여도 4억 원이다. 따라서, 애니메이션 한 편을 만드는 데는 4억 원이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원작 만화를 애니메이션화 하는 경우, 사전에 기획이 완벽하게 끝나 있다면 A급 캐릭터 디자이너를 고용하고 원작 만화 구입과 시나리오, 배경 설정, 기타 비용을 모두 합쳐도 2억 원이면 된다. 따라서, 6억 원이면 충분히 애니메이션 한 편을 만들 수 있고, 그 과정을 거치는 동안 걸리는 시간도 2년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야자키 하야오와 같은 영웅이 아니라, 국내에서 다양하게 선보일 수 있는 저예산 애니메이션이다. 30억에서 100억 원에 달하는 돈을 잘게 쪼개어 6억에서 많게는 10억 원이 들어가는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내수 시장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한국의 애니메이션이 사랑받야, 해외에서도 좋아할 만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창작 애니메이션에 대한 욕심을 줄이고, 상품성이 어느 정도 증명된 원작 만화의 애니메이션화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방송사와 배급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애니메이션의 배급 활로를 구축해야 한다. 애니메이션은 영웅이나 국가가 나서서 키우는 것이 아니다. 관객과 시청자가 키우는 것이다.

 

우리는 더욱이 민중 속으로 들어가 민중과 손을 잡고 탄압 세력들을 처단하고 무지한 민중을 교화하여, 문학, 만화, 애니메이션의 미(美)를 알리고, 이들 문화콘텐츠에 대한 아집과 편견을 뿌리 뽑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서두를 필요는 없다. 먼저, 탄압의 실상과 전 세계의 문학, 만화, 애니메이션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습득하라. 그런 다음 차차 교화 대상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라. 이렇게 한다면, 우리는 어느 나라와 겨루어도 손색없는 문화 강국 대한민국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 출처 온누리에 빛의 구슬을

스타트렉 (2009, J.J. 에이브람스)

2009.05.11 17:12 | CAPSULE☺모음 | 송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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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AFKN에서 오후 5시 30분쯤이면 볼 수 있었던 외화.

 

정규 방송이 6시 부터였기 때문에 막간을 이용해 보기에는 딱 이었는데..

그러한 AFKN의 저변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한편씩 만들어진 극장판들은 한국에서 쫄딱 망하거나 아예 수입이 되지 않아

한국 관객의 기호와는 매우 동떨어진 차원에서 머무는 시리즈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새소년의 별책부록 만화왕국에는..

박동파 선생이 '스타트렉'의 만화를 그 놀라운 인체 댓생력으로 매회 연재해 주셨고..

 

흥행은 되지 않아도 존재감은 남아 있는 작품으로 꽤 오래 머물러 주셨는데...

 

결국 어려서 '스타트렉'을 보고 자란 J.J 에이브람스에 의해서..

정말 제대로 비기닝 편이 만들어 지신 듯 싶다.

 

 

그동안 '스타트렉' 시리즈가 한국에서 외면 당한 가장 큰 이유는..

 

'스타워즈'를 방불케하는 전우주적 세계관과..

그나마 '스타워즈'에서는 판타지로 뭉개고 갔던 과학적 가설과 이론에 너무 무게를 두어..

 

보고 있으면 머리 아픈 SF 영화의 대명사가 되어 버린 측면이 강했는데...





물론.. 이번 비기닝 편도 시간차원 테마를 소재로 해서 살짝 위험 요소가 있기는 했지만..

 

이미 TV 시리즈 '로스트'의 그 꽈배기 스토리 라인을 주물르고 있는 J.J 감독에게

이쯤은 간만에 머리 식혀 주는 영화 정도로 밖에 안보인다.. ㅋㅋ

 

 

개인적으로 포스트 스필버그에 가장 근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J.J 에이브럼스.

 

그의 영화들을 계속해서 기대할 수 밖에 없을 듯 싶다.

 




 



'스타트렉'하면 커크 선장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계시지만..
역시 '스타트렉'의 아이콘은 스포크다.

바로 그 원조 스포크를 연기했던.. 레너드 니모이(올해 나이가 78세 던가?)가
영화에 다시 나오는 것을 보고.. 완전 감동 받아 버렸다..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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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탄생: 울버린 (2009, 개빈 후드)

2009.05.11 17:02 | CAPSULE☺모음 | 송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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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마이 영화냐, 아니냐를 구분하는 관점으로

비쥬얼을 우선 심사 항목에 넣고 평가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요새는 시대가 좋아져.. 때깔 좋은 싼마이 영화들이 설쳐대는 지라..

눈으로는 정확히 감정해 내기가 꽤 어려운 지경이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싼마이 영화를 골라 낼 때.. 오히려 집중하는 부분은..

 

비쥬얼 보다는.. 랭귀지 쪽이다.

 

 

대사빨의 수준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으면..

 

이 영화가 얼마짜리 시나리오 작가를 썼는지..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가 저 정도 급수라면..

그에 비례해 영화 전체의 버짓을 추산해 볼 수 있게 된다.

 

 

물론 한국 영화의 경우는..

저러한 비례로 추정해 낼 수 없는 놀라운 물건들이 곧잘 나오는 구조라서 예외지만;;

 

 

고도로 시스템화 되어 있는 할리우드의 영화의 경우는..

 

시나리오에 얼마의 돈을 투자했느냐가 그대로 비례한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그에 준하는 흥행 기록이 만들어지는 사례가 많다고 본다.

 

 

유능한 각본가를 평균 3명씩 포진 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감독인 브라이언 싱어까지

시나리오 작업에 함께 참여했던 전작 엑스맨 시리즈.

 

그렇기 때문에.. 심은 만큼 나온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떻게보면.. 탄생이라는 측면에서..

전작들 보다도 더 탄탄한 시나리오가 필요했던 것이 이번 '울버린'이었다고 생각하는데..

 

흠... 참으로 안타깝다..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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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퀸 (2007, 스티븐 프리어스)

2009.05.11 16:58 | CAPSULE☺모음 | 송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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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절묘한 시기에 이 영화를 '주말의 명화'로 편성 하셨다.. ㅋ

 

물론 영화야 3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지난해 촛불정국 당시에 MB의 똥고집과

이 영화 속 엘리자베스 2세의 모습은 여러 각도에서 막상막하의 대조를 이룬다.

 

 

결국 국민의 촛불 앞에 굴복(?)하게 되는 여왕.

 

하지만 그러면서도 기풍을 잃지 않는 모습..

인상적이었다.

 

 

왕이란 겉모습 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왕의 자질을 갖춘 피가 몸 속에 흐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아직도 왕(그것도 여왕!)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는 영국의 진면목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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