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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미야자키 하야오의 '벼랑 위의 포뇨'

2008.12.11 00:18 | CAPSULE☺애니 | 송락현

http://kr.blog.yahoo.com/anicapsule/8949 주소복사

 



일단.. 매우 반가운 마음이 앞섭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직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세 번째 은퇴 의사를 접하면서 이번에는 정말로 떠나는구나 하는 생각에 많은 아쉬움이 교차했었습니다만.. ㅜ.ㅡ


그로부터 4년 후, 다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극장에서 만날 수 있게되니 반가운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거장과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특혜라고 할 수 있겠지요.. ^^




흠.. 그런데 말입니다.

문제는 이 작품이 만들어지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나 스튜디오 지브리의 스탭들에게 너무나도 험난하고 힘든 진행이었다는 것입니다.. ㅜ.ㅡ

호소다 마모루(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같은 대기만성형 감독을 내치면서까지 친아들인 미야자키 고로에게 운명을 걸었던 스튜디오 지브리는, 바로 그 아들이 만든 게드 전기라는 작품 하나 때문에 여러 가지 오명(*2006년 일본 최악의 영화 1위)을 뒤집어 써야 했고..


결국 그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이미 3번이나 은퇴 의사를 밝혔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다시 현장에 복귀해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애처로운 모양새가 되었다는 것이겠지요.(마치 무슨 아들의 카드 빚을 변재하기 위해 늙은 부모가 대신 일터에 나가야 하는 듯한.. ㅜ.ㅡ)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어느 때 보다 신속하게 차기작(벼랑 위의 포뇨) 계획을 발표했던 당시 스튜디오 지브리의 홈페이지. 2005년 3월 모기업 도쿠마 서점의 경영 악화로 홀로서기에 돌입한 스튜디오 지브리는 자립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게드전기>의 제작을 무리하게 추진한 측면이 있었고, 물론 <게드전기>는 흥행적으로는 성공하지만 악평이 쏟아지자 서둘러 이것을 봉합하기 위해 차기작은 다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직접 만드는 작품임을 강조함.




뭐.. 이런 비하인드가 있었다는 전제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 벼랑 위의 포뇨는 그 어느 때 보다 복잡했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본인의 심경이 작품 속에 교차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외형적으로 이 작품은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모티브로하고 있다고 여러 소개 자료에서 밝히고 있는데요. 하지만 그것은 단지 ‘인간이 되고 싶은 인면어’의 설정만 따왔다고 보면 될 것 같고 그보다 중요한 부분은 작품 속 캐릭터들의 상관관계라고 보여 집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큰 대립각을 이루는 것은, 자신이 정한 룰 대로 바다 제국을 통제하고 운영하는 아버지 후지모토와 그런 아버지에 반발하여 룰을 깨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인간 소년 '소스케'를 좋아해 버리게 된 것)을 하고 싶어하는 천방지축 소녀(?) 포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 후지모토의 캐릭터 디자인은 보는 사람들까지도 권태롭게 만들 정도로 축 쳐져있고 엄청난 다크서클의 압박이 스크린을 긁으며 지나다니죠. 역대 그 어떤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생기 없는 캐릭터입니다.(심지어 악역들조차 생기가 분출했던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이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저 캐릭터(후지모토)의 다크서클을 계속 어둡게 만드는 것이 인간이 되겠다고 생떼를 쓰는 딸 포뇨인 것이죠.



미야자키 하야오의 개인적 고뇌가 반영된 캐릭터 설정(마치 자신과 자신의 아들 관계를 은유하는 듯한)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것은 왜 이 작품의 제목이 ‘벼랑' 위의 포뇨가 되었나하는 부분과도 연관지어 유추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흠.. 그것은 마치
자기 새끼를 더 강하게 키우기 위해 ‘벼랑’ 위에서 떠미는 사자 부모의 심정이라고 할까요? <게드전기> 같이 거대한 작품의 감독을 한번도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해 보지 않았던 친아들에게 맡기기 까지 미야자키 감독도 많이 고심을 했겠지요.

하지만 작품은 만들어졌고 이후 엄청난 악평들이 쏟아지면서 아들이 상처 받는 모습을 보게 되자, 뭔가의 메시지를 작품으로 만들어 아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아들과 손주에게 보여주려고 만들었다고 말함.. ^^) 



극중에서 포뇨가 말도 안되는 요구들을 하지만, 그것들에 대해서 한숨 쉬며 완고히 거부하지 못하는 후지모토의 모습이 그래서 미야자키 감독 본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 싶어서 
살짝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하였고요.. (역시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는 말이.. ㅜ.ㅡ)






다만.. 그럼에도 이 작품을 보신 많은 분들이 토로하는 아쉬움은,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나이를 속일 수 없다는 안타까움일 것입니다.


전성기 시절,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들은 작품의 이미지를 제외하더라도 작품 상의 논리가 완벽했습니다. 적어도 그가 만든 세계관 안에서는 톱니바퀴처럼 맞아 떨어지는 규칙이 있었고 그가 창조한 캐릭터들은 어떠한 스토리 라인 위에서도 일관성을 잃지 않고 사고하며 행동했습니다.


그처럼 완전무결했던 그의 애니메이션 세계의 논리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금이 가기 시작하죠. 원작을 읽어보지 않고서는(적어도 애니메이션만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설정들이 나타나는가 하면 캐릭터의 일관성에도 혼선이 보이기도 하는 등 이전까지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의 완벽한 논리에 작은 구멍이 뚫려 버립니다.
 


그러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경우, 처음부터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들던 작품이 아니라 제작 도중 바통을 이어받은 경우(본래는 호소다 마모루가 만들던 작품)였기 때문에 그것으로 정상참작이 되었고 히사이시 죠의 음악이 어느 때보다 작품의 결점을 훌륭하게 보완해낸 관계로 작품 자체는 큰 성공을 거둡니다.



하지만 아들의 채무를 변재하기 위해 다시 일터에 나와 만든 듯한(ㅜ.ㅜ) 벼랑 위의 포뇨의 논리는, 아무리 이 작품이 저연령 어린이 대상 애니메이션을 표방하고 있다고 치더라도 아쉬운 부분(설정적 오류)들이 눈에 띕니다.


포뇨의 아버지 후지모토부터 한번 살펴보죠. 그는 언젠가 바다의 힘을 재건하기 위해 한방울씩 고이고이 모아둔 너무나도 강력한 생명의 물을 봉인해 두고 있는데, 천방지축 포뇨가 아무 생각 없이 이 봉인을 열어버려 통제 불능에 빠진 바다가 육지를 집어 삼키게 되죠.




이쯤되면 완전히 돌아버려도 관객 모두가 동감할 분위기에서 너무나도 태연함을 유지하며 다음 씬에 등장하는 후지모토의 모습에서 캐릭터의 일관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바로 앞 씬에서 이 봉인이 해제되면 거의 지구 최후의 날이 올 듯한 인상으로 한껏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놓았던 그 였는데 말이죠;;



쓰나미가 바다를 완전히 휘저어 버린 직후, 주인공 소스케와 어머니의 반응 또한 보는 이를 아연실색하게 만듭니다. 바로 몇씬 전에서 바다로 출항하는 아버지를 눈물겹게 환송했던 이 모자는 쓰나미로 육지가 바다가 된 최악의 재해 상황에서도 아버지를 걱정하는 멘트 한번 날리지 않고 갑자기 룰루라라~ 모드가 되버리기 때문입니다.
 





뭐.. 천성적으로 낙천적인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후 양로원에 할머니를 구하러 간 어머니까지 실종되고 다시 그 어머니를 찾아 나서는 소스케와 포뇨(대재앙을 몰고 온 장본인)의 이어지는 룰루랄라~ 분위기에는 설명하기 힘든 어색함이 있습니다.




또한 작품 초반에 살짝 깔리다 말았던 환경 오염에 대한 메시지 역시, 소스케와 포뇨의 피크닉(?) 장면이 필요 이상으로 길게 늘어지면서 논점을 잃어버리고 표류하다가 결국 소멸된 인상을 지울 수 없으며(오히려 그런 관점에서만 보자면 작년에 개봉된 ‘갓파쿠와 여름방학을’의 메시지 전달력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


이것은 단지 이 작품이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접고 들어가야 할 핸디캡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4년 만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설레임에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게드 전기 사태 이후, 왠지 모를 초조함이 거장의 말년을 더 지치게 만든 것은 아닌지...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의미없는 가정일지 모르겠으나,,


본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본인의 의도대로 모노노케 공주에서 공식 은퇴를 하고, 굳이 하나 더 하자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앵콜작 정도로 자신의 장편 애니메이션 계보를 마무리 지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극장판 애니메이션 한편을 만들고나면 제작기간 만큼 사람의 수명이 단축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이제는 미야자키 감독님 좀 제발 쉬게해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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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검공 2008.12.18  03:07

1빠~ 빨리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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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a300 2008.12.18  08:10

그래도 미야자키 하야오 만한 감독은 없다....넘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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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290 2008.12.18  10:56

참 잘읽었습니다. 님의 글 제블로그에 링크 달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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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2008.12.18  12:51

그래두..하울이나센과히치로보단조금.아쉬웠네여..
포효본.1인의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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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birth 2008.12.18  13:24

전 이번주 보러 갈껀데.. 흠..
비하인드 스토리 읽으니 마음이 아프네요..

"거장과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누리는 최고의 특혜"란 말은 적극 공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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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namism2002 2009.01.09  10:23

순리로 보면 쉬게 해드리는 것이 맞지만 스튜디오의 어려운 사정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 낸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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