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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쯤 전의 아주아주 어렸을 때 꾼 꿈이었는데, 지금까지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블록버스터급(!) 꿈이 한편 있습니다.
당시 TV에서 <이상한 나라의 폴>이 방영중에 있었기 때문에 그 영향이 아닐까도 싶은데, 어쨌거나 꿈의 내용은 <이상한 나라의 폴>에 나오는 대마왕 같은 괴물이 지구(라기 보다는 우리 동네;;)를 정복해 버렸고, 정의감에 불타는 저와 제 친구들이 대마왕에 맞서 지구(우리동네;;)를 구하는 유치찬란한 스토리의 꿈이었죠.. ^^:
그런데 보통 이런 유형의 꿈은 기승전결이 갖추어지기 전에 어느 순간 꿈에서 깨어버려.. 누군가가 ‘그래서 끝에 어떻게 되었어?’라고 물으면 할말이 없게 만드시는 경우가 많은 것과는 정반대로 무려 엔딩까지 모두 관람(이라기보다는 마지막에 본인이 대마왕과 자폭하는 것으로 장렬한 최후를 맞이함.. ㅜ.ㅡ)하고 깨시는 바람에 어쨌거나 저에게는 한편의 영화가 되어버려 30년 동안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심지어 중학교 때는 말이지요. 언젠가 그 꿈의 내용을 나중에 커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겠다는 큰 포부를 안고 아래와 같은 콘티집까지 직접 그려두었다는 사실.. ㅋㅋ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20세기 소년이라는 만화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어린시절에 꾸었던 저 꿈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찌보면 그것은 제 꿈속에서 뿐만이 아닌, 과학기술의 발전폭을 체감하며 소년의 시기를 보낸 많은 이들의 공상 세계에서 지구는 몇 번이고 멸망의 위기를 맞이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죠.. ㅋ
오늘날 많은 스토리 작가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심하지만, 상업적인 계산에 의해 여러 부분을 재단하다 보면 결국 평범한 이야기로 전락하게 될 때가 많은데요.
그런 것 안 따지고 초딩 시절 일기장에 써두었던 대책없는 초황당 스토리에 살짝 리얼리티 양념 쳐서 제대로 된 스토리로 완성해 내면 어떤 물건이 나올 것인가 하는 흥미로운 발상의 결정체가 바로 이 20세기 소년인 것입니다.

삽시간에 인류를 전멸 시킬 수 있는 세균 병기가 나오고, 수십년 째 SF 영화에서만 폼잡는 용으로 밖에는 실용화되지 못하고 있는 레이저 광선총이 튀어 나오는가 하면, 거대 이족보행 로봇이 등장해 도시를 짓밟고 UFO 모양의 괴비행체가 공중에서 또 다른 세균을 살포해 지구를 멸망 직전에 몰아넣습니다.(지구가 파괴되는 순서도.. 샌프란시스코, 런던.. 등 초딩 수준에 맞는 세계 유명 도시;;)
언젠가 과학이 도달시켜줄 믿음이 있을 뿐, 아직도 현실과는 거리가 떨어져있는 소품들도 초딩들의 머리 속에서는 이미 가까운 근미래의 이야기이고, 언제나처럼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는 것은 제가 초딩 시절 꾸었던 꿈의 엔딩처럼 이 이야기를 만들어낸 주체입니다.

이 단순무식하면서도 초우주적인 초딩 스토리;;를 우라사와 나오키는 장장 2세기에 걸쳐 만화로 연재했고(그 바람에 최종 2권 분량은 ‘21세기 소년’으로 출간!)

저 말도 안될 것 같은 이야기가 결국에는 실사영화화 되어 추석 시즌 국내에까지 개봉될 예정이군요.

처음에 영화 기획 단계에서 우리나라의 봉준호 감독도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하는 등 많은 일본 내외의 감독들이 <20세기 소년> 실사판의 감독 후보로 거명이 되기도 했습니다만, 최종적으로 쯔쯔미 유키히코 감독에 의해서 3부작으로 제작되게 되었습니다.
관련글
20세기 소년 실사판을 연출하는 쯔쯔미 유키히코는 누구인가? <ㅡ 클릭
위의 링크 글에도 소개했지만, 쯔쯔미 유키히코는 제가 아는 일본 감독들 중에서 가장 맛가게 영화 찍는 감독중 한명입니다.. ㅡㅡ;
영화감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여러가지 구종의 변화구를 던지며 극에서 극에 달하는 장르의 영화들을 찍어내고 있는데··
더 맛가게 하는 것은 저렇게 각기 다른 장르의 영화를 1년에 평균 3편 이상씩 꼬박꼬박 찍고 있다는 것이죠. (그와중에 TV 드라마 연출도 하고요;;)
정말 남기남 감독급 영화 생산력이 아닐 수 없는데요.. ㅡㅡ!
개인적인 소감임을 전제로 말씀드리자면 이번 <20세기 소년>은 쯔쯔미 감독의 주특기인 <케이조쿠> 스타일의 커트를 많이 사용한 영화로 보이네요.. ^^
특히 ‘손가락 튕기기단’ 교주 절교 시키는 장면.. 아주 극장 안 뒤집어 지시더군요.. ㅋㅋ

다만.. 너무 만화처럼 영화를 만들었다하여 거부반응 일으키실 분도 있을거라고 살짝 우려도 남겨 놓고요, 무엇보다 상영시간이 무려 141분에 달해 마지막에 약간 지칠 수도 있는데.. 문제는 그래봤자 이제 겨우 전체 24권 분량에서 8권 분량이 영화화 된 것에 불과해서 내년에 개봉될 2부와 3부가 갈 길이 아직 까마득하다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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