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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도 도쿄 판타스틱 영화제 직후, 일본에서 이색적인 전시회가 열렸었죠.
이름하여 메모리즈 배경 미술 전시회.
메모리즈에 실제 사용된 애니메이션 배경들을 전시해 놓은 이곳에서 단연 화제를 모았던 것은.. 에피소드.3 '대포의 거리' 관이었습니다.
다른 에피소드관의 경우는 그냥 한장한장의 배경들이 벽면에 걸려 있었지만, '대포의 거리' 관은 단 한장의 그림이 마치 바닥에 도미노라도 펼쳐 놓은 것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있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원본 사이즈로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의 오랜 역사 만큼이나 원씬 롱테이크 촬영을 해내는 것은 감독이라면 한번쯤 도전해 보고 싶은 영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심지어 엑스파일의 크리스 카터 까지도 '버뮤다 삼각지' 편에서 히치콕을 오마주 한답시고 TV 브라운관에서는 시도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던 무지막지한 롱테이크를 강행해 냈고(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화면을 분할해 선내에서 과거의 스컬리와 현재의 스컬리가 교차해 지나가는 장면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명씬이었죠~)
브라이언 드팔마도 스네이크 아이즈의 오프닝을 완벽한 리허설에 의해서 원씬화 시켰죠.(하지만 오프닝 롱테이크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영화는, 단연 죤 카펜터의 할로윈 1탄이 아닐지.. ^^)
이밖에도 영화 리스트를 뒤져보면, 일정 범위 이상을 롱테이크로 가져간 작품들을 적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데.. 메모리즈의 경우는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이것을 해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어떠한 측면에서 보자면, 애니메이션이야말로 실사 영화 보다도 더 많은 한계를 수반하고 있는 매체라고 생각 됩니다.
영화의 경우는 최소한의 세팅이 갖추어지면 자연적으로 보조를 맞추어주는 물리적 법칙들(관성, 인력, 반동 등)이 카메라의 필드 안에 자연적으로 함께 공존해 주지만,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이러한 물리적 법칙들 하나하나까지도 감독이 지정해 주고 묘사를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계산이 사전에 끝나지 않게 되면 어색한 장면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러한 물리적 법칙들까지도 초월해 버릴 수 있는 것이 애니메이션의 장점 중 하나이겠지만, 영상물의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인 앵글과 퍼스펙티브의 경우는 실제로 존재할 때의 모습과 카메라 렌즈에 포착되는 상의 모습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카메라의 각도에 따라, 위치에 따라, 이동에 따라 달라집니다) 과학적으로 이치에 맞기 때문에 '대포의 거리' 처럼 무식한 롱테이크를 강행하려면 이러한 과학적 레이아웃을 근거로 장면장면이 그려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카메라의 이동 경로에 따라 각기 다른 구도의 배경 그림이 미리 마련되어 있어야하는 것이고, 원씬이기 때문에 이 각기 다른 구도의 배경 그림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물론 도저히 구도가 연결되지 않는 몇개 부분은, 교묘한 화면 전환 트릭으로 연결해 붙인 곳도 있는데 이것은 위에 열거한 원씬 영화들에도 불가피하게 적용되어 있습니다)
오토모 카쯔히로는 이미 아키라(1988) 제작 당시에도 X68000을 이용해 가상 레이아웃을 리허설 해보고 이 데이터를 토대로 콘티를 그렸다고 하지요.
분명 애니메이션은 실사 영화의 표현 영역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매체이지만, 그것이 만화의 영역이 아닌 영화의 영역에서도 경쟁력을 지니려면 더 치밀하고 과학적인 계산이 사전에 완비되어져 있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언제나 아쉬운 것은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가 가미된 국산 애니메이션이 몇편 없다는 것이겠죠.. ㅜ.ㅡ
송락현 ☺ http://kr.blog.yahoo.com/anicapsu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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