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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미드, 일드 팬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드라마도 시즌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열망이 어느 때보다도 높았던 한해였는데요.
이러한 시청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 방송사들이 시즌제를 정착 시키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물론 표면적으로는 동일 배우들을 여러 시즌 동안 한 드라마에 계속 잡아둘 수 없다는 문제(배우들 몸값이 계속 상승하므로), 1시즌이 실패할 경우 시청률 안나오는 드라마를 계속 제작할 수 없다는 문제 등 주로 방송사측의 변명성 제작 불가 사유들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방송사들의 이러한 고충을 어느정도는 이해한다는 전제 위에 저는 또 다른 이유 한가지를 재기해 보고자 합니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드라마 주2회 편성 시스템 입니다.
언제부터인가 국내 드라마들은 월화, 수목, 토일의 편성 띠로 묶여서 회당 60분씩 주간 120분 분량을 한 드라마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이러한 편성 관행이 토착된 것은, 과거 드라마 외주 제작 인력이 없을 당시 모든 드라마를 사내 인력으로 제작해야 하는 국내 방송국의 실정상 여러 개의 드라마를 동시에 돌릴 수 있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이유 하나와 국내 시청자들의 경우 빨리 다음 편 내용을 보여주지 않으면 채널에 붙잡아 둘 수 없다는 시청률 강박관념이 타협점을 이루어 현재에 이르고 있는 것이죠.
물론 이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나라마다 자국의 방송 문화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주2회 방영 시스템을 한국만의 특화된 개성으로 더 발전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것이 드라마 시즌제 도입을 희망하는 입장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올해 국내에서 방영된 드라마들 중 시즌제 도입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SBS의 쩐의 전쟁을 예를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경향신문 스포츠 칸에 연재되고 있는 박인권 작가의 만화가 원작이며 현재까지도 주인공 금나라의 새로운 에피소드가 계속 출간되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시리즈를 연장할 수 있는 이야기의 소스는 앞으로도 몇 시즌 분량이 비축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SBS도 이러한 원작의 장점을 살려 드라마 방영 이전에 이미 시즌제 도입을 선포했고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드디어 우리도 시즌제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는 기대를 품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방영 3주차에 최고 시청률에 도달해 고공비행하던 이 작품은, 논란 끝에 본편은 금나라가 죽는 것으로 끝이 나버리고 방송사가 공언했던 시즌2는 보너스 라운드라는 형태의 어정쩡한 4회분 번외편으로 급조되어 방영되는 바람에 본편의 명성도 깎아 먹으시고 이도저도 아닌 형태(후속 시즌을 진행할 수 없는)의 완결이 되어 버렸죠.. ㅠ.ㅜ
비단 이것은 '쩐의 전쟁'에만 해당되는 사안은 아닙니다만..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사전 제작 시스템이 완비된 상황도 아닌 현실 속에서 주2회 방영 스케줄을 맞추려다보니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숨은 턱밑까지 차오르고 급기야 그날 방영분을 그날 오전에 촬영하는 거의 생방송을 방불케하는 난항을 겪게 되고(주연을 맡은 박신양은 보너스 라운드의 경우 링겔 맞아 가며 촬영했다고 하지요;;) 그러다보니 이쯤되면 시즌 2고 뭐고 일단 오늘 방송 막기에만 급급한;;;
게다가 언제부터인가는 인터넷으로 시청자들 반응 모니터 해서 대본 뜯어 고쳐가며;; 드라마를 찍는 악습까지 보태져서 드라마가 끝날 때마다 엔딩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는 양상이 되어 버리니 더더욱 다음 시즌을 기약하는 형태의 드라마 제작 풍토를 만들기가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저 자체만을 놓고 보자면, 저런 말도 안되는 상황 속에서 매주 2편씩나 만들어내는 우리나라의 드라마 제작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ㅠ.ㅜ
그런데 만일 이것을 미국이나 일본처럼 주1회 편성 시스템으로 전환한다면 어떨까요?
저는 두가지의 장점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① 주1회 편성으로 바꿀 경우, 26부작 드라마는 13주 완결이 아닌 26주(6개월)의 방영 기간을 확보함으로써 제작진에게 충분한 제작 호흡을 부여함과 동시에 6개월간 방영하고 6개월간 다음 시즌을 기획하는 이상적인 제작 스케줄로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서부터 정착된 시스템으로 1980년대의 달라스, 1990년대의 엑스파일과 같은 거의 10년 가까이 롱런한 장기 시즌물들이 나올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습니다.
연간 제작 편수에 부담이 없다보니 밀도 있는(마치 극장 개봉 영화와 비견되는) 작품을 만들 수 있고 최근에는 그 여력으로 CSI 시리즈와 같은 문어발(^^) 자매 시리즈들까지 만들어 내고 있을 정도로 시즌제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리고 있는 것이 미드의 매력이겠죠.(여기에 덧붙여 다음 시즌 방영 전까지 설레이며 기다리는 그 마음!! 미드 팬들이면 잘 아시겠죠.. ^^:)

시즌제 개념의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과거 국내 최장수 인기 드라마였던 '전원일기'를 떠올려 보더라도 주1회 편성이었기 때문에 완성도를 유지하며 오랜 기간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죠.. ^^
② 드라마 주1회 편성이 가져올 또 하나의 이점은 요일별로 각기 다른 드라마들이 포진됨으로서 생성되는 장르의 다원화 촉진 효과입니다.
최근 천편일률적인 한국 드라마의 내용을 꼬집는 시각들이 초기 한류 붐을 이루던 나라들에서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로 국내 드라마의 장르적 한계가 장기적으로 한국 드라마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것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보기 때문입니다.
아시아에서 드라마의 장르가 가장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다고 하는 일본의 이번 4분기 신규 드라마 라인업을 잠시 살펴 보겠습니다.
월요일
 20:00 TBS
아사쿠라 후쿠마루 여관 출연: 니시다 토시유키, 이시가키 유마 외
장르: 코믹, 감동
 21:00 후지TV
탐정 갈릴레오 출연: 후쿠야마 마사하루, 시바사키 코우 외
장르: 미스테리
화요일
 21:00 후지TV
와일드 마마 출연: 우에토 아야, 오오이즈미 요우 외
장르: 러브 코메디
 22:00 니혼TV
유한 클럽 출연: 아카나시 진, 다구치 준노스케 외
장르: 학원 코메디
 22:00 KTV
스완의 바보~용돈 3만엔의 사랑 출연: 카미카와 다카야, 나리미야 히로키 외
장르: 러브 코메디
수요일

22:00 니혼TV 워킹맨 출연: 칸노 미호, 하야미 모코미치 외
장르: 여성, 트렌드
목요일

21:00 TBS 3학년 B반 킨파치 선생 (시즌 8) 출연: 다케다 테쯔야, 호시노 마리 외
장르: 학원, 감동
 21:00 TV아사히
맛있는 밥 - 카마쿠라 카스가이 쌀집 출연: 후지와라 노리카, 요키미코 외
장르: 가족
 22:00 후지TV
의룡 (시즌 2) 출연: 사카구치 켄지, 우치다 유키 외
장르: 메디컬
 22:00 TBS
죠시데카 -여자형사- 출연: 나카마 유키에, 이즈미 핀코, 류시원 외
장르: 형사
금요일

21:00 TV아사히 남자의 자녀교육 출연: 다카하시 카쯔노리, 쿠니나카 료코 외
장르: 코믹, 감동
 22:00 TBS
가희 출연: 나가세 토모야, 아이부 사키 외
장르: 미스테리
 23:00 TV아사히
몹걸 출연: 타니하라 쇼스케, 키타카와 케이코 외
장르: 미스테리
토요일

21:00 니혼TV 드림☆어게인 출연: 소리마치 다카시, 가토 아이 외
장르: 감동
 23:00 후지TV
SP 출연: 오카다 준이치, 쯔쯔미 신이치 외
장르: 액션
일요일

21:00 TBS 스무살의 연인 출연: 아사시야 산마, 나가사와 마사미 외
장르: 멜로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다른 배우가 등장하는 다른 장르의 드라마가 편성되어 있기 때문에 매일매일 다른 기분으로 TV 앞에 앉을 수 있고 또 기호에 따라 자기가 좋아하는 드라마가 있을 경우 1주일에 한 시간만 그 드라마에 할애하면 되기 때문에 부담은 줄어들고 대신 특정 드라마의 골수팬을 확보해 롱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일본의 드라마 시스템입니다.
이렇게해서 일정 수준 이상의 팬이 확보된 드라마들은 스케일을 확장한 극장판을 제작해서 한 드라마의 생명력을 몇 년이나 지속시키는 것이죠.

TV 드라마는 단순한 볼거리가 아닌, 문화 산업 최전선의 콘텐츠로 자리 매김 되어 가고 있고 실제로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으로 뻗어나간 한류의 근원이 TV 드라마였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계속 시청률 단기전 승부에 집착하는 주2회 방송 시스템에 갇혀 유사한 포맷의 드라마만 만든다면 지금의 한류 붐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과거 사내 인력만 가지고 드라마를 만들던 열악한 환경에서 지금은 대부분의 드라마가 외주 프로덕션에서 만들어지고 있듯이 국내의 드라마 제작 환경도 상당 부분 바뀐 상황이고(예전에는 꿈도 못꾸던 해외 로케 드라마까지 찍는 시대)
시청자들도 하나의 극장에서 여러 개의 영화를 골라보길 원하는 멀티플렉스 세대로 변화해가고 있는 만큼 이러한 환경과 기호에 맞추어 국내 드라마들의 편성 시스템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드라마 시즌제 도입을 열망하고 있다면 말이지요!
송락현 ☺ http://kr.blog.yahoo.com/anicapsule
p.s
물론 주1회 편성 시즌제 드라마 제작에 대해서 국내 방송사들도 조금씩을 인식을 바꾸어 가고 있는 단계이며, 최근 MBC가(비록 주말 심야타임이긴 하지만) 옥션 하우스와 같은 드라마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여론만 형성이 된다면 국내에서도 주간 프라임 시간대에 주1회 시즌제 드라마가 자리 잡을 수 있을거라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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