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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국의 크리에이터분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장인 중의 한분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분의 삶 자체가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인 현대인형극회 조용석 대표입니다.
1962년 KBS TV가 개국되었습니다만 ····
당시 국내 방송국의 실정이라는 것이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여력이 거의 없던 시절이라 해외에서 수입해 온 프로그램(특히 어린이 대상 프로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모든 것을 국내 기술로 만들어낸 몇 안되는 프로 중에 하나가 바로 TV 인형극 이었습니다.

KBS 개국 첫해부터 인형극 프로를 책임지며 미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으로 거의 채워지고 있었던 초저녁 시간대의 어린이 대상 프로들에 거의 유일하게 한국의 정서를 담아냈던 현대인형극회 조용석 대표는 이후 자신의 6남매를 모두 인형극 제작에 투입하면서까지 이것을 하나의 독립적 장르로 끌어 올립니다.

특히 TBC 개국과 함께 편성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호돌이와 호순이(♬~착한 마음 고운 마음 여기 있어요. 둥실둥실 떠오르는 풍선과 같이.. 주제가가 아마 이렇게 시작이 되죠.. ^^:)를 통해서 인형극 시간이 처음으로 고정 코너로 자리를 잡게 되며··
1973년, 다시 KBS에서 방영을 시작한 짱구 박사가 큰 호응을 얻음과 동시에 이듬해 발표한 한국 최초의 탈 인형극 부리부리 박사가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으면서 인형극 장르를 한국 고유의 TV 콘텐츠로 각인시켜 놓습니다.

♬~나는 야 부리부리 부리부리 박사, 나는 나는 부리부리 박사, 도토리 세 알에다 장미꽃 한 송이, 달님 속 계수나무 별똥별 하나, 이것저것 쓸어모아 발명을 한다, 발명을 한다, 부리부리 훌딱 부리부리 훌딱, 나는 야 부리부리 부리부리 박사, 나는 나는 부리부리 박사~ 펑!
그리고 1976년작 명장 김유신의 경우는 그해 KBS 방송 대상에서 인형 제작 특별상이라는 전무했던 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완성도를 인정 받게 되고 이때부터 조용석 대표의 현대인형극회는 거의 매년 1편씩 KBS의 연속 어린이 인형극을 전담 제작하게 되죠.

개인적으로 어린시절 너무나 재미있게 시청했던 김유신 후속작 옛날 옛적에(1979년 작)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려주신 이야기, 재미있고 신이나는 옛날옛날 옛날 이야기 호랑이 담배 피고(어흥~) 여우가 말을 하는(아오~) 아득한 옛날 신비한 옛날, 오늘은 어떤 이야기,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요
이 시리즈를 통해서 정말 주옥같은 한국 전래 동화들이 인형극으로 다시 태어났는데요.
특히.. 옛날 옛적에 시리즈 중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암행어사 박문수(1980년 작) ㅡ 옛날 옛적에의 종료 이후 후속 인형극으로 바통을 이어 받고 오랜 기간 인기를 누렸던 작품으로 마지막회의 4대 천왕 에피소드의 그 인형 돌리기 액션은 그야말로 인형극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 무시무시한 대작이었습니다! ♬~나는 새도 떨어지네, 산천초목도 덜덜 떠네, 탐관오린 쥐구멍 찾고, 어진 백성 춤을 추네 암행어사 박문수, 천하충신 박문수, 훌쩍 떠난 그 자리이엔 인정만이 남는구나
이후 가속도를 받은 현대인형극회의 인형극 시리즈는 외국 애니메이션들과의 경쟁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으며 내용적으로 기술적으로 전성기의 꽃을 피우게 되죠!

별셋 아저씨의 힘찬 주제가가 너무나도 멋졌던 삼국지
ㅡ 적벽대전 편의 그 스펙타클은 정말 평생 잊을 수 없네요.. ㅠ.ㅜ ♬~의리에 죽고사는 도원결의 삼형제, 유비현덕, 관우, 장비, 대륙을 누우비일 때
거칠 것이 무어냐, 두려울게 무어냐, 삼국통일 위하아여 아앞으로 앞으로 “관우운장 나가신다~!” “장비의 사모창이다~!” 적의 무리 백만대군, 낙엽처럼 떨어진다, 아아아 신나고 재미있는 삼국지, 삼~국~지~!

그리고 정말로 재미있었던 짱구 탐정 ㅡ 와룡 괴물이 나오던 XY단 편이었던가요? 짱구가 행글라이더를 타고 강하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날개를 접어서 완전 급강하다가 마지막에 날개를 펼치던 장면.. 정말 이런걸 인형극에서 실현시키다니.. 지금 생각해도 정말 초압권입니다요~!!
♬~파란 마음, 하얀 마음, 푸른 하늘 높이 날아라, 무지개 뜨는 동산, 우리들이 지킨다 웃음꽃 활짝 피는 평화로운 우리 세에상, 그 누가 막을 소오냐, 짱구탐정 나가신다 XXX 악의 무우리, 덤빌테면 덤벼라, 무적의 태권도에 납작코가 되리이라 “이야~!” “으....” 우리들은 짱구 탐정단, 신나는 삼총사~ 따단~!
* 위의 가사중 XXX 부분은 에피소드별로 악당의 이름을 바꾸어 불러주는 센스 필요!

만화영화로 보는 것과는 느낌이 달랐던 서유기 ㅡ 으.. 근데.. 이거 주제가를 까먹었어요.. ㅠ.ㅜ 비슷한 무렵 KBS 방영중이던 손오공(데즈카 오사무 원작)하고 헷갈리는 바람에 까먹은 듯.. ㅠ.ㅜ ♬~알라말라 말라낄라.. 알라말라 알라낄라.. ㅠ.ㅜ

그리고 인형극 시리즈 중 가장 늦은 시간에 방영(평일 7시대)되었던 우주소년 토토 ♬~은하수 저멀리, 반짝이는 별, 우주버스 타고가서 탐험을 한다
십만광년 지름길로 힘차게 달려, 미래에 우주소년 토토를 만나자 토토는 내친구, 우주의 치인구, 신나게 별나라로 여행으을 하며 꿈의 나라 저별에서 우정에 꽃피운다, 부모 잃은 우주소년 토토를 위해 달려어라 우주버스, 날아라 우주버스, 쉬지말고 힘차게 우주 끄읕까지~!
그리고 토토의 주제가를 불렀던 최성한씨가 주제가를 불렀던 003 태돌이 ㅡ 참고적으로 최성한씨는 이 무렵 방영된 한국 최초의 TV 특촬물 '날아라 슈퍼맨(정의의 황금가면)'의 주제가도 부름
♬~알프스의 소녀 안나는 유령의 딸, 003 태돌이와 알이는 정다운 치인구 슬플 때나 기쁠 때, 같이 울고 같이 웃지요, 악의 무리 만나면 태권도로 힘차게 “돌이알이 태권! 이야~!” 달라려 태돌이, 날아라 003호, 신나체 힘차게 저 하늘 끝까지····
주제가를 흥얼거리고 있노라니.. 정말로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ㅠ.ㅜ
잘들 아시겠지만.. 현대인형극회가 제작한 KBS 인형극 시리즈가 연속으로 흥행에 성공하자.. 직후에 MBC에서도 모여라 꿈동산으로 맞대응하며(후에 바베크 탐정과 검은별까지 등장!!) 그야말로 80년대 인형극 르네상스를 열게 되죠.

♬~숲길을 돌아 구름을 타고 꿈동산에 왔어요, 새들은 날아 꽃들은 피어 노래하는 꿈동산 하늘 아래 땅 위에 모두가 친구죠, 아무라도 좋아요오오, 꿈동산엔 담장이 없으니까요
봄 여름 지나 가을 또 겨울 이 세상은 넓어도, 잊혀진 우리 꿈이 잠 깨어 햇살 아래 춤추면 하늘 아래 땅 위에 모두가 친구죠, 아무라도 좋아요오오, 꿈동산엔 담장이 없으니까요
ㅡ 이 노래, 당시 주철환 PD가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인데.. 정말 너무 예쁜 곡이죠~!
암튼 저 때가 너무나 좋았던 시절이었는데.. ㅠ.ㅜ
언제부터인가 저녁 방송 시작 시간이 5시 30분에서 4시대로 앞당겨지게 되고.. 그러면서 어린이 프로 방영 시간대가 슬그머니 4시대로 밀려나 버리고 6시대를 시사, 교양 프로들이 잠식해 버리면서 인형극 형태의 프로가 방영될 공간이 완전히 사라져 버리게 되죠.

게다가 저 같은 인형극 애호가들조차 점차 성인이 되어 버려.. TV 인형극 구호 활동에 적극성을 보일 수 없었고.. 현대인형극회 역시 성인 대상 인형극을 제작해 재기를 노리지만, 이 역시 미진한 반응 속에 더 이상 텔레비전을 통해 인형극을 볼 수 없는 삭막한 시대가 와버리고 만 것입니다.. ㅠ.ㅜ

반복되는 얘기지만··
미국과 일본의 영상물 발전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오랜 기간에 걸쳐 연마된 아날로그 테크닉(수작업)을 완성해 놓은 뒤에 디지털의 힘을 보완해 나가고 있는 반면 ····
국내에서는 아날로그 기술도 아직 몸에 다 익히지 못한 상황에서 디지털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과신, 남용되고 있는 모습이 그다지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일본의 경우만 하더라도 자국의 최초 TV 인형극 횻코리효탄섬을 거의 국보급으로 보존해 놓고 있으며, 영국의 ITC사가 제작한 SF 인형극 썬더버드는 거의 수십년째 전세계적인 팬을 거느리며 수많은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크리에이터들에게 영감을 선사했죠.
우리에게도 그에 못지않은 창작물이 있었다는 것, 다시 한번 기억해 주시기 바라며! 현대인형극회 조용석 대표와 그 가족들이 어렵게 계승해 생명력을 이어 오고 있는 우리의 인형극 유산이 지금에라도 재평가되길 바램해 봅니다.
송락현 ☺ http://kr.blog.yahoo.com/anicapsu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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